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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에 만난 튈르리 정원과 시테섬의 풍경

    엘레이나 엘레이나 2018.10.29

     

    뉴욕 부부의 가을 파리 여행
    튈르리 정원과 시테섬의 풍경

     

    여전히 이른 아침에 기상한 우리 부부. 한국과 뉴욕 간의 시차라면 낮 밤이라도 바뀌니 작정하고 견뎌 보겠는데, 6시간 빠른 곳에 와있으니 도통 시차가 적응되지 않았다. 새벽까지 거실 카우치에 앉아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대화를 나누던 우리는 결국 서너 시간도 잠들지 못하고 아침 여섯 시에 기상. 그래. 일어난 김에 차라리 나가지 뭐- 하며 어제 사다 놓은 주스를 한잔 마시고는 나갈 준비를 했다.

    이른 아침에 바라보는 파리의 가을은 매우 아름다웠다. 첫날 버스에서 보던 회색 풍경을 그대로 담은 파리. 오래된 건물과 도로가 주는 독특한 느낌이 새벽하늘의 색채와 잘 어울렸다. 공기가 제법 차 준비한 숄을 목에 두르고 남편의 팔을 꼭 잡았다. 추위를 잘 타는 나는 이럴 때마다 늘 남편 껌딱지. 우리는 숙소를 나서서 Pont Alexandre III를 건너 튈르리 정원을 향해 걸었다. 빼꼼 얼굴을 내민 에펠 타워 그리고 이미 가을옷을 입은 가로수. 밤에 봐도 예쁜 아이들은 낮에 보아도 이렇게나 우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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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 아침의 파리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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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구에서 1구에 가는 길에 만난 Pont Alexandre II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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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 모닝 에펠타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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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ace de la Concor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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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느낌 물씬 나는 파리의 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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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라운 남편의 캐시미어 스웨터를 꼭 잡으면 추위가 달아난다 >>


    공원을 산책하다가 일찍 문을 연 카페가 어디 없을까 하고 검색을 해보았다. 아침 식사도 거르고 걸었더니 이제 제법 허기가 진 탓이다. "뭐 먹고 싶어?"하고 남편에게 물으니, 가볍게 오믈렛 정도면 좋겠는데? 한다. 나도 따끈한 오믈렛과 오렌지주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이렇게 남편이 내 생각을 그의 답으로 내놓을 땐, 뭔가 천생연분이라도 만난 것처럼 마음이 콩닥콩닥하다. 우리는 공원 근처를 빠져나와 1구 상점가를 걸으며 카페를 찾았다. 그리고 발견한 안젤리나.

    안젤리나는 디저트, 특히 밤 크림과 몽블랑으로 유명한데, 파리 현지인들보다는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그런 이유로 이른 아침부터 열기 때문에 우리처럼 새벽에 거리를 떠도는 관광객들에겐 이만큼 좋은 곳도 없다. 매장 안은 한가했다. 우리처럼 일찍 일어난 몇몇 미국인 관광객이 테이블을 잡고 앉아 있었고 우리도 중간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능숙한 영어로 메뉴판을 준비해주고 물을 따라 주는 웨이트리스, 메뉴도 모두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어 주문하기에 이보다 더 쉬울 수가 없었다. 토스트와 크루아상, 트러플 오믈렛을 주문하고 몽블랑과 카푸치노도 곁들인다. 그윽한 트러플 향이 가미된 포슬포슬한 오믈렛과 바삭한 토스트 그리고 버터 가득한 쫀득한 크루아상이면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 식사를 다 끝내고 나오는 길에 내부에 있는 매장에서 밤 크림을 구입한다. 뉴욕에 돌아가면 파리가 그리울 때마다 바삭하게 토스트를 구워 함께 먹어야지 하고 생각하며 나는 혼자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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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젤리나 : 트러플 오믈렛과 토스트, 몽블랑과 카프치노를 주문했다 >>


    아침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5구로 걸음을 옮겼다. 해가 뜬 파리의 가을 하늘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공기도 제법 데워진 느낌이고, 그래서인지 더 포근한 느낌. 가을의 변화무쌍한 얼굴에 또 기분이 좋아진다. 5구는 내가 파리에서 좋아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지난 파리 여행에서 잘 보지 못한 5구를 천천히 둘러보고 시테섬을 걷기로 한다. 올해 초 밀푀유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페이스트리 숍도 가보고, 헤밍웨이가 회고록에서 자주 묘사한 거리와 카페, 그리고 그가 살았던 곳까지 천천히 걸으며 5구 특유의 느낌을 살폈다. 걷기만 해도 좋은 도시 파리. 가을과 참 잘 어울리는구나 하고 다시 한번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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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나잇 파리에서 주인공이 오랜 푸조 차를 만난 성당 앞 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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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구의 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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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다 지치면 카페에 들러 에스프레소 한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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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틴 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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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밍웨이의 자취 따라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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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테섬, 그리고 노트르담 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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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으로 붐비는 시테섬 >>

     

    아침엔 추워서 머플러를 목까지 두르고 있었는데, 낮엔 꽤 더웠다. 청바지에 얇은 블라우스 하나만 입고 있어도 추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파리의 일교차가 뉴욕과 비슷해서 아침과 저녁엔 숄 하나를 두르고 다녔고 낮엔 가벼운 블라우스 차림으로 거리를 걸었다. 더위를 잘 타는 남편은 낮에 햇살 아래 걷는 것을 조금 힘들어했지만, 내가 커피를 마시는 동안 시원한 맥주를 한잔하면서 짧은 오후의 더위를 식혔다. 시테섬 산책을 마치고 마레에서 나의 소중한 프랑스 친구와 점심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밀린 수다 늘어놓기.


    저녁 늦은 시간까지 먹고 마시고 걷기를 반복하던 우리. 밤새 이어질 줄 알았던 우리의 재회는, 슬립 사이클이 엉망이 된 탓에 잠시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나의 회복을 위해 마무리가 되었다. 그래도 다음날 친구의 어머님께서 우리를 집에 초대해주셔서 점심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의 아쉬움은 내일을 위해 남겨 두는 거로.


    택시 안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 어찌나 피곤했던지 창가에 비치는 Pont Neuf가 마치 꿈에 나온 장면인 양 눈앞에서 일렁였다. 눈을 몇 번이고 감았다 떴지만 여전했다. 가만히 그 풍경을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 남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본다. 어깨마저 따뜻한 사람. 이렇게 기대 있다간 잠에 빠질 것만 같아- 하고 중얼거리자 내 잡고 있던 남편이 손가락을 조물락 거린다. 몽롱한 밤. 마치 그가 내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는 것처럼 잠에 빠진다. 


    그렇게 또 하루의 밤이 흘러간다. 
    파리에서.

     

    엘레이나

    Born in Korea , New York Lover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뉴욕과 20대 중반에 만나 사랑에 빠졌다. 이젠 삶으로 뉴욕을 만나는 태생이 몽상가인 욕심 많은 블로거, 크리에이티브한 마케터, 그리고 어퍼이스트 새댁인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아내. Blog : blog.naver.com/alaina_ny Naver post : post.naver.com/my.nhn?isHom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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