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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동의 땅 하바롭스크 매력 탐방기

    젠엔콩 젠엔콩 2018.10.03

     

    하바롭스크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동쪽 부근에 위치한 도시다. 현재 극동연방관리구로 불리는 이 지역은 17세기의 탐험가 하바로프에게 '개척'된 이후로 러시아 제국의 영토에 편입되었다. 그 이후 제정 러시아, 청나라, 일본, 소비에트 연방, 러시아 연방에 이르기까지 땅의 주인이 수차례 바뀐 격동의 땅이다. 그 역사 덕분에 하바롭스크는 다양한 문화가 섞인 아름다운 도시가 되었다. 러시아 혁명이 시작되었을 무렵엔 일본에게 지배받고 있어 혁명의 태풍에 휩쓸리지 않았다. 하바롭스크에 유럽 느낌을 주는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하바롭스크를 단순히 유럽이라, 칭하기엔 아쉬울 정도로 색다른 매력이 있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키릴문자는 도시에 특별한 분위기를 더한다. 양파 모양 돔형 지붕이 올라간 성당도 특색있다. 스탈린양식이 가미된 과장되고 거대한 건축물도 독특하다. 도시 어느 곳을 가도 눈에 들어오는 아무르 강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광활한 러시아 영토를 가로지르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마저 품었으니, 새로운 곳을 찾는 여행객들을 유혹할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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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함께 하바롭스크를 산책해보자. 관광지 대부분이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서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 좋다.


     

     

    Ⅰ. 아무르 강변 공원

    주소 | Peshekhodnaya Dorozhka, Khabarovsk, Khabarovskiy kray, Russia 680000
    운영시간 | 00:00-24:00
    요금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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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바롭스크의 전경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아무르 강. 총 길이가 4,500km에 육박하는 세계에서 10번째로 길이가 긴 강이다. 아무르라는 이름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흥미로운데, '무르'라는 표현이 한국어 '물' 또는 '미르(용을 뜻하는 순우리말)'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하바롭스크가 속한 지역은 과거 만주 벌판에 속해 있으므로, 어원을 찾아 고구려 전성기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나름대로 신빙성 있는 주장이 아닌가 싶다. 중국에선 헤이룽 강(흑룡강)이라 부르니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용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만큼, 아무르 강엔 흑룡과 백룡에 얽힌 전설이 있다. 선한 흑룡이 악한 백룡을 물리쳤다는 이야기. 길고 긴 강 어딘가에 흑룡이 지켜주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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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을 따라 걷는 사람이 많았다. 나들이를 나온 가족, 손을 꼭 잡은 연인, 음악을 들으며 달리는 사람, 쉼 없이 웃고 이야기하는 친구까지,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아무르 강을 찾았다. 강을 찾은 모두를 아무르 강은 묵묵히 보듬어 준다.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제 갈길을 가는 강은 평온하다. 그 평온함을 찾으러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게 아닐까. 공원을 산책하며 마음 속 고민들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 강으로 던졌다. 착한 검은 용이 나와서 고민들을 삼켜주었기를 바라며.

     

     

     

    Ⅱ. 우스펜스키 성당(성모승천성당)

    주소 | Sobornaya Sq., 1, Khabarovsk 680000, Russia
    전화 | +7 421 231-46-02
    요금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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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르 강변 공원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성당. 멀리서 보면 디즈니 성처럼 동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색감도 예쁘고 조형도 아름다워 바라만 보고 있어도 즐겁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선명한 파란 지붕과 금빛 장식이 눈에 들어온다. 러시아 특유의 색이라고 해도 좋겠다.

    아무 걱정 없이 자란 귀여운 아이 같은 모습을 한 우스펜스키 성당이지만, 슬픈 사연을 가졌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가 성당을 부숴버린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막강한 힘을 지녔던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졌다. 그 후, 우스펜스키 성당은 재건되어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지금은 하바롭스크와 아무르 강을 찾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소가 되었다. 이렇게나 예쁜 성당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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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 앞에는 예수님 성화가 걸려 있다. 죄를 짓지 말라고 감시하는 뜻에서 엄한 표정을 짓고 계신다. 내부 분위기는 엄숙하고 성스럽다. 기둥마다 소원을 빌 수 있는 곳이 달랐다.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장소, 건강을 위해 기도하는 장소, 성공, 학업 등등 원하는 곳에 초를 켜고 기도를 하면 된다. 기둥 앞에서 기도하는 이들의 표정은 모두 진지했다.

    TIP. 내부에서 촬영은 불가능하다. 여성의 경우, 입장 시 스카프를 써야 하는데 입구에 구비되어 있으니 걱정 없다. 짧은 치마나 바지도 허용되지 않는다고는 하나, 이 역시 문 앞에 가림용 치마가 있다. 남성의 경우엔 모자를 썼다면 벗어야 한다.

     

     

     

    Ⅲ. 콤소몰스카야 광장

    주소 | Ulitsa Murav'yeva-Amurskogo, 2, Khabarovsk, Khabarovskiy kray, Russia 680000
    운영시간 | 00:00-24:00
    요금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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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스펜스키 성당 바로 앞에 자리한 일명 콤소몰 광장. 광장 한가운데엔 혁명 용사를 기린 오벨리스크 석탑이 놓여 있다. 콤소몰 광장 주변엔 아무르 강변 공원, 우스펜스키 성당, 향토박물관, 놀이공원인 CKALAND가 모여 있고 무라비요브 아무르스키 거리를 따라 쭉 가면 레닌 광장으로 이어진다. 널따란 광장은 시야가 트여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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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콤소몰 광장의 또 다른 이름은 성당 광장. 우스펜스키 성당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Ⅳ. 하바롭스크 향토박물관(그라제코)

    주소 | Khabarovskiy Krayevoy Muzey Im. N.i. Grodekova, Ulitsa Shevchenko, 11, Khabarovsk, Khabarovskiy kray, Russia 680000
    운영시간 | 10:00-18:00
    전화번호 | +7 421 230-31-92
    요금 | 성인 350 루블(한화 6,000원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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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콤소몰 광장에서 아무르 강변 공원을 따라 걷다 보면 박물관이 여럿 보인다. 극동 예술 박물관, 전쟁역사 박물관 등등, 그중에서 하나를 고르자면 향토박물관을 추천한다. 1894년도에 설립된 극동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다. 하바롭스크 주변 지역의 역사, 민속, 자연사, 유물 등을 모아 놓은 곳으로 볼거리가 많다. 아무르 호랑이와 바다표범의 박제는 살아 있는 동물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원주민인 나나이족과 우데게이 족의 생활 모습을 담은 곳도 흥미롭다. 그들의 복식과 주거 환경을 복원해두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샤먼의 의복. 신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체구가 작았는지 옷이 매우 작아 신기했다. 여행 시 자연사 박물관 방문하기를 좋아한다면 놓쳐선 안 될 곳. 아이와 함께 여행 중이라면 꼭꼭 방문하시길!

     

     

     

    Ⅴ. CKALAND

    주소 | CKALand, район стадиона им.Ленина, Khabarovsk, Khabarovskiy kray, Russia 680000
    운영시간 |  10:00-22:00
    전화번호 | +7 909 841-27-14
    요금 | 입장료는 무료. (놀이기구 탑승료는 상이, 대관람차 250 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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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르 강변을 따라 조성된 놀이공원. 놀이기구도 있고, 축구장, 상점가, 공원이 있으니 복합문화공간이라 부를 만하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놀이기구를 타고 싶으면 타고 싶은 놀이기구의 티켓을 끊으면 된다. 뭐니 뭐니 해도 CKALAND의 랜드마크는 대관람차. 높이 솟은 관람차는 멀리서도 위용을 뽐낸다. 꼭 타지 않는다고 해도, 동심을 자극하는 감상사진을 찍을 수 있다. 날씨 좋은 날엔 꿈과 희망이 넘치는 모습을, 구름 낀 흐린 날엔 애잔하고 우수 가득한 느낌을 자아내니 언제 방문해도 좋겠다.

     

     

     

    Ⅵ.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구세주 변모 대성당)

    주소 | Spaso-Preobrazhensky Cathedral in Khabarovsk, Ulitsa Turgeneva, 24, Khabarovsk, Khabarovskiy kray, Russia 680000
    전화번호 | +7 421 221-57-59
    요금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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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도 콤소몰 광장에서 멀지 않다. 광장에서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라겨면 도보로 약 20분 정도면 도착한다. 2004년도에 세워진 성당으로, 비잔틴 양식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하얀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파사드가 아름답다. 러시아 정교회 특유의 양파형 돔, 루꼬비짜가 인상적이다. 러시아에서 세번째로 높은 성당이라고 한다. 우스펜스키 성당이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매력이 있다면,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은 웅장하고 위용있는 모습이 특색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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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는 전체적으로 심플하지만, 그 덕에 화려한 이콘화에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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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리에 앉아 제단을 한참 동안 바라 보던 할머니. 어떤 기도를 드리고 계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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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우스펜스키 성당과 마찬가지로 의상에 제약이 있다. 마찬가지로 입구에 스카프가 준비되어 있다.

     

     

     

    Ⅶ. 슬라브 광장(명예 광장) & 영원의 불꽃

    주소 | Area of ​​Fame, Khabarovsk, Khabarovskiy kray, Russia 680000
    운영시간 | 00:00-24:00
    요금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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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 앞엔 슬라브 광장이 있다. 세계 2차 대전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광장이다. 콤소몰 광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구조물과 상징탑이 깔끔한 직선으로 이뤄져 경건함을 더한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표하는 경의와 감사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그라든 이들이 이곳에서나마 편히 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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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극동군 소속 32,662명의 이름이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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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꽃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 영원의 불꽃.

     

     

     

    Ⅷ. 레닌 광장

    주소 | Khabarovsk, Khabarovskiy kray, Russia 680000
    운영시간 | 00: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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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렬한 사상가이자, 정치인이었던 레닌.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지고 나서 그의 동상은 러시아 전역에서 대부분 철수되었다. 몇개 남지 않은 동상 중 하나가 하바롭스크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의 권세를 보여주 듯 레닌 광장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이어 러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아무르 강쪽으로 걸어가면 콤소몰 광장에 닿는 무라비요브 아무르스키 거리는 유럽다운 느낌이 충만하다. 중심가답게 식당도 카페도 많은 편이라,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중심가답게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라 가지각색 하바롭스크 시민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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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는 정치적 의미를 띤 광장이었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지금에 와선 도시인들에게 휴식을 주는 공원 같은 역할을 한다. 이처럼 긴 호흡으로 역사를 바라보면서 여러 가지 교훈을 배운다. 하나의 정답에 집착하지 말자, 라는 교훈. 전능한 신의 거처도 러시아 혁명 아래에선 무참히 부수어졌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지배자도 결국 물러나고야 말았으니까. 그럼에도 한 시대를 풍미한 가치는 우리에게 유산을 남긴다. 때론 아름다운 성당으로, 때론 휴식을 주는 광장으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난 여느 도시가 그러하듯, 하바롭스크 역시 걸으며 생각하기 좋은 도시다.

     

    Travel Info.

    하바롭스크 가는 법
    - 러시아항공이 하바롭스크로 직항편을 운행한다. 소요시간 2시간 가량.
    - 블라디보스톡이나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 급행 열차를 타고 하바롭스크로 갈 수도 있다. From 블라디보스톡, 11시간 가량.

    TIP. 러시아 인사말을 알아두면 유용하다. 길을 묻거나 할 때, 러시아어로 인사를 하고 영어로 물으면 보다 친절하게 답해준다.
    - 안녕하세요 : 즈드랏스부이체.
    -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
    - 안녕히계세요 : 다스비다니아.

     

    ※ 취재지원 : Get About 트래블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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