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 갈라파고스
거실과 부엌이 달린 집 한 채를 빌리는데 1인당 30불이면 족하다. 찻길에 이구아나가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면 차는 가만히 서 기다리고 사람들이 나와 조심스럽게 몰이를 한다. 해변에는 물개와 사람들이 섞여 수영을 하거나 낮잠을 잔다. 서양아이들이 아기 물개를 만지려다 현지인들에게 혼쭐이 났다. 사람 냄새를 배게 하면 어미를 잃는다는 사실을 3살배기 꼬마애도 알고 있다.
스노클을 물고 들어갔더니 저 멀리서 뭐 재미난 일 없나 하고 누워있던 물개들이 따라 들어온다. 여기저기서 쏜살같이 헤엄치며 함께 놀자고 든다. 새까만 게 훅훅 지나가니 끼아아아-! 하고 놀라고 만다. 비디오를 찍어뒀는데 몇 번을 돌려봐도 재미난다. 사람만큼이나 많은 표정을 지을 줄 아는 녀석들이라니,, 역시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은 가지 않아야겠다.
갈라파고스에 오는 사람들의 목적은 대부분 다이빙이지만 들어갈 수 있는 포인트가 로그수에 따라 한정적이다. 다이빙 마스터인 여자42호는 최고의 포인트라는 골든락만 수일 연속 들어갔지만 나는 거부되었다. 미쳤다. 다이빙은 갈라파고스에서 끝났다. 더이상 어느 바다에 들어가도 만족할 수 없으리라. 배시간에 늦어 파블로가 찍은 비디오를 받아오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한국으로 돌아와 예약해두었던 세부행 비행을 취소했다. 다이빙은 당분간 그만 해도 되겠다.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