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닐고 싶은 그 곳, 스페인 바르셀로네타 해변
한 번 다녀오면 두 번 더 가고 싶어진다는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 온갖 문화유산이 있어 빛나는 도시지만 그 바르셀로나를 더욱 풍요롭게 느끼게 해주는 데에는 바르셀로네타 해변(Playa de la Barceloneta)이 한 몫을 한다.
여행자들이 몰리는 거리 람블라 거리(Las Ramblas)에서 빠르게 걸으면 30분, 두리번거리며 걸으면 40분이고 50분이고 걸리는 거리에 있는 해변. 람블라 거리 끝에 우뚝 서 있는 콜롬버스 동상 뒤로 펼쳐진 벨 항구(Port Vell)를 구경하며 걸어다가 저 멀리 둥그런 W호텔이 보이기 시작하면 곧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만날 수 있다.
-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기 위해 1888년에 세워진, 높이 40m의 콜롬버스 동상
- 지하철 바르셀로네타 역에서 해변으로 가던 길에 펼쳐져 있었던 장터
햇살이 들면 일광욕을, 파도가 일면 서핑을, 바람이 불면 카이트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로부터도 사랑을 받는 해변. 세련된 도심과 잘 어울리는 듯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의 이 해변은 놀랍게도 1992년 올림픽 유치 후 만들어진 인공 해변이라고 한다.
- 파도를 잡으려는 서퍼들
- 바람을 타고 바다 위를 가르는 카이트서퍼들
- 오랜 세월 이 해변에서 일광욕을 해오셨을 것 같은 동네 할아버지들을 비롯, 바다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물론 날씨에 상관 없이 해변가에서 조깅하는 사람들,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근 해산물 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관광객의 한 사람으로서 각종 해산물 요리 사진으로 가득한 음식점 앞 메뉴판을 보고 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고, 즐겁게 유혹에 넘어갔다. 신선한 새우를 올리브오일, 마늘, 매운 고추와 함께 요리한, 스페인 대표 요리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 난 '이걸 먹으러 스페인에 갔었나' 싶을 정도로 아주 흡족했다.
해변가 카페에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고 바람이 불어 쌀쌀해졌었지만 살짝 취하고 싶은 마음으로 아이리시 커피를 주문했다. 짙은 커피색과 푸른 바다, 그 색깔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몬주익 언덕까지 케이블카로 올라갈 수 있다. 바다에서 산 꼭대기로 이동해 마을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있다. 케이블카는 저녁 6시까지 운행하고 가격은 왕복 12유로, 편도 8유로다.
바다를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많이 부러웠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또 걷고 싶은 해변이다. 혼자 또는 둘이서.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