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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로키 - 겨울 눈길 운전에 도전하다!

    테라노바 테라노바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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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교통, 겨울

     

    눈 많고 매섭기로 소문난 캐나다의 겨울이었다.
    '직접 차를 몰고 돌아다녀도 될까?' 기대보다 근심이 앞섰던 로키에서의 드라이브.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기우로 판명났다. 

     

     

    "캐나다 눈은 뭔가 다른지 미끄러지지 않는 것 같아요." 첫 날 캘거리(Calgary) 공항에 도착해서 렌터카를 인수하고 공항을 나섰을 때,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며 누군가 예전에 했던 이 말을 떠올렸다. 눈이 전혀 치워지지 않은 도로 위를 차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쌩쌩 달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캘거리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 날 아침 밴프(Banff)를 향해 출발했다. 캘거리와 밴프 사이는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Trans-Canada Highway)가 있어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이용하는 구간은 전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지만, 이름 그대로 캐나다를 횡단하는 고속도로라는 것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로키 산맥 지역으로 들어서기 전까지는 캐나다 서부의 대평원을 달리기 때문에 우리네 고속도로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게 웬일인지? 혹독한 추위를 각오하고 왔건만, 정작 서울보다 온화한 날씨라니. 해가 지는 저녁이었던 어제 도착 때와는 달리 햇살이 비치는 정오 무렵의 고속도로는 녹고 있는 눈으로 엉망진창이 되고 있었다. 이러다 스키는 제대로 탈 수 있으려나 싶은 걱정까지 해야할 판이다. 그나마 고속도로가 빙판길이 아님에 감사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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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는 차의 흩날리는 물방울로 인해 연신 차의 와이퍼를 돌려야 하는 상황. 워셔액 다 쓰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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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키 지역에 들어서자 흩날리는 주체가 바뀌었다. 물방울에서 눈가루로! 

     

     

    새로운 여행지에서 몰아보지 않았던 새로운 차에 올라 운전대를 잡는 것은 참으로 흥분되는 일이다. 그렇게 늘 여행지에서 드라이빙을 즐기지만, 이번 여정은 조금 달랐다. 몇 해 전 거의 조난을 당하다시피했던 눈길 운전의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밟을 때 헛도는 바퀴, 그리고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따로 움직이는 차체.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그래서 로키에 자리잡은 밴프 국립공원에서 스키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신경쓰인 부분은 바로 교통 수단이었다. 물론 차를 몰 생각이 아예 없다면 옵션은 있다. 로키의 관문인 캘거리와 밴프 간을 이어주는 셔틀버스가 종류별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 여행 혹은 일행이 있는 경우는 비용이나 도착지에서 일정의 유연함을 볼 때 역시 렌터카 만한 것이 없다.

     

    게다가 운전을 즐기는 여행자로서 렌터카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대신 차종이라도 최대한 적절한 것을 골라보기로 했다. 겨울 운전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안전도, 넉넉한 공간, 아웃도어 스타일 등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대형 SUV가 최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미끄러운 눈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곤란함을 최소화하도록 4륜구동 기능이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이것으로 눈길 걱정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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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리는 캔모어 다운타운. 구경 삼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잠시 경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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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든든한 발이 되어 준 닛산 패스파인더(Pathfinder). 이름이 참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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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밴프 방향 고속도로. 그야말로 파우더(눈)가 도로 위에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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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보라를 뚫고 마침내 밴프 초입에 들어섰다. 이곳은 온통 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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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앞에 펼쳐진 하얀 '겨울왕국'에 감탄사가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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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눈을 뽀드득 밟을 때의 즐거움은 타이어로도 느낄 수 있었다!

     

     

     

    빅 3 스키장으로 향하는 길

    보통 밴프 국립공원까지는 잘 닦인 고속도로라 큰 문제가 없다. 스키를 즐기러 오는 여행객들 대부분이 밴프 타운을 기반으로 빅3 스키장이라 불리는 3개의 스키장을 드나들게 되는데, 이 때부터가 시작이다. 그 중 가장 가까운 곳은 마운트 노퀘이(Mt. Norquay) 그 다음은 선샤인 빌리지(Sunshine Village) 스키장이고, 가장 먼 곳은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으로 약 60km 정도 떨어져 있다. 

     

    밴프타운에 자리를 잡으면, 굳이 스키장까지 차를 몰고 다닐 필요는 없다. 리프트권을 끊거나 혹은 호텔 숙박을 통해 스키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첫날엔 직접 차를 몰고 느긋하게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으로 향했다. 캐나다 스키장은 한산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미처 생각치 못했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주차였다. 아침 일찌감치 만차가 된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셔틀버스가 스키장 바로 앞에서 내리고 탈 수 있어 오히려 편한 것이었다. 게다가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은 밴프에서의 왕복 거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 결론은 스키만 타는 일정이라면 셔틀버스를 타고, 다른 일정이 있어 차를 몰아야 한다면 좀 더 일찍 스키장으로 향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의외로 이곳의 눈은 그때그때 치워지지 않는 분위기다. 우리가 밴프 타운에 머물던 5일 내내 도로의 맨바닥을 본 적이 없을 정도다. 떠나는 마지막 날에야 겨우 눈이 치워졌다. 돌이켜보면 다행이긴 했다. 치워진 것은 눈 뿐만이 아니라 겨울의 낭만도 함께이니 말이다. 건조한 파우더 스타일의 눈이어서인지, 아니면 계속 춥다보니 녹았다가 얼어서 생기는 빙판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보기보다 눈길이 위험하지는 않다는 것. 호기심이 생겨 차가 없는 눈길에서 급가속, 급브레이크, 급회전을 시도해봤다. 결과는 눈이 수북한 도로에서 급회전만 하지 않는다면 차가 미끄러지는 일은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필요이상의 과속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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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나와보니 '아뿔사!' 싶었다. 경험 많은 사람들은 밤새 와이퍼가 얼어 붙지 않게 이렇게 해놓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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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샤인 빌리지 스키장으로 가는 길은 그나마 완만하긴 했지만, 언덕길을 꽤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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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깝다는 노퀘이 스키장은 산꼭대기에 있어서 대관령 같은 구불구불한 눈길이 나와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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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 가는 길은 대부분 고속도로 구간이다. 눈이 깔끔하게 치워지진 않았지만 대체로 양호. 

     

     

     

    '캘거리 시티 투어' 드라이브  

    로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캘거리는 한결 더 따뜻해져 있었다. 혹시 치누크 탓일까? 캐나다의 서부 지역은 로키산맥을 넘어오며 따뜻하고 건조해진 바람이 분다. 일명 치누크 바람(Chinook winds). 어쨌거나 스키도 다 탔고, '겨울왕국' 분위기도 다 즐긴 마당에 이젠 따뜻하다 한들 아쉬울 건 없었다. 정작 아쉬운 건 여기까지 와서 캘거리 다운타운을 한 번 둘러볼 여유가 없다는 점이었다. 생각 끝에 차를 몰고라도 슬쩍 한 번 둘러 보기로 했다. 이미 퇴근하는 차들로 가득 찬 다운타운 도로는 활기찼다. 서울과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한적한 로키의 분위기에 며칠 있다 오니 당연했다. 게다가 캘거리는 캐나다 서부의 경제 중심 도시 중 하나이니... 

     

    시 외곽의 길들, 특히 주택가는 여전히 눈이 그대로 있었지만, 다운타운은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사진에서나 보던 캘거리 타워(Calgary Tower)가 눈에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높은 곳에 기어오르고 싶어지나 보다. 여유가 없어 일찌감치 생각을 접었던 타워가 막상 눈 앞에 있으니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어쩌랴. 핸들은 돌릴 수 밖에... 아마도 이건 다음 번 캘거리 방문을 위해 남겨진 몫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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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로 하는 시티투어 마냥 차로 둘러본 캘거리 시내도 나쁘진 않았다. 아마도 겨울이라서겠지만.

     

     

     

    [Information]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 Trans-Canada Highway

    이름 그대로 캐나다 서부 태평양 연안과 동부 대서양 연안을 이어주는 캐나다 횡단 고속도로.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도로 중 하나다. 속도 제한은 120km/h 다. 전 세계적으로 독일의 아우토반(Autobahn) 처럼 무료로 이용하는 고속도로는 손에 꼽는데, 이곳이 바로 그 중 하나다.  

     

    #알라모 렌터카 Alamo Rent-a-car

    렌터카는 대형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신 차량의 보유 및 양호한 관리 상태, 사고 수습 등의 절차가 체계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렌터카 업체인 엔터프라이즈 홀딩스 산하의 알라모/내셔널/엔터프라이즈는 유럽을 비롯 전세계에서 렌터카를 운영한다. 알라모는 특히, 북미, 하와이, 사이판, 괌 등지를 여행할 때 편리하다. 한국어 웹사이트도 있어 여행 전 미리 예약하고 가면 편리하다. 

    렌탈비 : 스탠다드 SUV - CAD$99.00/1일, CAD$495.00/ 일주일 (5일 이상 대여하면 이틀이 무료!)  - 기본 책임 보험 및 세금 포함 -

    웹사이트:  www.alamo.co.kr

     

     

    [TIP]

    겨울 운전 차종 고르기 

    처음에는 4륜 구동 여부에만 신경을 썼는데, 사실 그 보다는 타이어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대개 사계절 타이어를 쓰는데 이 정도만 되어도 큰 무리는 없다. 조금 더 추가 요금을 할 경우 스노타이어가 옵션으로 가능하다. 만약 일반 승용차가 눈길을 미끄러지지 않고 쌩쌩달린다면 스노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일 것이다. 타이어를 생각하지 않고 같은 차종이라고 무조건 따라서 속도를 내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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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겨울엔 외투를 비롯, 짐이 많아진다. 게다가 스키 장비를 위한 공간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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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차의 번거로움 중 하나는 주차. 그러나 북미 지역은 주택가도 넓직넓직하여 큰 차도 길가에 한 번에 끝! 

     

    - 캘거리의 숙소는 싸고 훌륭한 에어비앤비를 적극 추천한다. 주차 및 운전 환경이 좋아 렌터카도 부담없이 부릴 수 있다.

    - 캘거리-밴프 간의 고속도로 구간엔 휴게소가 많지 않고, 식사를 할 만한 곳도 마땅치 않으니 여행 계획에 참고 할 것.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어드벤처 여행가. 육/해/공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골고루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 기자, 월간항공의 에디터,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 에디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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