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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이 지금 캄보디아에 가야하는 이유

    희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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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 한두 번은 찾아온다는 ‘노잼’시기.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의미의 노잼시기를 보내겠지만, 올해 나에게 찾아온 노잼시기는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어도 충족되지 않는 자기 만족감에 모든 일을 따분하게 만들곤 했다. 대학교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더 넓은 세상을 보겠다며 무작정 질러버린 한 학기의 휴학과 2학년 때나 간다는 교환학생을 4학년 마지막 학기에 신청하면서 내가 사는 2018년은 미친 듯이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노량진으로 향하는 친구들과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취직하는 친구들의 각기 다른 목적지를 보면서 내일이 마냥 기다려지지 않았다. 대학 생활에서 가장 행복하리라 생각했던 휴학과 교환학생의 한 해인 2018년도에 노잼시기가 찾아왔던 것. 그러던 중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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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에게 ‘캄보디아’라는 나라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여러 동남아시아 도장을 깨고 나서, 마지막으로 남겨진 나라 중 하나였다. 그저 안젤리나 졸리가 나오는 영화 <툼 레이더>의 촬영지이며, 울창한 숲에 감춰진 신비한 유적지를 가진 나라 정도. 캄보디아에는 7m 높이의 무서움을 잊게 해주는 라오스의 블루 라군과 거리에 젊은이들이 함께 춤을 추는 태국의 카오산 로드와 같은 ‘핫’한 곳이 없기에 상대적으로 지루한 곳일 것이라는 지레짐작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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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막상 가보니 어땠느냐고?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이었다. 봐야 할 유적지가 정말 많았으며 말로만 듣던 고대문명의 신비로움은 실로 기대 이상이었다. 캄보디아에는 앙코르왓과 앙코르톰만 있는 게 아니다. 앙코르톰 안에만 여러 개의 사원과 테라스 등 유적지가 모여 있으며, 동부와 북부에 위치한 앙코르 유적과 외곽지역에 있는 유적지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3박 5일 내내 사원만 돌아다녔는데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하루는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유적지만 돌아다녔는데 일정이 끝나고 하루를 돌이켜보니 내가 갔던 곳이 돌멩이 색으로만 기억되기도 했다. 유적지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캄보디아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캄보디아에는 유적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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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캄보디아에 가야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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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는 온전히 나를 마주하기 좋은 곳이다. 노잼시기에 나를 마주한다는 것은 그 어떤 휴양지에서 쉬는 것보다 더 큰 휴식으로 다가온다.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면 내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 자신조차도 모르고 살 때가 많기에. 물론 평소에 하지 않던 나에 대해 사색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그런 만능의 시간은 아니다. 캄보디아에서는 평소에 고민했던 수많은 일과 부질없는 걱정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 아래 묵묵히 걸으며 고대 문명에 대한 찬사를 끊임없이 뿜어내는 나의 모습만을 보게 될 것이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느끼고 표현하고 행동하며. 오감으로 느낀 경이로움과 감탄만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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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문명과 더불어 캄보디아 여행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람이다. 세계 5대 빈민국이면서 행복 지수가 높은 아이러니한 나라인 캄보디아를 걷다 보면, 그 이유를 알 것만도 같다. 흙 바닥에 앉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강아지와 장난을 치던 아이, 반듯한 교복을 입고 싱그럽게 웃으며 카메라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 길거리에서 소주를 마시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시던 아저씨 모두 티 없이 맑았다. 단체로 모든 걱정은 잘 풀릴 것이라고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캄보디아 사람들의 DNA에는 걱정 자체가 없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모두 남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해 보인다. 물론 팔찌를 팔기 위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1달러만 외치던 꼬맹이들도 있었지만 뒤돌아서면 금세 표정이 밝아진다. 그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가벼운 웃음을 짓게 된다. 행복은 별것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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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들도 괜스레 행복해 보인다. 단체로 축 늘어난 3천 원짜리 티셔츠에 할머니 몸빼 바지를 입고 노래를 부르며 걸어 다니는 젊은 배낭여행자들, 유적지에 앉아 어깨에 기대 오랜 시간 동안 진지한 듯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커플들, 한 걸음씩 서로를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유적지를 거니는 노부부 모두 한없이 편안해 보인다. 이렇듯 캄보디아의 낮에는 저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유적지에서의 시간을 보낸다. 해가 지고 나면 씨엠립의 중심에 있는 펍스트리트로 모이는데, 캄보디아의 낮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전통 길거리 공연과 바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모두가 흥겹다. 루프탑바에서는 웬만한 가수 못지않는 노래 실력을 갖춘 밴드의 노래를 감상하며 칵테일을 마시고, 폭신한 에어 쿠션에 몸을 맡겨 밝게 빛나는 달을 올려다볼 수도 있다. 그러다 흥에 오르면 길거리에서 춤을 춰도 아무도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는다. 이미 여러 여행자들이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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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여행은 뜨거운 햇살 아래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가 찬 바람이 불 때의 상쾌한 쾌감, 그 한순간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노잼시기에 이런 찰나의 순간들은 마라톤 중간에 나눠주는 물 한잔 같다. 다른 나라에서 느껴보지 못한 나만의 감정들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곳, 캄보디아에 있다.

     

    ※ 취재지원 : Get About 트래블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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