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미리 설경을 만나기 위해 연길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번 여행은 연길 백두산을 거쳐 중국과 러시아 국경지역을 지나 블라디보스톡까지 잇는 특별한 여행이었다. 진정한 겨울을 즐기기 위해 찾은 연길과 러시아를 넘어서는 날 타국에서 올해 첫눈을 만나게 되었고 눈이 가져온 특별한 경험(?)이 이 여행을 더욱 기억나게 만들었다. 연길을 찾은 이유는 백두산을 찾기 위해서였지만 이보다 더 관심이 갔던 건 이도백하 지역에 있는 장백산 크라운프라자 온천호텔이었다. 백두산에서 흘러 내려온 뜨끈한 온천을 만끽할 수 있는 장백산 크라운프라자 온천호텔은 백두산 설경과 함께 겨울왕국으로 떠나는 겨울여행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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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을 떠나온 비행기는 익숙한 모국어가 보이는 곳에 내려놓았다. 중국에서는 '옌지'라고 부르기에 그리 표기할 법도 하지만 한국식 발음으로 '연길'이라 쓰여있는 이곳은 연변조선족자치주 주도인 연길이다. 중국엔 지역별로 소수민족의 자치를 인정해주는 주가 있는데 연변조선족자치주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조선족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그래도 엄밀히 말하자면 중국인데 당당하게도 모든 표기는 한글로 표기되어 있고 중국어와 영어는 외국인을 위한 배려인냥 한글 표기 아래 작게 표시하고 있어 중국이라는 느낌보다 한국의 어느 지역에 여행 온 듯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TV에서 봤음직한 북한의 거리 같은 느낌이다. 연길공항부터 이어지는 거리 곳곳의 한글 간판을 보니 조선족의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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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공항에서 다음날 백두산여행을 대비해 이도백하에 위치한 장백산 크라운프라자 온천호텔로 이동했다. 지난해 오픈한 호텔이어서 전체적으로 깔끔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보통 중국여행 중 숙소를 정할 때 어느 정도 호텔 컨디션에 대해 포기(?) 해야 할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 연길-블라디보스톡 여행에서 만난 장백산 크라운프라자 온천호텔은 그런 면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호텔 1층에는 실내온천과 노천온천 시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백두산 천연 온천수를 사용한 온천으로 실내 10개, 실외 21개, 수영장 1개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하게도 온천 이용시간이 오후 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그동안 다녔던 온천시설은 늦은 밤까지 이용이 가능했었는데 이곳은 오후 10시까지만 온천을 이용할 수 있으니 이 점은 투숙시 유의해야 할 듯. 이 밖에 유의사항으로는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온천시설이니 수영복은 꼭 지참해야 한다는 것인데 객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가운 차림으로 입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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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산 크라운프라자호텔은 트윈 195개의 룸과 싱글룸 105개의 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머문 룸 타입은 트윈룸이다. 의외로 중국에선 대형 호텔조차도 룸에 냉장고가 없는 곳이 가끔 있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 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것이 냉장고인데 냉장고 하나로 일단 점수를 따고 보는 크라운프라자호텔이다. 전체적인 룸 분위기는 요란하지 않고 차분함이 느껴진다. 호텔 선택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조식 부분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도시에서 벗어나 있는 호텔일수록 현지식 비중이 큰 편인데 크라운프라자호텔의 조식은 양식과 현지식의 비율이 적절해 현지식 특유의 맛에 민감한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백두산_016
연길을 찾은 가장 큰 이유가 되는 백두산. 중국에서는 백두산이라는 이름 대신 장백산이란 이름을 사용한다. 크라운프라자 온천호텔에서 가까운 장백산 입구인 북파코스는 등산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쉽게 오를 수 있는 가장 편리한 코스다. 차량을 이동해 천지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헉헉거리며 힘들게 오를 필요가 없다. 백두산에는 천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천지 외에도 일년 내내 얼지 않고 쏟아내려지는 장백폭포와 온천지대 그리고 소천지가 있으며 대부분의 거리는 차량으로 이동하고 스팟별로 잠깐씩의 걸음만 있을 뿐이라 따뜻하게 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옷차림만 챙긴다면 누구나 백두산의 설경을 즐길 수 있다.

 

로리커호_001
백두산 외에도 겨울 설경을 즐길 수 있는 핫한 여행지로는 로리커호가 있다. 이곳은 평소에는 개방을 하지 않다가 겨울철에만 개방을 한다고 한다. 심설을 걷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스패치나 아이젠 같은 동계장비가 있다면 미리 챙겨갈 것을 권하며 없을 시 로리커호관광센터에서 대여도 가능하니 겨울여행으로 챙겨보는 것도 좋다. 더 많은 눈이 쌓이면 로리커호까지 제트스키와 마차를 이용해 달려볼 수 있다고 하니 겨울로 깊숙하게 들어가는 1,2월에 가장 핫한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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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식사다. 여행 중 가능하면 현지식을 찾아 먹는 편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의외로 한국음식을 많이 접했다. 연길이라는 곳이 조선족이 거주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들이 대물려 이어온 한국음식을 현지식 대신 맛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조선족이 살고 있고 그들의 음식을 맛보는 것이니 이것도 현지식이라면 현지식이라 할 수 있겠다. 연길에 도착해 찾은 진달래 민속촌에서 맛본 가마솥밥은 도시인에게 그리운 집밥과 같았다. 아궁이에 직접 불을 때워 지은 쌀밥과 누룽지는 제대로 된 한국의 맛이었다. 몇대가 지나서도 한국말을 버리지 않고 쓰고 살고 있는 것도 놀랄 일이지만 이 맛까지 잊지 않고 대물리고 있는 것을 보니 민족의 얼을 기억하며 살고 있는 이들에게 고마움까지 느껴졌다. 백두산여행이 끝나고 다음날 블라디보스톡으로 향하기 위해 훈춘 가는 길에 맛본 돌솥밥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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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에 조선족이 살고 있다고 해서 중국식 음식이 없을까? 백두산에 오르기 위해 머물렀던 크라운프라자호텔 주변에는 마땅히 식사할 음식점을 찾을 수 없어서 호텔 안에서 저녁을 해결해야 했는데 우육면과 함께 나온 현지식도 만족도가 높았다. 하나 더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훈춘에 도착해 맛본 현지식이었는데 다양한 음식 중 만두가 입에 착착 붙어 추가 주문할 정도였다. 혼자서 주먹만한 만두를 5개나 먹을 만큼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연길에 가면 이 현지식들과 함께 꼭 맛봐야 할 것이 빙천맥주다. 개인적으로는 여행 중 그 지역의 특산주를 꼭 맛보는 편인데 지인의 말을 살짝 빌리자면 동북지역에서 유명한 맥주라 일부러 찾아 마시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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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 오르기 위해 찾은 연길여행에 빠지면 안 될 것은 바로 백두산 유황온천에 삶은 계란이다. 신기하게도 이 유황계란의 노른자는 완숙, 흰자는 반숙으로 익혀 나온다. 누군가 주문할 때까지 유황온천수에 담가져 있을 뿐인데 까서 입에 넣으면 호로록 흡입해야 하는 흰자와 단단하게 굳은 노른자의 특별한 식감이 전해진다. 연길 백두산 여행 중 맛봐야 할 여러 음식 중 맛을 떠나 가장 재미진 느낌을 선사하는 것 바로 이 음식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모든 맛과 멋이 담긴 연길여행은 장백산 크라운프라자 온천호텔에서 시작된다. 개인적으로는 하루는 조금 아쉽고 이틀 정도 머물면서 노천온천 즐기며 시조 한수 읊는 한량이 되고 싶은 곳이다. '아! 시원~하다'라는 추임새와 함께.

 

* 취재지원 : 겟어바웃 트래블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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