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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라시키 미관지구에서 서양 미술 기행을 떠나보자 / 오하라 미술관

    나예 나예 2017.02.23

    카테고리

    일본, 기타, 예술/문화,

     

    오래된 것들을 잘 보존하고 가꾸는데 능한 일본이지만 일본 내에서도 ‘구라시키 미관지구’는 유독 의미있는 곳이다. 구라시키는 일본에서 '미관지구'라는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한 곳이며 그만큼 중요 건축물들을 보존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때문에 구라시키 미관지구에 는 오래된 목조 건물과 초창기의 서양 건축물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몇 백년 전으로 넘어온 것 같다. 낡은 티도 없이 말끔한 거리 풍경에 도리어 약간은 이질감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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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관지구의 고색창연한 풍경을 즐기며 발길 닿는대로 산책을 하는 것도 충분히 좋지만, 이 곳엔 일본 최초의 서양 미술전문 미술관인 오하라 미술관이 있으니 여기도 들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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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그리스 신전을 닮은 오하라 미술관은 이 동네의 지주이자 성공한 사업가였던 오하라 가문이 설립한 미술관이다. 하지만 오하라 본인이 미술에 조예가 깊었던 것은 아니었고, 오하라 장학 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었던 고지마(오하라와 고지마는 후원자와 화가이자 또 친한 친구였다고 한다)라는 서양 화가의 영향으로 차차 유럽의 회화 작품들을 구매해 모으게 되었다. 좀 더 정확히 하자면 유럽을 다니며 고지마가 회화 작품을 고르면 오하라가 돈을 대는 형태였다. 이후 미술관의 소장품이 다양해지면서 지금은 고지마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구매한 작품들도 다수 있다.

     

     

    오하라 미술관에 들어서게 되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것은 정문 옆에 세워진 로댕의 <칼레의 시민>이다. 태평양 전쟁 당시 각종 무기 및 군수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금속류에 대한 공출 명령이 떨어져 <칼레의 시민> 역시 공출될 위기에 처했지만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해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런 예술 작품까지 녹여 무기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전쟁이란 참으로 무자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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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하라 미술관에는 꽤 많은 서양 작품들이 걸려있고 대부분은 우리가 잘 아는 사람들(미술 교과서에 잔뜩 나오는!)의 작품이라 보기도 쉽다. 그리고 이 작품을 어떻게 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나름의 에피소드도 알 수 있어서 소소한 재미도 조금 더 있는 편이다. 그 수준은 이런 시골 동네에 이런 미술관이 있어?! 싶을 정도인데 이 모든게 한 가문이 돈으로 이루어낸 일이라고 생각하니 역시 돈이란건 엄청난거구나 싶어 경외감이 들 정도이다. 

     

    대표 작품들을 소개하자면

    1. 고지마가 유럽 유학 중에 첫 번째로 사들고 온 작품인 아만 장의 <머리카락>. 이 작품으로 인해 오하라 미술관이 시작된 셈이다.

    Edmond-François_Aman-Jean_-_Hair_-_Google_Art_Project

     

     

    2. 길쭉길쭉한 인물들이 매력적인 엘 그레코의 <수태고지> (엘 그레코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싶으신 분은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271340 )

    El_GRECO(Domenikos_Theotokopoulos)_-_Annunciation_-_Google_Art_Project

     

     

    3. 타히티 섬의 때묻지 않은 모습에 영향을 받아 그려진 고갱의 <향기로운 대지>

    Paul_Gauguin_-_Delightful_Land_(Te_Nave_Nave_Fenua)_-_Google_Art_Project

     

     

    4. 일본 화가 츠치다 바쿠센이 유럽 여행 중에 구매했다는 폴 세잔 <목욕하는 여인들>. 추후 그의 아내에 의해 오하라 미술관에 기증되었다.

    Paul_Cézanne_-_Bathers_-_Google_Art_Project_(520022)

     

     

    5. 구매를 위해 고지마가 모네에게 부탁에 부탁을 거듭하는 정성을 보여 간신히 구했다는 모네의 <수련>

    Claude_Monet_-_Waterlilies_-_Google_Art_Project

     

     

    6. 물감이 채 마르지도 않은 그림을 내주었다는 르누와르의 <샘 옆의 여인>

    Pierre-Auguste_Renoir_-_Woman_by_Spring_-_Google_Art_Project

     

    대표 전시작들에 대한 더욱 자세하고 다양한 소개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한데 사실 홈피에 나와있지 않은 것들이 훨씬 많으며 자코메티, 로댕, 파울클레, 칸딘스키, 뭉크, 로스코, 뒤샹, 모딜리아니, 샤갈, 미로, 피카소 등등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미술 교과서에 나온 것들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끌어다 모아놓은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이다. (홈페이지는 글 마지막에 소개)

     

    위의 이야기는 본관에 대한 이야기. 분관에는 일본 서양 화가들의 작품과 현대 미술 작품들이, 동양관과 공예관에는 동양 공예 미술품들이 전시되고있고 이집트, 이란 미술 작품들도 일부 전시되어있어 볼거리가 넘쳐난다. 그리고 고지마 기념관에서는 고지마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맨날 남의 그림 쇼핑만 하러 돌아다닌 줄 알았는데 그의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아래는 실내의 정경과 귀여운 소녀를 밝은 색채로 표현해낸 고지마의 <잠들어버린 어린 모델>

    KojimaTorajirō_1912_Sleeping_Young_Model

     

     

    [info]

    - 현지명 : 大原美術館

    - 주소 : 岡山県倉敷市中央1-1-15

    - 홈페이지 : http://www.ohara.or.jp/

    - 오픈시간 : 9시~17시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 통합하여 1300엔 

    - 참고 : 대표 작품들에 대한 설명과 어떻게 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들은 이쪽에서 확인 가능( http://www.ohara.or.jp/201001/jp/C/C3a01.html)

     

     

    나예

    미래에서 왔습니다. 아, 미술관에서 왔다고 해둡시다. http://blog.naver.com/egg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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