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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백하기 좋은, 홍대 와인바 '나빌레라'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0.11.10

    카테고리

    한국, 서울, 음식




    조금씩 날씨가 추워지는 건, 누군가와 조금씩 더 가까워지라는 걸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관심으로, 마음을 보듬으며 조금씩 더 친밀해지라는 걸지도 모르지요.



    그런 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했던 조지훈의 시. 승무의 한 구절. 나빌레라-에서 삼경(三更, 늦은 11~1시)인지도 잊을 만큼,

    사랑하는 이의 눈을 보며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세요. 




     

     

    우리만의 공간

     

     




    물소리가 들립니다. 터키식 같기도. 오리엔탈 풍의 장식은 약간 낯설지만 신선합니다.

    조용하고 넓은 공간. 간간히 사람들의 웃음이 들리는 넓은 와인바에 발을 디딥니다. 








    어둠은 때론 공포스럽지만 때론 다정합니다.

    보기 싫고 추한 것을 어스름한 어둠이 조용히 덮어주기도 하니까요.

    보드라운 어둠이 함께하면 부끄러운 모습이나 어색함 또한 사라지지요.








    빛은 어둠이 있기에 눈부시지요. 반짝이는 붉은 빛이 주는 따스함이란.

    어둠 속에 꽃처럼 피어나는 빛은 점점이 별처럼 공간을 장식합니다. 

    자, 그런 곳에서 이제- 와인 한 병을 땁니다-.



     

     

     

    낯선 그대와의 시간

     

     



    둘만, 편하게 구두를 벗고 들어가 앉습니다.


    초를 켜고 쿠션에 몸을 살짝 기대고. 와인 한잔.

    몸이 편안해지니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서로 낯설고 어색하다면야, 와인 이야기로 살짝 화제를 풀어나가 보세요.

    색을 보고 향을 맡고 천천히 혀에 올린 뒤 목으로 넘기면서 그 맛을 쉬운 말로 -

    표현을 해보고 상대의 느낌을 들으면서 와인으로 대화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와인이 좋은 건 이야기하기 좋은 술이기 때문 아닐까요.

    맥주처럼 도수가 너무 낮지도 않고 독주처럼 금방 취하지 않고

    조금은 달뜬 기분으로 상대와 천천히 이야기 하면서 마시기 좋은 술 말입니다.



    와인이 좋은 건 사람처럼 개성이 있는 술이기 때문 아닐까요.

    포도가 태어난 곳의 떼루아, 와인을 빚은 양조가의 개성을 담은 와인 하나하나 특징이 묻어나

    술 자체만으로도 이야기의 중심에 설수 있는 술 말입니다.


    사람과 와인도 좋아하면 알게되고 알면 더 좋아지는 듯 합니다.



     

     

     

    낯익은 그대와의 시간

     

     




    술 한모금에 볼이 발개졌습니다. 서로 낯익다면야, 부끄럽고 가릴 게 뭐 있습니까.

    맛있게 음식 먹고 신나게 수다 떨고 그렇게 놀아보는 것도 좋지요.








    아니면, 아무 말 없이 음악을 들으며 정말 쉬어가는 시간은 어떨까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침묵의 무게는 솜털처럼 가벼워지기 때문에 아무 말 없어도 족하지요.








    흐음. 때로는 낯설지 않은 사람인데 침묵해도 좋을 만큼 가까워지기 망설여지는 사람이라면,

    넌지시 밖을 보며 무심한듯.

    술은 입으로,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는 예이츠의 시 한 수 읊어 보세요.








    Drinking song

    Wine comes in at the mouth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
    That's all we know for truth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Before we grow old and die.    알 진실은 이것뿐.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잔을 들어 입에 가져가며, 
    I look at you, and I sigh.          당신을 바라보고, 그리고 한숨짓는다.

    - William Butler Yeats






    말해 보세요. 용기를 내서. 와인 한잔 비우고. 말해 보세요.

    예이츠의 시 마지막처럼, 그 사람을 보고 조용히 한숨만 짓지 말고

    I look at you, and I say "I Love you.". 나는 널 바라보고, 그리고 널 사랑한다 말한다-.



     

     

     

     

    그냥, 우리들의 시간

     

     

     


    이도 저도 어렵다면야,

    그냥 가벼운 칵테일 한잔에 분위기 즐기며 음악을 느끼며

    그렇게 가벼운 농담과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세요.



    함께 공유한 감정들과 시간이 시나브로 쌓이는 것만 해도

    조금씩 가까워지는 데는 부족함 없으니까요! 




     

     

    홍대 와인바 '나빌레라' 더보기

     

     


    - 주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356-3 지하 1층

    - 길 : 홍대입구역 5번출구 직진 > 빕스 지나 좌회전 > 스타벅스 맞은편 직진후 갈래길에서 오른쪽
           (서교호텔 뒤쪽) 

    - 전화 : 02-326-0366 - www.navilera.net

    - 영업시간 : 늦은 5시 - 익일 4시 (연중 무휴)

    - 주차 : 홍대 인근 유료주차장 이용 

    - 서너명 정도의 소모임을 구획된 공간 안에서 갖기에 좋다. 조용한 편이며 좌식이라 아늑하다.

       2층 공간은 1층보다 분리되어 기념일 등에 조촐한 모임을 갖기 적당하다. 

       와인 리스트는 많이 구비된 편은 아닌, 대중적인 것 위주로 구비.  

    - 주류 : 

       레드 와인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 75000/ 빈 555 쉬라즈 59000/ 크릭 쉬라즈 49000/ 

       카르멘 멜롯, 까베르네 소비뇽 39000 등 

       화이트 와인 

       블루힐 59000/ 제이콥스 크릭 샤도네이 41000/ 코노수르 샤도네이 39000 등 

       그외 샴페인, 스파클링, 맥주, 칵테일 등 주문 가능  (식사 + 칵테일 : 12000)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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