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자들의 무덤, 바뇨스
이대로 한 달은 더 있어도 되겠다. 과야킬로 리마로 다들 떠나고 C와 나만 남았다. 11시가 넘도록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허리가 아플만하면 함께 나가 딱 한 군데만 구경하고 돌아온다. 밥 먹고 디저트 먹고 카페에 퍼져 또 뒹군다. 바뇨스 대성당에 주일미사가 열렸다. 인근 마을에서 차를 몰고 온 사람들로 광장이 꽉 찼다. 남미 사람들에게 카톨릭은 종교라기보다 생활이다. 신부님이 지나가자 연신 성호를 그으며 한발을 뒤로 빼고 절을 하거나 집에서 가져온 아기예수나 성모님 인형에 축성을 받는다. 그 사이를 양초 파는 노인과 구두닦이 소년이 호객을 하며 지나다닌다. 평화를 빕니다.
그네가 그네지, 온천이 온천이지. 어제 먹은 피자 또 먹으까? 오늘은 매운맛으로? 쿠엔카는 잊은 지 오래이고 일주일을 늘어지다 보니 이대로는 안되겠다. 여행자들의 무덤이라는 도시들에 몇 번이나 가보았지만 이곳이야말로 머리 새는 줄 모르고 늙어질 무릉도원이었다.
::: 꼬마 뭐하니
:::3불짜리 폭포기차, 같은 길을 버기카 빌려 몰고 다녀도 재밌어요. 아, 에콰도르는 미국달러를 씁니다.
:::자, 요기 봐-
:::바뇨스 메르카도, 곱창, 우족탕이 우리나라 맛이랑 똑같아요. 1-2불
:::과일쥬스 다 먹으면 또 주고 또 주고, 이것도 1불
:::세상의 끝 그네, 여기도 재미나서 두 번 갔어요.산 위에 그네 하나 달려 있을 줄 알았는데 작은 테마파크 요기도 1불
::: 저 건너 산위에서 패러글라이딩도 시도했는데 날씨때문에 못떴어요.
:::에콰도르는 징병제래요. POLICE 조끼 입은 청년들은 다 군인, 굉장히 친절하고 버스 정류장, 은행도 지켜요.
:::유쾌한 신부님 집에 가는 길 사고나지 말라고 엔진에 시트에 바퀴에 성수를 쫙쫙 뿌려주셔요.
:::레뿌르지오 통사우나, 맨발로 정원 걷기- 유칼립투스 훈증 사우나- 차와 과일 먹기- 머드팩 코스- 전체에 7불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