커피투어가 아니라도, 유쾌한 마을 살렌토
조용히 쉬어 가기 좋은 마을이라던 살렌토는 축제가 한창이다. 숙소는 동이 났고 거리는 내국인 관광객들로 빈틈이 없었지만 낑낑거리며 숙소를 찾아 헤매는 것조차 신이 났다. 하하호호 한껏 여행에 들뜬 사람들은 한 발짝 떼기가 무섭게 뽀또?하며 다가온다. 찍어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함께 찍자는 얘기이다. 그러고 보니 콜롬비아에 온 이후로 성을 내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매일 일정량의 다정함을 나눠주어야 살 수 있는 사람들처럼 크게 웃어주고 껴안고 인사를 한다. 와, 뭐 이런 데가 다 있나, 약간 과장해서 이전에 다녀온 중남미여행을 몽땅 바꾸어도 아깝지 않다.
싸고 볕 좋은 호스텔에 누워 책을 읽거나, 뒷마당에서 커피열매를 따 볶거나, 30분에 4천 원쯤 하는 말을 타거나, 장을 봐다 냄비밥을 해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갔던 가게를 또 가고 만져봤던 물건을 또 만져보며 카페 2층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진하고 맛 좋은 커피가 우리 돈 천 원이다. 대도시인 보고타에 비해 훨씬 남미스러운 동네 구경에 정신이 쏙 빠진 견우는 "콜롬비아의 예쁜 누나들은 여기 다 모인 것 같아요."한다. 한참 피가 끓는 청춘은 당장 열 시간 버스를 타고 메데진으로 향했고, 메데진(의 누나들)에 실망한 이후로 아르헨티나까지 내려가는 동안 살렌토만한 미인들의 천국은 다시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