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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의 뿔 따라, 인천 우각로 문화마을 산책

    ROMY ROMY 2017.04.04

     

    몇몇 벽화마을이 유명해지면서 전국 곳곳에 노후화된 마을이 색색이 옷을 입는 작업을 했다. 그중 하나인 인천 우각로 문화마을을 찾았다. 우각로는 소의 휘어진 뿔처럼 마을 모양이 휘어져있는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또 하나는 이곳에 우각정이 있었던 자리라는 의미에서 불린다는 설이 있다. 벽화마을 하면 워낙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에 점점 출사여행으로 메리트가 떨어지긴 하지만 우각로 문화마을이 그래도 나름 출사여행을 매력이 있는 이유는 반반이라는 것. 올드한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과 벽화로 새 단장 곳 모두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 출사여행으로 유명한 벽화마을이 몇 곳 있지만 대부분 사람에 치이기 때문에 한적한 인천 출사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에겐 되려 우각로 문화마을이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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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인천으로 떠난 인천 벽화마을 출사여행. 우각로 문화마을을 찾아가려면 지하철 1호선 도원역을 이용하면 된다. 역에서 언덕길을 조금 오르면 노후화된 집들 사이로 예쁜 색감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동안 벽화마을이라는 콘셉트가 여행 테마로 인기가 있었지만 슬슬 다른 여행 테마에 밀리는 것 같다. 우각로 문화마을도 한창 벽화마을이 붐을 탈 때 조성해 놓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곳 중 하나가 된 듯. 그래서 골목 안이 조용하다 못해 싸늘한 기운마저 돈다.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 같았는데 따뜻한 햇살에 세상구경 중인 우각로 동네 주민이 발소리에 반응한다. 이 백구 두 마리가 이 마을에 들어서서 만나는 첫 우각로 동네 주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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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 이만큼의 자리를 빼고 모두 사람이 가득 찼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이 골목 안에 그려져 있는 오랜 동요들을 부르며 뛰놀던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젠 벽화로만 그 노래를 들을 수 있을 뿐. 우각로 문화마을에 거주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70대 노인분들만 남았다고 한다. 그들의 어린시절일지 모를 벽화 속 이야기를 대물림할 아이들이 이곳에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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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찾아서 그럴까? 골목 안을 돌아다니는 동안 사람을 찾을 수 없었던 우각로 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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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는 우각로 문화마을에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공방을 차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철수한듯하다. 이유는 인천시와 마을주민간의 갈등으로 우각로 문화마을 검색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단편적인 이야기로 전체적인 것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언급하기 그렇지만 어찌됐든 다시 공방들이 부활해서 슬럼화된 동네를 되살렸으면 좋겠다. 우각로 문화마을 관리소와 행복 도서관에서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으나 문은 잠겨 있고 내부 공사 중인지 공사하는 소리만 요란해 그냥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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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샘추위에 쌀쌀한 기온이지만 햇볕이 선사하는 나른함에 눈 뜨기 힘든 고양이가 살고 있는 우각로 문화마을 출사여행. 마을여행은 누군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여행이다. 관광지가 아니라는 것. 사실 여행이라는 말을 언급하기도 조심스러운 곳이다. 조름을 참다못해 결국 영혼 이탈을 하게 될 고양이가 놀라지 않을 정도로 조심조심. 그런 조심스러운 맘으로 마을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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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화들이 없는 주택가를 내려오다 다시 만난 벽화들. 송림 진로 아파트 방향으로 나오면 동화 속 삽화 같은 벽화들이 보인다. 그림 상태로 보아 상단부에 있는 벽화들보다 나중에 그려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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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화되어 더 이상 사람이 찾지 않는 곳일수록 관리가 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낡고 허름하고 흐트러져 있는 모습에 쉽게 '더럽다! 지저분하다!' 단정 지어 내뱉지 말았으면 한다. 맘속 떠오르는 단어는 어쩔 수 없겠다만 내뱉진 말았으면 한다. 한국보다 낙후된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여행에서 그런 마침표는 찍지 말자. 그 환경을 이해하거나 들여다볼 수 있는 깊이 있는 안목이나 공감능력이 없다면 최소한 내가 나오 자란 환경이 얼마나 값진 곳이며 그런 것을 제공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느낌표를 찍었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었던가!' '내 부모가 얼마나 날 곱게 키워주셨던가!'를 내뱉는 성숙함을 여행에서 얻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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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벅뚜벅. 한 손에 카메라 들고 걷다 내 마음이 반응하는 그곳을 향해 찰칵. 내 마음이 하나둘 담기는 출사여행은 생각이 많은 날 떠나면 좋은 것 같다. 생각은 많지만 정리가 되지 않는 날. 그 생각이 끌어당기는 것들을 사진으로 담아보다 보면 아니 집으로 돌아와 담긴 사진들을 보면 얼기설기 엮어져 있던 생각들의 정체를 알게 된다. 호기심은 많지만 그 관심도가 지속적이지 않은 내가 아직까지도 취미생활로 사진과 여행을 즐기는 이유가 이런 장점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로 삶이 묻어있는 곳으로의 출사여행이 멋진 풍광을 뽐내는 곳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나를 겸허하게 만드는 출사여행은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것 같다.

     

     

     

    ROMY

    문밖을 나서면 어디든 여행.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발길 닿는대로 기웃거리는 뚜벅이 여행가 R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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