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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로키의 스키장 삼총사 - 레이크 루이스, 선샤인 빌리지 그리고 마운트 노퀘이

    테라노바 테라노바 2017.03.24

    카테고리

    캐나다, 액티비티, 겨울

     

    스키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광활한 설경을 배경으로 활강해 보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갖는 꿈이다. 그런데 그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것도 캐나디언 로키의 장대함을 배경으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캐나다의 스키장이라면 밴쿠버에 있는 휘슬러(Whistler)다. 북미 최대 규모의 스키장이라는 타이틀 덕분일게다. 한편, 모든 것에 순번 정하는 것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또 하나, 북미 최고의 스키장이 있다. 바로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 Ski resort)다. 각종 스키 전문 매체에서 캐나다 제일의 경치를 자랑하는 스키장으로 선정한 곳이다. 이곳은 로키 산맥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곳, 밴프 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있다. 더 주저할 게 무엇이랴. 로키로 향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밴프 국립공원에는 선샤인 빌리지(Sunshine Village)와 마운트 노퀘이(Mt.Norquay)까지 더해 일명, '스키 빅 3'라 불리는 스키장들이 포진하고 있었던 것. 욕심이 생겼다. 그렇다고 세 군데를 골고루 경험해본다는 것은 물론 무리였다. 스키는 정말 오랜만에 타는 것이었고, 게다가 이번엔 아이까지 동반한 '가족 여행'이니, 첫날 어떤 상황일지는 불을 보듯 뻔했다. 결국 '본 게임' 레이크 루이스를 위한 '몸 풀기' 및 '맛 보기' 차원에서 다른 두 곳을 방문해 보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자칫, 모두 경험하려다 하나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면서도 모두의 분위기 정도는 체험할 수 있는 타협안이었다.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 Sunshine Village

    밴프에서 약 20km 떨어진 알버타 주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경계에 위치해 있다. 이곳의 특징은 티켓 박스, 렌탈, 식당과 휴게소 등의 시설이 모여 있는 베이스의 위치가 남 다르다는 점. 주차장에서 곤돌라를 타고 10분 이상을 올라가야 나온다.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은 깊숙한 계곡 안쪽에 위치한 느낌을 준다. 로키 산맥의 분수령(Continental Divide)에 위치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스키장보다 적설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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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샤인 빌리지의 입구인 이곳에서 곤돌라를 타고 한참을 올라가야 베이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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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키는 아직 타지도 않았는데, 이미 중급 슬로프로 가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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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프 안내도 만으로도 이곳의 규모가 느껴졌다. 문제는 슬로프별 레벨이 한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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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스키장에서는 줄 서는 일이 없다고 하나, 시간대와 슬로프에 따라 당연히 사람들이 몰리는 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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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이 없이 산 전체가 슬로프라는 캐나다 스키장을 처음 실감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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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구석구석에 이어져 있는 리프트 라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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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마지막 슬로프를 우리는 곤돌라에서 내려다보며 입맛만 다실 수 밖에 없었다.  

     

     

    하필 처음 도착한 스키장이 독특한 구조라니...잠시 헤매기도 했고, 각 레벨별로 슬로프에 대한 정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 시간 낭비가 컸다. 베이스 근처에서만 얼쩡대다가 귀한 시간을 다 보낸 느낌이었다. 게다가 흐린 날씨에 눈발이 날리며 바람도 심했다. 어느 새 폐장 시간인 4시가 가까워 오면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마지막까지 속 쓰린 것이 하나 있었다. 선샤인 빌리지의 즐거움 중 하나는 베이스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갈 때 곤돌라 말고도 슬로프로 내려갈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것. 하루를 마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얘기를 진작에 들었던 터였다. 그러나, 몸도 제대로 못풀고, 아직 스키를 제대로 탈 수 없는 아이가 있는데다, 폐장 시간도 코 앞이니 그냥 곤돌라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주차한 곳까지 가는 셔틀버스 옆자리에서 내게 말을 걸어 온 남자는 아이슬란드에서 왔다고 했다. 가족들과 일주일째 이곳 선샤인 빌리지에서 스키를 타고 있으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했다. 스키를 한 곳에서만 일주일 동안 탄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다른 곳, 특히 레이크 루이스는 가보지도 않았단다. 이렇게까지? 개인적으로는 수긍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이곳 선샤인 빌리지가 스키 마니아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리라. 

     

     

     

    마운트 노퀘이 Mt. Norquay

    첫날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에서 숙소로 돌아와 저녁 식사와 함께 짧은 휴식을 취한 후,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마운트 노퀘이 스키장으로 향했다. 다시 나갈 준비를 할 땐 몸이 천근만근이었는데 막상 스키장으로 향하니 다시 기운이 났다. 노퀘이 스키장은 밴프 타운에서 약 9km 떨어진 노퀘이 산에 위치해 있다. 거리는 생각보다도 가까웠으나, 대관령 고갯길 같은 구불구불한 산길 도로를, 그것도 눈이 계속 내리는 상황에서 꽤나 올라야 해서 살짝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모든 차들이 무리 없이 오르내리긴 했지만. 

     

    처음엔 우리 부부가 교대로 스키를 타고, 한 명은 아이를 위해서 튜빙(튜브를 타고 눈길을 내려오는 것)을 할 계획을 갖고 갔었다. 그러나 슬로프에 의외로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을 보고 그 계획을 바꿨다. 내일을 위해서 다함께 스키 연습이나 하기로 한 것이다. 처음엔 아이 때문에 다른 슬로프는 못가고 가까운 곳에서만 타야 한다고 아쉬워 했으나, 나중에 보니 야간 슬로프는 이곳만 개방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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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찾은 노퀘이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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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는 야간 슬로프가 붐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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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없어 아쉬웠던 노퀘이 스키장 슬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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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색 부분만 야간에 개장하는 곳. 제일 작다던 노퀘이 스키장도 사실 작은 곳은 아니었다. 

     

     

    휘영청 빛나는 달빛 아래 큰 키의 침엽수림이 실루엣으로 보이는 이곳의 야간 풍경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그렇지만, 낮에 드러나는 드라마틱한 풍경 만큼은 분명 아닐 터. 게다가 야간엔 극히 일부만 열어 놓는 슬로프이기에 노퀘이 스키장에 대한 인상은 특별할 게 없었다. 그야말로 이 지역 유일의 야간 스키장을 경험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했다.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 Lake Louise Ski Resort

    마침내 우리를 이곳 캐나다까지 오게 만든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으로 향했다. 다른 두 곳의 스키장과 다른 첫인상은 역시나 시원스레 트인 풍경이었다. 장대한 로키 산맥이 넓게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게다가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스키어들이 다 함께 즐기기에도 좋은 환경이었다. 일명 매직 카펫(magic carpet)이라 불리는 아이들이나 초보자용 무빙워크라든가 활강 연습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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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엽수림이 빽빽한 숲 사이로 난 슬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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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즐리 익스프레스(Grizzly Express) 곤돌라를 타고 오른 곳에서 내려다 본 전망. 산 중턱 하얀 곳이 유명한 루이스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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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로 오르는 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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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으로 향하는 기나 긴 리프트, 게다가 산 한 쪽 면이 온통 모굴 슬로프...처음 접하는 광경에 입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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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 사이를 넘나들며 활강하는 존경스러운 스키어들!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은 프런트 사이드(Front side)라 불리는 산 앞면 슬로프와 백보울(Back bowls)이라 불리는 산의 뒷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이크 루이스의 경우, 앞면은 멀리 로키 산맥의 전경이 시원스럽게 보이는 매력이 있고, 뒷면은 거대한 U자형 계곡을 돌아서 내려가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곳은 슬로프라는 표현보다는 정말 산을 타고 내려온다는 말이 더 온당하고 이해하기에도 쉬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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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 오브 더 월드'라는 이름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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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산을 타고 계곡 아래로 내려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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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회오리 바람! 가뜩이나 와일드한 이곳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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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키 산맥을 내려다 보며 하는 긴 활강은 이곳에서만의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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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숲길 슬로프도 국내에선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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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도 가도 끝없이 내려가는 슬로프. 

     

     

    예상은 했다. 스키를 정말 오랜만에 타는 것이기에, 처음엔 몸이 옛기억을 되살릴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것을. 그러나 생각 외로 '기량의 회복'은 더디기만 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스키를 막 배우는 아이와 함께 하다보니 더욱 그랬다. 아이가 있는 집도 캐나다의 스키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테마로 왔건만, 실상은 그리 녹록치 않았던 것이다. 그야말로 '이러려고 여기까지 왔나?' 자괴감이 들었다.

    여기까지 와서 아이때문에 모든 기회를 놓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조금 무리한 감은 있었으나, 그동안 충분히 '하드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아이를 데리고 셋이서 '탑 오브 더 월드'라는 난이도 높은 슬로프에 오르기로 했다. '그래, 어차피 마지막 기회인데, 어려운 구간은 걸어 내려오더라도 일단 해보자!'

    그런데, 마지막에 반전이 일어났다. '감'을 잡은 아이는 기적적으로 활강을 소화해내며 따라 내려오는 것이었다. 역시나 아이들은 배우는 것이 빨랐다. 시간은 당초 계획보다 꽤 걸렸지만 결국 베이스까지 함께 해내었다. 자칫 '자괴감'으로 끝나버릴 뻔했던 레이크 루이스에서의 마지막 기억은 우리에게 뿌듯함을 안겨준 해피엔딩으로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Information]

    *운영 시간, 슬로프 상황, 비용 등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업데이트 되는 웹사이트 정보를 참조.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  / www.skibanff.com 

    시즌: 11월~5월 

    운영 시간: 9:00 ~16:00

    슬로프 : 107개  / 최장 트레일: 8km / 초급 20%, 중급 55%, 상급 25% 

    종일 리프트권: CAD$99 (성인) 

     

    마운트 노퀘이 스키장 / www.banffnorquay.com 

    시즌: 11월~4월 

    운영 시간: 9:00 ~16:00

    슬로프 : 74개  / 최장 트레일: 1,167m / 초급 20%, 중급 36%, 상급 28%, 전문가급 16%

    종일 리프트권: CAD$69 (성인)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  / www.skilouise.com

    시즌: 11월~5월 

    운영 시간: 9:00 ~16:00 / 9:00~17:00 (토요일, 전면 슬로프만)

    슬로프 : 145개 + back bowls (산 뒷면)  / 최장 트레일: 8km / 초급 25%, 중급 45%, 상급 30%

    종일 리프트권: CAD$99 (성인)

     

    스키 빅 3, 트라이 에리어 티켓 Tri Area Lift tickets

    홈페이지 : www.skibig3.com

    스키 리프트 티켓을 비롯, 모든 스키 관련 서비스를 예약/결제 할 수 있다. 이곳을 통해 판매되는 트라이 에리어 리프트 티켓(Tri Area Lift tickets)을 이용하면 밴프 지역의 스키장 세 군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트라이 에리어 리프트 티켓 가격

    1일권 CAD$109 (성인)   /   CAD$36 (6~12세)

    - 부가 혜택 : 스키 셔틀 버스 무료 이용 / 노퀘이 스키장에서의 야간 스키 및 스노튜빙 무료.

     

    3일 이상 multi-day로 구입할 경우,

    - 3일권 CAD$288 (성인)   /   CAD$95 (6~12세) 

    - 부가 혜택 : 기본 부가 혜택 외 밴프 어퍼 핫 스프링 (온천) 무료 입장 / 투숙 호텔로 티켓 사전 배송  / 5일 중 3일을 골라 사용 가능(Grace day)

     

    * 예약한 리프트 티켓은 밴프 시내에 있는 스키 허브(Ski Hub) 매장에서 찾거나 예약된 숙소로 받을 수 있다.(3일권 이상인 경우) 스키 장비 렌탈 서비스의 경우, 사전 예약을 하지 않고 스키 허브 매장에 가서 며칠 후 것을 예약하려면 어려울 수 있다. 현장 렌탈은 시내에 있는 타 렌탈 매장에서 하는 것도 가능하며, 가격도 조금 낮다. 

     

    * 데이케어 센터 Day care centre

    아이를 맡아주는 곳이 각 스키장마다 있다. 비용도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다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 취소 등으로 인해 결원이 생기면 호출해주는 대기자 명단은 운영한다. 아이가 너무 어려서 스키장을 못간다는 부모들을 위한 곳이다. 대상: 6세 이하까지 

     

     

    [TIPS]

    - 렌터카가 있더라도 셔틀 버스를 요령껏 잘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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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속에 위치해 규모에 비해 주차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 스키장 입구에 이르는 도로변 곳곳에 임시 노상 주차장을 만들고 이곳과 입구를 이어주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어드벤처 여행가. 육/해/공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골고루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 기자, 월간항공의 에디터,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 에디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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