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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의 시간 속에서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

    리즈 리즈 2010.11.08

    카테고리

    한국, 서울

    가끔 '촌스러움'이 몹시 보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입던 힙합바지. 제 다리의 두배 쯤 되는 둘레에, 바닥에 질질 끌리는 바짓단.

    지금보면 몹시도 촌스러워 보이는 그 의상처럼 말이죠.


    그 보다 조금 전의 과거로 돌아가면 반짝이는 정장과 나팔바지. 디스코와 낡고 붉은 영화관 의자.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지요.

    지금 만약 다시 한다고 하면 몹시 부끄러워질겁니다.



    얼마 전 과거 속의 공간 인사동을 찾았습니다.

    이유인 즉,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이하 사.춤)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죠.




    ┃ 과거의 공간 인사동_仁寺洞


    인사동은 특별할 것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골동품을 팔고, 전통 찻집이 많은 동네. 그리고 학교 가는 길에 있는 그 어느 한 동네.



    근데 그 전통의 거리를 걷다보면, 쓸쓸하게 지나치던 것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오래 된 것들이 멋스럽게 느껴지고, 촌스럽게 느껴지던 그 어떤 것이 또 새롭게 보이기도 하지요.


    거리를 걷다 만나는 과거의 시간들이 반갑고 즐거워집니다.



    아침 일찍 가면 한산한 서울의 거리를 걷는 것 같다가..

    곧 점심이 되고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 거리가 어느새 재미있고 활기차집니다.

    운이 좋으면 특별한 거리 공연을 만날 수도 있고, 재미있는 노점상도 만날 수 있지요.


    소품 하나하나도 인사동의 특별함에 만끽하듯 그렇지요.

    악세사리, 군것질거리도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갑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훨씬 이전으로 돌아갈 때도 있지요.


    해가 지고 어두워진 길의 끝에 낙원상가를 찾습니다.

    어지러운 악기 상가들 위에 오늘의 최종 목적지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 '전용관'이 있지요.


    낙원삘딍[낙원빌딩] 4층에 있는 공연장, 날고 낡은 붉은 영화관 의자.

    다소 높은 촌스러운 무대. 촌스러운 의상.



    하지만 그 마음과 공연 만큼은 너무도 젊었던 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About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


    일시 : 2008.05.07 - Open Run

    공연 시간 : 화-금 PM 8:00 / 토 PM 4:00, 7:30 / 일 PM 4:00

    장소 : 사.춤 전용관 (낙원빌딩 4층 IN 인사동)

    제작 : 두비.컴

    공연 홈페이지 : http://www.lovedance.co.kr





    ┃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사.춤'은 삶을 이야기 합니다.

    그 중에서도 몹시 유쾌하고 재미있는 삶을 이야기 합니다.


    댄스컬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시작된 건 꽤 이전인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나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가 대표적이죠.

    이 특별한 장르는 노래가 없는 대신 몸으로 감정과 스토리를 설명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고.

    전문 댄서분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매력적인 댄서분들이 가득하니, 섹시한 몸매 또한 일품이지요.

     공연의 문이 열리며 조각같은 몸의 댄서분이 뛰어나올 때는 관객석에 탄성이 터져나옵니다.



    자자.. 이 공연에는 룰이 있습니다.

    공연장에서 핸드폰... 끄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탄성이 나오는 입을 굳이 막지 않은셔도 좋아요.

    마음 껏 소리지르고 즐기셔도 되는 공연입니다.


    마치 콘서트와 같은 공연인 셈이지요.

    비트가 빠른 노래가 흘러나오고, 어깨를 흔들고, 같이 동작을 따라하셔도 좋습니다.

    아니, 그래주세요. 그러면 공연 분위기가 달라지니까요.

    사실 제가 간 공연은 너무 정적인 관객이 많아서 함께 웃고 놀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런 공연은 같이 즐기는 맛이 있는데, 조금 깨어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상상하기 어려운 동작의 춤사위의 내용을 이해하게 되는 건..

    우리가 해외여행을 할 때면 느끼는 만국공통어 '바디랭귀지'처럼 원시적이고 직관적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발레를 처음 보러 갔을 때와 같은 난해함보다는 더 직설적으로 느껴진 것 같아요.


    시나리오 자체도 간단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요?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자라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마음껏 하기 위해 춤을 추는 그리고 자라게 되죠.

    간단하지만 그 것을 표현할 때 스크린을 사용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가끔은 완벽하지 않은 노래를 할 때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외국관객들이 매우 많은데, 일어/중어/영어를 모두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아마 단체관광을 오신 분들인 것 같은데..

    일어 혹은 중국어로 물어보니, 굉장히 반갑게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보면 문화가 국가를 알리는데 많은 역할을 함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지금까지 본 공연 중에 세계 어느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이제 밤이 되어버린 인사동 거리를 걸어볼까요?




    ┃ 인사동의 밤 나들이


    인사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 문을 닫습니다.

    10시만 되어도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지요.


    인사동에 와서 차 한잔 안하고 간다면 아쉬운 일이지요!!



    소개합니다.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전통차를 파는 곳이 많고, 또 각각의 차가 유명한 곳들이 있어요.

    모과를 직접 담아 파는 가게도 있고요, 대추차가 유명한 '머시꺽정인가' 같은 까페도 있지요.

    수정과와 모과차가 맛있는 이 가게는 달콤한 한과와 함께 차 한잔 하기에 너무 좋은 가게 입니다.



    향긋한 모과차와 시원한 수정과를 먹었는데요.

    맛도 멋도 으뜸입니다. 특히 수정과 안에 든 잘 녹은 곶감은 잊을 수가 없네요.


    공연에 대한 뒷풀이도 하고,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시간은 금세 흐르고 돌아가야 할 시간.


    인사동. 그리고 인사동과 잘 어울리는 공연 한편을 소개하고 나니..

    저도 이번 주말 쯤에는 다시 인사동에 들러야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요즘에는 공간과 잘 어울리는 문화가 어디든 있는 것 같습니다.

    덕수궁을 돌아나와 미술과을 들르는 것도 좋고요.

    경희궁을 보고 고궁 음악회나 고궁 뮤지컬을 보는 것도 신선한 재미입니다.

    점점 살아가고 있는 이 곳이 좋아지는 있는거겠죠?


    리뷰 마무리 하겠습니다!



    리즈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읽고, 느끼는 수동적인 즐거움을 몹시도 즐깁니다. 수동적인 즐거움을 만나기 위한 능동적인 그 어떤 행위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여행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만난 그 수동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시죠..ㅎㅎ--------------------개인 Blog : http://blog.naver.com/godfk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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