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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의 성, 시애틀 치훌리 가든과 글라스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7.02.13

    카테고리

    미국, 예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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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든 Garden, 식물원을 좋아한다. 가든이라면 우리나라에서 갈비집을 이야기할 때 빼곤 늘 풍요로운 초록 생명체들을 기대하며 방문한다. 한 줌의 흙만 있다면 발 디디고 살아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생물들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낀다. 시애틀에서도 당연히 치훌리 '가든' 이란 곳을 들렀는데 발 디디는 순간 멈췄다. 이거 생각했던 초록색 가든이 아니었다!

     

     

    * 시애틀, 치훌리 가든 & 그라스 Chihuly Garden & G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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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메랄드 시티 시애틀서 찾은 정원. 정원은 정원인데 식물들 가꾼 정원이 아니다! 반짝이는 섬세한 유리들을 '가꿔' 장식한 가든이다. 그래서 이름도 치훌리 가든 앤 '글라스' Chihuly Garden and Glass다. 실내외 아름다운 유리 장식품으로 가득한 독특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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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훌리는 사람이다. 데일 치훌리 Dale Chihuly세계적인 유리공예가로 환상적이고 유려한 선이 돋보이는 유리공예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는 1941년 태어나 미술을 전공하고 1965년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유리공예의 길로 접어들었다. 유리공예가 데이 치훌리는 꾸준히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형형색색 큰 규모의 유리공예품-대작들을 만들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티 센터 등을 꾸몄다. 장식적인 거대한 꽃, 태양 같은 유리공예품으로 빛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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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훌리는 왕성한 예술 활동으로 미국에서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2012년에 여기 시애틀에 '치훌리 가든 앤 글라스 Chihuly Garden and Glass'라는 환상 공간 문을 열었다. 바로 이곳이 치훌리 예술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훌리 가든 앤 글라스엔 남국 식물이 손짓하진 않지만 유혹적인 유리들의 화려한 아름다움이 대단하다. 넋을 놓았다. 자연을 담은 거대한 유리체들. 색색으로 찬란하게 피어오르는 유리 꽃은 이국적 열기 머금은 꽃이자 심해 바다, 장대한 자연이었다.

     

     

    * 치훌리의 아름다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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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훌리가 만든 정원은 그의 어머니가 가꾼 정원에서 영감받았다고. 이 영감 위에 자연의 아름다움이 담겼다. 정원은 강렬하다. 압도하는 색채의 아름다움, 이탈리아어로 천 송이의 꽃이라는 '밀레 피오리 Mille Fiori'에서 꿈같이 피어오른다. 꽃봉오리일까, 유려한 곡선이 암흑 공간을 파고든다. 매끄럽게 반짝이는 형체들, 꿈틀대는 형상들. 감각의 촉수들이 뻗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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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게 화수분 같은 영감의 대상은 자연이다. 대자연도 어머니도, 생명을 낳고 키우며 오롯한 한 존재로 만든다. 치훌리 작품에는 그런 대자연과 어머니에 대한 경외가 담겼다. 대자연, 특히 바다에 대한 대작이 있다. '바다생물 공간 Sea Life Room'에서 터져 오른다. 4m가 넘는 거대한 유리 작품, 짙푸른 파도와 흰 포말이 화려하게 엉겨 오른다. 검은 암흑 공간에 선명한 색깔로 빛나는 유리가 가득하다. 투명한 유리에 코발트색, 연파랑 색, 군청색이 녹아들어 파도가 되었다. 모든 순간 서로 다른 모습인 바다의 한순간 한순간이 여기 박제되었다. 황금빛으로 맑고 투명하게 빛나는 바다 생물들. 영원하게 일렁이는 물결, 불가사리, 문어, 조개 등 바다에서 숨 쉬는 생명체들이 푸른 물결 속에 숨어 있다. 심해저에서 길어낸 아름다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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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훌리가 빚어낸 아름다움의 원천 중 하나는 이국 풍경이다.  '이케바나 앤 플로트 보트 Ikebana and Float Boats'는 핀란드에서 보았던 바닷가, 강, 풀밭을 펼쳐 놓았다. 강물 위로 뛰어오르는 햇살, 둔덕 위에 하늘대는 물풀들, 바다로 흘러가는 물결이 거대한 쪽배 위에 담겼다. 넘실대는 강물과 바닷물, 쏟아져내리는 태양 아래 찬란함들이 방울져 쪽배 위로 뛰어오른다. 현실과 환상이 절묘하게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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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작품에는 섬세함과 장대함이 동시에 존재한다. 작은 생물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만든 작품도 있고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규모의 작품도 있다. 규모는 협업을 통해 이루었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유리 작품으로 담는다. 이것들은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전문가 협업으로 웅장한 규모의 작품을 만들었다. 판타지아는 현실의 사람들,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그런 작품 중 하나인 '샹들리에 Chandeliers' 시리즈를 보면 반짝이는 빛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만들어 거대한 빛의 축제를 만들어냈다. 다시 보아도 치훌리의 강점은 규모다.

     

     

     

    * 치훌리 가든, 야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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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서질 듯 얇고 투명한 유리들의 향연은 끝나지 않았다. 밖으로 나선다. 전시는 실내에 이어 실외로 이어진다. 작품을 위해 마련된 공간 규모 역시 대단하다. 거대 유리실 안에 노랗고 붉은 꽃들이 피었다. 작품은 현실이라는 액자 위에 수놓인다. 시애틀 랜드마크 중 하나, 스페이스 니들 전망대가 푸른 하늘을 가르고 꽃들은 노래하듯 전망대를 타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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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정원도 이어진다. 풀과 나무들 사이사이에 유리로 만든 꽃과 나무들도 빛을 발한다. 밤에는 조명으로 더욱 환상 풍경이다. 마침 해는 느긋하게 낙하 중이다. 기운 햇살이 유리 표면으로 미끄럼을 탄다. 유리는 빛을 삼켰다 뱉는다. 아름답다. 이런 환상 공간의 창조자, 치훌리는 행복하겠다 싶다. 한 사람의 작품을 위해 이 드넓은 공간이 만들어졌으니.

     

     

     

    * 기념품 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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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미술관 끝은 기념품 숍이다. 작은 작품 한둘에 붙은 가격표에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전시된 기념품 자체가 또 하나의 볼거리이기도 하여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치훌리는 처음 만난 작가지만 흥미로웠다. 작가는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그리고 생각과 감정이 정리되면 비로소 빚어낸다. 세상을 인지하고 이해한 다음에 자신의 관점을 말한다. 그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자연에 대한 존경이라 느꼈다. 치훌리가 빚어낸 아름다움은 자연에 대한 오마주다.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저도 모르게 경이, 공포, 환희 등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이 모든 걸 유리에 녹여 꽃피웠다.

     

    처음엔 정말 '가든'이 아니라서 놀랐지만 돌아보니 결코 지지 않은 꽃 같은 작품이 가득한 '정원' 이었다. 한 사람의 작품만으로 오롯하게 채워진 가든은 곧 치훌리 미술관이었다. 샤갈처럼 생전에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행복한 예술가로구나 싶었다. 그리고 여행에서 사람만이 인연이 아니다. 새로 알게 된 작가, 작품 또한 인연이다.

     

     

     

    * 미국 시애틀 명소, 치훌리 가든 앤 그라스 Chihuly Garden and Glass| 정보
    - 주소 : 305 Harrison St.Seattle, WA 98109, USA
    - 전화 : 206 753-4940
    - 입장료 : 성인  $22, 65세 이상 $19, 5-12세 $14
    - 운영시간 : 일-목 11:00-18:00, 금토 11:00-19:00
    - 홈페이지 : http://www.chihulygardenandglass.com/
    - 시애틀 시티패스통합 입장권 구매: http://www.citypass.com/seattle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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