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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에 물든 아름다운 교토의 가을 ②, 료안지(龍安寺)

    Joyce Joyce 2010.10.11

    카테고리

    일본, 기타

     

     

    료안지(龍安寺)

     


    450년 무로마치 막부의 무사 '호소카와 가쓰모토'가 기존의 귀족 별장을 개조해 만든 사찰이다.

    이곳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레이산스이(枯山水) 정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돌과 모래만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보통 정원이라고 하면 만발한 꽃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이곳에선 '반전'이라 할 만큼 색다른 정원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물, 나무, 풀잎은 하나도 찾아 볼 수 없고,

    오직 하얀 자갈 모래만 깔려 있는 정원에 돌덩이들만 듬성듬성 놓여 있을 뿐이다.


    고즈넉한 사찰에는 오솔길과 커다란 호수도 어우러져 있어,

    료안지는 일본에서도 가을의 정취를 200%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오색 단풍 아래서 평화로운 산책

     

     

    기요미즈데라에서 건너오는 길은 버스를 타고 교토를 반 바퀴 돌아야 하는 루트였다.

    곧 있으면 입장 시간이 마감되기 때문에 점심도 잊은 채 허겁지겁 떠났다. 

     

     

    료안지에 도착한 우리는 일단 배고픔을 잊기 위해 간식거리를 찾던 중 동글동글한 떡꼬치를 발견했다!

    우리나라의 가래떡을 살짝구워 꿀에 찍어 먹는 기분이랄까? 익숙한 듯 색다른 맛의 떡꼬치였다.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일본의 간식거리에 다시 한번 반하게 되는 순간~ ^^

     

     

     

     

    료안지에는 기요미즈데라에서 봤던 단풍보다 한층 붉게 물든 오색 빛깔의 단풍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토를 방문하기 전 '료안지'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었고,

    실제 다녀 온 친구도 거의 없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다만 친구와 나는 워낙 공원을 좋아하는지라 일본에서의 정원 나들이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일본의 정원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를 밝혀내고 싶기도 했고...

     

     

    료안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와~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즈넉한 호수와, 주변에 흩날리는 낭만적인 단풍들... 

    가을 내음을 만끽하며 천천히 료안지 안으로 걸음을 옮겨봤다. 


     

     

    아름다운 호수 주변... 3일 후면 '단풍의 피크타임'이 올 듯하다.

    아직은 단풍이 들기 전의 나무들도 곳곳에 눈에 띈다. 

    초록색과 붉은색이 반씩 섞여 서로 자리싸움이라도 하듯이 그 색을 찬란히 발하고 있다.

     

     

     

     

     

    아름다운 전경 속에 서성이는 오리 한 마리...

     

     


     


     



     

     

     

    한국에서도 단풍 볼 시기를 자주 놓쳤던 터라...

    이렇게 붉은 단풍잎은 실제로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원래 이렇게 단풍이 붉었던가 싶을 정도로 새삼스레 아름답다.


     

     

     

     

     

    나는 단풍 중에서도 이렇게 노란 빛을 내는 단풍이 특히 좋다.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언젠가 캐나다 여행을 하던 중 흐드러지게 노랗게 물든 단풍 나무 아래 서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빛이 너무 짙어서 어지러울 정도의 황홀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때의 노란 빛이 너무 강렬했던지... 지금까지도 '가을의 최고봉'은 노란 단풍이라 믿고 있다.

     

     

     


     


     

     

     

    가레이산스 정원으로 올라가는 길...

    기요미즈데라처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곳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띈다. 

     

     

     


     

     

     

    가레이산스이(枯山水) 정원

     

     

    정원에는 하얀 자갈 모래밭이 5군데로 나뉘어져 총 15개의 돌이 설치되어 있다.

    호랑이가 아기 호랑이를 물고 가는 형상인 이 돌들은...

    신기하게도 어느 쪽에서 바라봐도 총 14개로밖에 안보인다고 한다.

    '마술정원'이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마음을 비우고 명상의 시간을 보내 본다.

     

    신기하다... 저 황량하기 그지없는 정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평온함이 찾아온다.

    저 하얀 자갈들은 바다이고, 저 돌들은 섬이고...

    내 맘대로, 내 식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며 정원을 바라보기를 십 분 여...

    친구와 눈이 마주친 나는 킥킥 대며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자고 눈빛교환을 한다.

     

     


     

     

     

    돌로 만들어진 정원의 오른편엔 이렇게 다시 오색빛깔로 물든 단풍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다시 슬슬 료안지 안을 거닐어 본다. 이곳은 아름다운 풍경에 비해 관광객이 적어서 더욱 맘에 드는 곳이다.

    워낙에 기요미즈데라에서 북적대는 관광객을 봤던지라 이곳에선 더욱 평온함이 느껴진다.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가을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오늘 하루의 하이라이트 시간이다.

     

     

     


     


     


     

     

     

    정원을 거닐다 소나무를 만났다.

    온통 붉은 빛깔의 단풍나무 속에서 변함 없이 푸른 매력을 자랑이라도 하듯 소나무들이 군집해 있다.

    단풍의 계절인 가을 속에서도 한없이 푸르른 그 빛이 더욱 빛나 보인다.

     

     

     


     

     

     

    생각보다 훨씬 넓은 면적의 료안지 구석구석에는 오솔길도 많고 건물도 여러 채 숨어 있다.

    차를 여유롭게 마실 수 있는 곳도 있고,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도 있다.

    여느 관광지처럼 수익을 내기 위해 마구잡이로 기념품을 팔거나 음식을 팔지 않는...

    정말이지 고요하고 평온한 공간이다. 이런 곳에 딱 3일만 지내면서,

    아무 걱정근심 없이 산책하고 책 보며 휴식을 취하고픈 생각이 든다.

     

     

     


     



     

     

     

    잠시 호숫가에 가서 시간을 보내 볼까? 성큼성큼 호숫가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낚시를 좋아하는 이들은 아마도 이곳에 얼마나 큰 잉어들이 살고 있을지 궁금해 하겠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정문에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든다.

    너무나 짧은 일정으로 간사이 여행을 왔기에 오늘이 벌써 마지막 밤이고...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으로 가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회색 빛 건물 속에 갇혀

    회색 테두리 속의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을 해야만 한다.

     

    자자~! 지금 이 아름다운 단풍빛깔이 오버랩되어

    내 주변의 회색 빛깔들이 오색 단풍색으로 보일 수 있도록~

    가슴 속에 료안지의 평온한 풍경을 담아보며 일상 속 파이팅을 외쳐본다. 

    (그래도 아쉬워라~ ㅠㅠ)

     

     

     

     


     


     


     

     

     

    료안지에서 나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주변 동네를 산책해 보았다.

    공간 활용도 높은 구조와 조금이라도 정원을 꾸민 집집 마다의 손길 때문인지...

    서울의 주택가와 비슷하면서도 뭔지 모를 색다른 느낌이 든다.

    일본의 한 평범한 집에 머물며 숙박해 보는 것도 참 좋은 추억이 될 듯 싶다.

    정갈한 매력에 자꾸만 끌리게 된다.

     

     

     

     

     


     

     


     

     

     

     

    오랜 산책 끝에 목이 탈 무렵... 일본의 주택가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친 자판기!

    와...요거 괜찮네~! 자판기 문화가 발달한 나라 일본에선 이렇게 어딜가나 자판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일본이란 나라는 내게 처음부터 흥미로운 대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큰 기대감 없이 간사이 지방을 여행하게 된 것이 시작이 되어

    여행을 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일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깨끗한 나라, 아름다운 정원, 친절한 국민, 맛있는 음식... 

    불과 한국에서 한 시간 반만 비행기를 타면

    이렇게 비슷한 것 같지만 느낌이 전혀 다른 일본 문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짧은 주말 동안 어딜 갈지 항상 고민하던 내게 명쾌한 해답이 되어준 나의 첫 일본 여행!

    이번엔 가을을 느껴 보았으니~ 다음엔 봄기운을 한번 느끼러 고고씽 해봐야겠다~ ^-^

    씨유~~~ 쑨~~~

     

     

    일본 단풍 여행기 1편 보러가기=>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26857

     

     

     

     

    Joyce

    ‘ 부유한 사람들은 즐기기 위해 여행할 것이고, 가난한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 이동해야 하므로 결국 누구나가 유목민이 된다.’ – 자크 이탈리- 여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운명을~ 모두 함께 즐겨 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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