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말간 첫 인상, 뭄바이

 

 

 밤 10시, 뭄바이로 가는 비행기는 인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옆 자리에 앉은 아저씨는 코치에 있는 집으로 가는 길이란다. 아주 멋진 휴양지이니 꼭 와보라는 말과 함께 명함을 주었다. 인도 사람은 아시안에 가까울 줄 알았는데 덩치가 크고 까맣고 눈이 부리부리하다. 체취까지도 웨스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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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서의 첫 끼니, 맥도날드 맛살라 햄버거. 시장이 반찬이라 꾸역꾸역 먹을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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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즈마할 호텔, 폭탄테러로 공사중이에요. 외국인 관광객을 노리고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곳들을 폭파했다는군요. 이 얘기를 들은 한국인들은 그러게 론리보다는 백배를 보고 다니는 게 낫겠다며 한숨 쉬었어요.

 

 

  새벽 4시, 비행기에서 내린 이들 모두 각자의 집으로 가는 가운데, 공항 벤치에 앉아 아침을 기다리는 사람은 나 뿐이다. 쿵- 지나는 남자들이 발을 굴러 장난을 건다. 깜짝 놀라면 깔깔 웃으며 지나간다. 여자 화장실로 숨어 본다. 공항 여자 직원이 다가와 볼 일을 다 봤으면 나가라고 한다. 무슨 배짱인지 차라리 빨리 역으로 가 첫 기차를 잡아 타는 게 낫겠다 싶어 택시를 탔다. 새벽 6시의 뭄바이 기차역은 개, 소, 사람이 한데 엉켜 누워 있는 난민 수용소 같았다. 구석진 곳보다 가운데가 더 안전할 것 같아 기둥 하나에 등을 대고 앉았다. 사방이 고요한 가운데 주머니를 뒤져 부스럭대자 어둠 속에서 날 향한 눈들이 빛났다. 비행기에서 가져 온 물을 꺼내 먹으려다 화장실은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집어 넣었다. 배낭을 끌어 안고 얼굴을 파묻어 버렸다. 휴우, 날이 밝으면 좀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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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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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낮은 계급의 빨래 노동자들이 일하는 도비가트에요. 냄새가 아주 역합니다.

 

 

  1월의 뭄바이에서 아우랑가바드로 가는 기차는 종일 만석이었다. 밤 9시 기차에 대기예약 1번을 받았다. 인도의 기차역은 소문대로 꽤 자랑할만한 시스템이었다. 짐검사에 외국인 전용 대기실에, 역무원 식당까지 차라리 저 바깥보다는 역 안이 안전하고 깨끗했다. 3A이상 대기실의 인도인들은 유창한 영어에 매너가 좋았다. 기차는 깨끗한 린넨이 제공되었다. 얼마만에 허리를 눕히는 것인지 여자는 함부로 만지고 지나간다 하여 곤두선 채로 버텼지만 이내 깊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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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 가면 도착하자마자 반지를 하나 사서 끼고 아이가 있는 유부녀라고 해." 좌판에서 산 반지는 한달 간 유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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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힌두교의 나라이지만 무슬림도 반이에요. 이슬람 성지라고 하네요. 이 모스크의 문도 안잠기는 화장실에서 바지를 버리고 몸을 씻었어요. 한 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한 손으로 양동이의 물을 끼얹으면서요. 칸마다 있는 손 씻는 수도가 얼마나 고맙던지(웃음)  아, 바지는 두개였어요. 청바지 위에 인도 바지를 입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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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서는 통 볼 수 없었던 여자들을 여기에서 보았어요. 한낮의 길거리는 온통 수염 기른 남자들 뿐이라 조금 무섭습니다.

 

 

  불길한 예감에 눈을 번쩍 떠보니 내릴 역을 지나쳐 버렸다. 인도의 기차는 내릴 곳을 알려주지 않는다. 차장에게 물어보니 다음 역에서 내려 거꾸로 타라고 한다. 새벽5시, 이름 모를 작은 역에 내려 거꾸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물었다. 플랫폼은 세 개인데 대답하는 이마다 다른 곳을 가리킨다. 전광판에는 WELCOME이라는 글씨뿐이다. 다행히 역내 방송으로 다음 도착할 기차의 플랫폼 넘버와 도시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집중하여 아무리 들어도 내가 가는 도시는 나오지 않는다. 몇 시간쯤 지났나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줄을 선다. 덩달아 줄을 섰다. 가격은 10Rs(1Rs=17원), 통근 기차인 모양이다. 며칠 밤을 자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정신이 아스라이 멀어진다. 아우랑가바드역에 도착해 가까운 호텔에 체크인 한 뒤 정신을 놓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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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 왔으니 라씨를 먹어봐야지, 여기서 라씨를 사먹고 10분도 되지 않아 바지에 설사를 하고 말았어요. 옷에다 똥 싼 얘기를 뭐 이리 담담하게 하느냐구요? 인도에서 이런 얘기는 고생담 축에도 못낀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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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뭄바이역 앞은 우리나라 역전처럼 길거리 음식이 많아요. 로컬푸드 절대로 먹지 말라고 했지만 맛보지 않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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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으로 싼 건 사모사에요. 맛살라 맛이 나는 튀긴 만두랄까. 맛살라 냄새는 정말이지, 인도에서 돌아온 후에도 계속 몸에서 나더라구요.

 

 
 
INFORMATION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뭄바이역에서 도보 20분
타즈마할호텔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맞은 편/
하지 알리의 무덤 무료/ 도비가트에서 도보 20분/ 둑을 따라 걷는 동안 좌판 구경이 쏠쏠함/ 소매치기 주의
꼴라바 지역 여행자들의 레스토랑 밀집 지역 /노천카페 및 각국 음식 가능/ 인도 물가가 아님/ 발리우드 극장 다수 영화 30~100루피
도비가트 여행자들이 뭄바이에 오는 큰 이유 중 하나/사진만 찍고 넘어가도 무방함
한국에서 북인도 델리로 들어가는 것보다 문화적 충격의 차이가 적음
 
 
 
 
 
 

초이Choi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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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 요즘 저 인도가 너무 가고 싶어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ㅋㅋㅋ 여행가서 고생하신 스토리들이 정말 많은데 이마져도 너무 제 심장을 설레게 만드는것 같아요 :) 인도 꼭 가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