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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날 강화도 남쪽 - 갑곶 돈대, 마니산, 전등사 & 편가네 된장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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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빛이 찬란하다. 문을 열고 나간다. 국화가 만발했다. 붉고 노란 잎새가 푸른 하늘 아래 팔랑거린다. 달렸다. 목적지는 강화도, 인천에서 가장 큰 섬이다. 강화를 대표하는 곳들을 먼저 찾았다. 

     

      
    * 강화도 대표 돈대, 갑곶 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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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근교 여행으로 최적인 강화도, 서울에서 한 시간 반 남짓 달려 금세 도착했다. 섬을 잇는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멈췄다. 바다를 마주한 언덕에 붉은 단풍이 가을임을 속살거리고 있다. 갑곶 돈대다. 고적한 산책길 걷듯 걸어 들어갔다. 고운 이 길은 병사들이 지켰던 길이다. 삼국은 물론 고려, 조선에 걸쳐 국가 수호의 언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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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도에서 가장 먼저 만난 갑곶 돈대는 숨 막히게 치열했던 과거를 천천히 상기하며 온화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둘러본다. 1398년 강화 부사였던 이성이 세웠다가 복원한 정자 이섭정, 구 강화대교, 천연기념물 78호로 탱자나무 생장의 북방한계선임을 증명하는 수령 400여 년 생 탱자나무, 강화 전쟁 박물관까지 오밀조밀 볼 것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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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갑곶 돈대, 이름이 특이하다. 삼국시대 강화를 갑비고차 (甲比古次)라 불렀기에 갑곶이라 이름 붙었다고도 하고, 고려를 쫓던 몽고군이 그들 갑옷 벗어 바다를 메워도 건널 수 있겠다고 한탄한데서 갑곶이라는 지명이 탄생했다고도 한다. 여기서 돈대는 작은 규모로 보루를 만들고 대포를 배치하여 지키던 곳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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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곶 돈대는 역사적으로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냈다. 1232-1270년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하고 몽고항쟁을 벌일 때 강화해협을 지키던 중요 요새다. 그뿐일까. 조선 고종 때 병인양요가 일어나 프랑스군이 발 디디었다가 양헌수 장군에게 패하여 쫓겨난 곳이기도 하다. 지금 돈대 안에 전시된 대포는 조선시대 것으로, 왜적 선박을 포격하던 대포다. 밖에 바다를 향한 곳에는 소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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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갑곶 돈대는 그저 아름다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가을빛에 촉촉하게 젖어든 평화로움이 힘겨운 시간을 버텨 낸 대포의 등허리를 쓰다듬는다. 빼앗고 지키느라 총칼을 겨누고 포가 불을 뿜는 시절이 지나가버려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그러지 말았으면 하다. 여기, 가을빛에 물들어 평화롭게 빛나는 햇살, 느긋하게 일렁이는 바다 물결이 꿈같은 곳이다. 

     

     

     
    * 강화도 대표 산, 마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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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곶 돈대에서 강화도 남쪽으로 휘돌아 강화도를 대표하는 마니산으로 향했다. 원래 이름은 두악으로, 마리산, 머리산으로도 불린다. 마리는 머리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우리 민족의 머리 같은 존재로 민족의 영산으로 꼽힌다. 단군왕검이 강림했다고 하는 참성단이 있으며 전국체육대회 성화가 채화되고 개천절 제전이 열리는 등 우리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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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긋불긋한 마니산 가을 단풍을 찾아든 사람들이 정말 많다. 마니산 입구에서 마니산 꼭대기까지 이르는 계단 직전은 완만한 산책길이다. 어린아이들도 까불까불 즐거워하며 쉽게 걷는다. 꼭대기에 이르면 참성단을 만나며 비옥한 김포평야와 서해안의 볼록볼록한 섬, 완만하게 이어지는 구릉의 능성이를 볼 수 있단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한 정수사로 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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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가볍게 가을 기분만 만끽하는 것으로 족한다. 가을 강화도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이만한 산책로가 또 있을까. 단풍들고 노란 국화가 만발한 마니산 초입 길은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자못 상쾌한 기분을 얻을 수 있다. 빽빽한 회색 빌딩 숲에서 사는 도시인에게는 무리 없이 노래하듯 소요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에너지를 오롯하게 받는 기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 강화도 대표 절, 전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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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니산이 강화도 대표 산이라면 전등사는 강화도 대표 절이다. 강화도에서 가볼 만한 곳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주차를 하고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정말 가파르다. 심호흡하고 계단을 오른다. 만만치 않은 길이다. 담소할 겨를 없이 숨을 몰아쉬며 올랐다. 길게 이어진 단단한 성벽부터 만난다. 전등사는 정족산성(鼎足山城) 안에 있는 절이다. 예사롭지 않은 초입길 너머 마법처럼 가을 물감 풀어낸 전등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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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등사는 역사가 고색창연하다. 소수림왕 11년, 381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해 진종사라 불렀다고 하니 아스라하기 이를 데 없는 시간이다. 1266년 중창하였고 충렬왕의 왕비인 정화궁주가 고려 시대 송나라 대장경을 보관하면서 옥등을 시주하여 이름을 전등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후 전란에 불타고 재건되길 반복하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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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 있는 절은 가을에 우아함의 절정에 다다른다. 산세 지형을 따르는 전형적인 산지 가람 배치에 따라 가을빛이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다. 절 입구 대조루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정면에 아담하게 자리한 남향의 대웅보전이 있다. 이를 호위하듯 약사전, 명부전, 삼성각, 향로전, 적묵당, 종각, 대조루, 강설당 등이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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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감이 각별한 전등사는 길고 긴 시간 동안 종교적 믿음의 중심지이자 왕실과도 특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전등사는 1678년 조선 숙종 4년, 왕조실록을 보관하기 시작하면서 사고를 지키는 사찰로 왕실 비호를 받았다. 1912년에는 조선 불교 30본산의 하나로 강화 등 34사찰을 관할하는 본산이 되었다. 지금도 수많은 신도들을 이끄는 절로 위용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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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건물 사이를 거닌다. 스쳐 지나는 유물 하나하나, 전각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다. 범종만 하더라도 1097년에 만들었다 하니 무려 900년에 가까운 시간이 누적된 울림소리를 낼 터이다. 청동 수조는 고려 시대의 유물로 보이며 은행나무 또한 수령 600여 년에 달한다고 한다. 전등사를 걸어 지나는 건 불과 가을 하루이지만 알고 보면 천 년의 시간을 지나는 셈이다. 
      

     

      
    * 강화도 대표 맛집, 편가네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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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도 남쪽을 돌면서 강화도를 대표하는 언덕과 산, 절을 차례로 들렀다.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파란 가을 하늘과 선명한 노랑 은행잎과 영롱한 빨간 단풍을 눈에 가득 담았다. 이제 든든하게 속을 채워 볼까. 마니산에서 지척인 강화도 맛집 편가네 된장 한식당으로 향했다. 강화도 여행의 백미는 강화도의 맛있는 쌀로 지은 밥과 건강에 좋은 먹거리로 가득 채워진 식탁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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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찍한 단층 건물 실내에는 유수 언론사로부터 주목받았다는 소식이며 유명인들 서명이 즐비하다. 인기 있는 맛집, 그 맛있는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비롯된다. 서해안에서 난 물 좋은 식재료와 4대째 이어온 장맛이 이집 비결이란다. 특히 적당한 짠맛이 매력인 깊은 맛의 3년 숙성 장을 쓴다고. 짠맛 줄여 만든 보리된장이 편가네 된장만의 특색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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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이 맛있다고 하니 한 뚝배기 강된장 바글바글 끓여서 각종 나물과 비벼 먹을 수 있는 보리강된장비빔밥을 주문했다. 강화도 특산물 중 하나인 순무로 담근 순무김치, 어리굴젓, 청포묵, 오이지무침 등 반찬이 먼저 나온다. 이어서 한 접시 가득하게 고사리며 이런저런 나물을 담아 내오고 약간의 상추와 참기름, 된장이 담긴 비빌 그릇도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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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단연 보리된장이다. 조그마한 뚝배기에 자글자글 끓인 강된장을 국자로 푼다. 거무튀튀한 색은 여느 시제 된장보다 빛깔이 덤덤하다. 의외로 냄새가 진하지 않다. 콩알이 살아있다. 달그락거리며 입안을 구르는 보리밥 한 공기, 푸짐한 나물을 넣고 강된장 넣어 슥슥 비빈다. 짜지 않으면서 감칠맛있는 된장 비빔밥이 입안에 밀려든다. 한 끼 잘 먹고 나니 건강해진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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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빛 따라 찾은, 서울에서 1박 2일 가을 근교 여행 떠나기 좋은 강화도. 역사적 의미 깊은 길을 따라 단풍색 찬연한 강화도의 산과 바다를 보고 강화도에서 난 식재료로 맛있게 만든 음식을 먹으니 이 순간, 참으로 충만한 가을 하루라는 생각이 진하게 밀려든다. 
      
      

    * 강화도 갑곶돈대 정보 
    -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해안동로1366번길 18
    - 관람시간 : 9:00-18:00, 연중무휴 
    - 입장료 : 성인 900원, 어린이 & 청소년 & 군인 600원 / 주차무료 
      
    * 강화도 마니산 정보 

    -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마니산로 675번길 18
    - 전화 : 032-930-7068
    - 이용시간 : 09:00-18:00 (참성단 개방시간 11~3월 10:00-16:00, 4~10월 09:30-16:30)
    - 입장료 : 성인 2000원, 청소년 & 군인 1000원, 어린이 700원 / 주차무료

    * 강화도 전등사 정보 
    -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 입장료 : 성인 3000원 / 주차 2000원 
      
    * 강화도 편가네 된장 정보 
    - 주소 : 강화군 화도면 상방리 599-4 
    - 전화 : 032-937-6479
    - 영업시간 : 10:00~20:30, 수 휴무 / 주차무료 
    - 메뉴 : 보리강된장비빔밥 10000원, 보리된장찌개 8000원, 한방모듬장(1인분) 25000원, 한방간장게장백반(1인분) 33000원 등 

     

     * 취재지원 : 겟어바웃 트래블웹진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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