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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페루 콜카 캐니언을 찾아서

    이수호 작가 이수호 작가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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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페루를 다시 찾았다. 중남미는 해마다 찾았으니, 이젠 내게 제2의 고향과도 같은 셈이다. 페루 가이드북, <페루 홀리데이> 취재차 아레키파 일대를 오랜만에 찾았다. 오래전 자유여행을 했을 때처럼 오랜만에 아레키파 근교에 있는, 콜카 캐니언 투어를 신청했다. 콜카 캐니언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아레키파에서 차로 약 3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당일치기 투어를 통해 다녀오는 것이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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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카 캐니언 투어를 신청하는 방법은 매우 쉽다. 아레키파 시내를 거닐다 만나는 여행사에 그저 들어서기만 하면 되는 것. 몇 군데의 여행사무소를 둘러보며 일단 가격을 들어보고, 적당히 흥정하면 되는 것. 기본 투어비에 식사가 포함되어 있는지, 호텔 픽업은 확실한지 등을 따져보고 투어비를 지불하면 된다. 그러면 자신이 약속한 날짜(보통 다음 날)에 숙소로 전용 차량이 픽업올 것이다.

    콜카 캐니언 투어는 보통 새벽 3시경에 출발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또 고산병에 대비,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두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 날 새벽, 전용 차량은 우리 호텔을 포함해서 몇 군데의 숙소를 돌며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를 태운다. 약 13개국의 여행자 20명 정도가 모여 한 팀이 되어 콜카 캐니언으로 향한다. 스페인어와 영어에 능통한 가이드도 동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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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레키파에서 곧장 콜카 캐니언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다. 중간중간 매력적인 마을을 모두 둘러보면서 천천히 접근한다. 대략 오전 8시 무렵 콜카 캐니언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마카(Maka)라는 마을에 잠시 들른다. 여행자가 제법 다녀가는지 작은 마을은 전통복으로 잘 차려입은 원주민이 곳곳에 목격된다. 그들은 새끼 알파카와 라마, 그리고 부엉이 등을 들고 여행자를 호객한다.

    원주민과 기념사진을 찍으려면 1솔 정도의 동전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다소 상업적인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질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중요한 생계 수단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팁을 건네자. 여행지에서의 근사한 사진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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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카를 뒤로한 우리는 다시 한참을 달려 협곡이 잘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닿는다. 콜카 캐니언 초입이다. 콜카 캐니언은 해발고도 4,800m 정도에 자리하고 있어 고산병을 유발한다. 

    고산병은 덩치와 건강 상태와 상관없이 랜덤하게 오는 남미여행 최대의 불청객이다. 두통과 메스꺼움, 어지러움을 등을 유발하는 것이 보통. 심하면 두통이 심해지고, 폐에 물이 차는 증상이 올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내려가는 것이 상책이다. 고산병의 최대 예방은 바로 '적응'이다. 현지 약국에서 약간의 약을 처방받을 수는 있지만, 적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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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레키파를 출발한 지 약 3시간 만에 콜카 캐니언 전망대에 닿았다. 콜카 캐니언은 전망대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트래킹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에게는 부담이 적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보통 1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스페인어와 영어에 능통한 가이드는 잠시 콜카 캐니언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세계에서 가장 깊다는 말을 연신 강조하고, 원주민이 신성시하는 콘도르(Condor)가 사는 곳이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콘도르는 해발고도 5,000m 주변에 서식하는 맹금류다. 페루와 볼리비아 근처 안데스 산자락에서 주로 목격되는 것이 특징. 콜카 캐니언에서 콘도르를 조망할 확률은 매우 높지만, 망원렌즈를 챙기지 않았다. 남미에 올 때마다 강도를 만났기에, 애초부터 이번 출장은 망원렌즈를 빼고 온 것. 이곳에 서니 아쉽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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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시간이 주어지자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은 전망대 주변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전망대 주변으로는 원주민들이 모여 다양한 아이템을 늘어놓고 판다. 주로 원주민이 직접 제작한 털모자, 스웨터, 양말 등의 방한 옷가지다. 이들 아이템은 보온 효과도 있지만, 코디용으로도 제격이다. 특히 마추픽추, 우유니 소금사막으로의 일정이 남아 있다면, 훌륭한 코디 아이템이 된다. 

    콜카 캐니언 전망대 끄트머리에 선 여행자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감탄사를 내지른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카메라 따위를 꺼내 들고 협곡의 다양한 장면을 찍는다. 누구라도 이곳에 선다면, 저들처럼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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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콜카 캐니언을 조망하는 방법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것이다. 간혹 일부 여행자들이 바위 너머로 들어가 아찔한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금세 경비원들에게 제지당할 것이다. 2월의 페루는 우기지만, 비가 오는 경우는 드물다. 우기에 남미를 선택하는 여행자가 많은 이유는, 물이 적당히 고인 우유니 소금사막을 보기 위해서다.

    전망대에서 협곡을 응시하던 여행자들은 콘도르가 보일 때마다 소리를 지른다. 그들이 손가락질 하는 곳을 따라가 보면, 콘도르가 평화롭게 협곡 사이를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다. 망원렌즈로도 담기 어려운 화각이다. 초망원렌즈를 준비해야 제대로 된 콘도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콜카 캐니언에서는 눈으로 콘도르를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어정쩡한 사진 한 컷을 건지려다 소중한 시간만 날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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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을 찾은 여행자 십중팔구는 나처럼 아레키파에서 투어를 통해 당일치기로 찾은 이들이다. 간혹 아까 지나쳐온 마카 마을에서 숙박한 뒤, 이곳까지 걸어서 오는 이들도 있다. 시간과 비용이 허락한다면, 콜카 캐니언 트래킹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페루에는 이곳뿐 아니라 와라스 주변의 산타크루즈 트래킹, 쿠스코 근처의 비니쿤카 트래킹 등 멋진 코스가 즐비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나처럼 당일치기 투어로 이곳을 찾는다. 새벽에 아레키파를 출발, 이곳에 도착하면 대략 오전 11시 무렵이 된다. 약 1시간 정도 관람한 뒤, 다시 차량에 올라 여러 포인트를 거치고 점심을 먹는다. 아레키파에 돌아가면, 대략 오후 6시 무렵이 된다. 꽉 찬 한나절 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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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콘도르를 눈에 담고, 다시 가이드와 약속한 지점으로 향한다. 차에서 내린 포인트에서 약 20분 정도 트래킹을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전망대는 제법 넓게 형성되어 있는데, 곳곳에 짧은 트래킹 코스가 있다. 고산병 증세가 올 수 있으니 절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걷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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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차량에 올라 여러 마을을 지나쳐,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산자락으로 향한다. 얀키(Yanque) 마을 근처에 자리한 곳으로 보통 당일치기 콜카 캐니언 투어에 포함되어 있다. 온천욕을 즐기고 싶다면, 유료로 입장하면 되고, 싫다면 주변을 산책하면 된다. 이곳에서 주어지는 시간 역시 1시간 내외. 아쉽게도 우리가 상상하는 온천수보다 질이 떨어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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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얀키(Yanque) 마을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유료다. 아레키파 물가 대비 비싼 편이니 참고할 것. 이곳에서 점심을 사먹는 것이 싫다면, 투어를 떠나기 전날 간식을 충분히 사놓는 것이 좋다. 다른 멤버들이 식사하는 동안, 마을 주변을 거닐며 다양한 사진을 수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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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는 길은 고산병에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해발고도 5,000m 고지를 넘어가기 때문이다. 천천히 적응하면서 오르면 덜한데, 차로 급격하게 오르기 때문에 멀쩡하던 사람도 금세 머리가 지끈거리기 일쑤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고산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운동선수라고 해도 일반인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 5,000m 고지 주변에서 알파카와 라마 떼를 만났다. 기사는 잠시 쉬어가자며 우리에게 약간의 휴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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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다시 아레키파로 돌아오니 오후 6시가 지났다. 예상 일정보다 약간 늦어진 셈이다. 무사히 아레키파에 도착하면, 가이드는 일종의 수료증(?)을 멤버들에게 나눠준다. 콜카 캐니언을 정복했다는 증명서라고 보면 된다. 하루 동안 친해진 여행자들은 서로의 여행운을 빌어주면서 하나둘 흩어진다. 

    이처럼 아레키파를 찾았다면, 최소 3박은 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레키파 자체도 아름답지만, 근교에 이처럼 멋진 협곡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라니, 하루 정도 투자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이수호 작가

    11년차 여행전문 기자. 온라인에서 ‘기곰천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여행작가. 사회 초년생, 방송국 사서였던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배낭여행을 다녀오면서 여행에 눈을 떴다. 여행은 계속되었고, 결국 여행이 직업을 바꾸게 해줬고, 인생을 바꾸게 해줬다. ‘여행이 곧 일, 일이 곧 여행’, 이제 작가에게 여행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렵다. 계획 없는 여행을 선호한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길 위에서의 불확실성을 즐긴다 - 국내여행잡지 기자 - 해외여행잡지 <에이비로드> 기자 - 대한항공 VIP매거진 기자 - 제주항공 기내지 <조인앤조이> 기자 -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매거진 기자 - 홍콩관광청 공식 가이드북 <홍콩요술램프> 저자 - 홍콩관광청 공식 미식가이드북 <美식홍콩> 저자 - 가이드북, <모로코 홀리데이> 저자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관광청 가이드북 공저, 감수 - 스위스 융프라우 철도 여행 가이드북 공저, 감수 - 여행에세이 <남미로 맨땅에 헤딩>, <남미가 준 선물>, <남미 찍고 미지의 중미로>, <중남미에서 꿈을 찾다>, <지중해, 뜨거워서 좋다!>, <일탈, 스페인 열정>, <진짜 모로코와 만나는 시간> 저자 - 72개국, 330 도시 여행, 취재 경험 - 2016년 1월, 대한민국 대표 여행작가로 핀란드에 초청 - 2016년 10월 SKT 대표 여행작가 내정 - 2017년 1월, 2년 연속 핀란드 초청 - 여행가이드북 어플, 트리플(Triple) 파리, 바르셀로나, 런던, 프랑크푸르트, 뉴욕 저자 - 2017년~ 이수호 여행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상품(모로코, 페루&볼리비아) 출시 및 인솔 - 2018년 가이드북, <페루 홀리데이>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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