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기차를 타고 군산의 과거 속으로!

    리즈 리즈 2010.11.21

    카테고리

    한국, 전라

     

    기차를 타고 군산의 과거 속으로



    여러분은 '군산' 하면 어떤 것들이 생각 나시나요?

    제가 군산을 찾은 건 경암동 기찻길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군산은 과거의 아픔과 멋을 한 아름 안고 있는 곳.

    활기찬 오늘과 쓸쓸한 근대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더군요.



    소설 '아리랑' 을 아시지요.

    구한말부터 해방기에 이르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그리고 이 곳의 배경 중 하나가 바로 군산이지요.



    군산은 바다와 닿아있고 평야도 많아 수탈의 기점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구. 히로쓰 가옥이나 구 조선 은행 등 일본식 근대건물을 숱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아픈 역사 속 공간인만큼 오늘의 군산은 더욱 새롭습니다.

    상처가 아물고 활기를 찾아가는 곳이라 더 매력적인 곳인 셈이죠.


    그럼 저와 함께 지금 바로 군산으로 떠나보시죠~


      

    #1. 여행의 시작



    시작은 수원역...

    일행과 모이긴 했는데, 5분 전에 출발한 기차 때문에 다음 기차를 꽤 오랜 시간 기다렸습니다.

    우리의 도착역은 장항역~






    카메라는 총 8개.

    디카 2개를 포함해서, 토이카메라. 슈퍼샘플러, 니콘과 미놀타...

    그리고 미니 폴라로이드까지 오늘 우리의 여행을 박제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흔들린 필카 자욱 뒤로..열차가 보이시나요?

    장항으로 가는 기차는 통근 기차라 불릴 만큼 느리고,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날 기차 안에서만 찍은 사진이 300장이 넘으니 말을 다했지요.



    열차 한 칸을 돈 주고 빌렸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장항에 도착할 즈음에는

    우리만이 있는 특별한 공간에서 마음껏 시간을 저장해봅니다.





     

    #2. 장항역, 그리고 군산가는 배




    도착한 장항역은 생각보다 한적한 동네였습니다.

    빈집도 많고,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장항'이라는 큰 도시가 텅 빈 듯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그도 그럴것이 현재 이 유람선은 운행을 멈췄습니다.

    금강 하구둑이 개통된 이후로 이용객이 많이 줄었다고 해요.

    지금은 발이 묶인, 2009년 11월에 중단됐다는 지난 시간의 유람선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오래 된 유람선 매표소 풍경...

    마치 바다라도 되는 냥 넓은 금강이 안개에 싸여 더욱 쓸쓸해 보입니다.


    제가 탄 배에도 승객은 많지 않았더랬죠.

    친구 두 명을 포함해 선장님까지 10명도 채 되지 않았던...

    그런데 오랜만의 적막함이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3. 해망굴의 끝에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수원역에서 많이 먹어 둔 것이 꽤 다행이다 싶습니다.

    시간을 아끼고자 우선 서둘러 군산의 해망굴로 향해 봅니다.





    해망굴은 1962년에 세워진 옛 군산 시청과 해망동을 연결하기 위해 지어진 터널입니다.

    월명산을 관통하는 이 굴은 '산 아래 굴을 지나 가면 바다를 볼 수 있다'는 뜻을 지닌다고 해요.


    6.25 때는 인민군 부대 지휘소가 이 터널 아래 있어서 연합군 공군기의 공격도 받았다네요.

    그래서 자리를 잘 더듬어보면 총알 자국도 찾을 수 있다고하니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지요.



    자, 그럼 이제 바다를 향해 고고씽!!!






    이 길의 끝에 실제로 바다가 있진 않았지만, 해망굴의 시작에 쓰여진 '안 녕 !'이란 말 처럼

    군산에서 처음 만난 반가운 곳임에는 틀림 없었습니다.





     

     

    #3. 오래 된 파란문 '구 히로쓰 가옥'



    해망동을 돌아나와 구 히로쓰 가옥으로 향합니다.

    저 같은 요즘 사람들에겐 영화 '타짜'에 나왔던 평경장의 고고한 집으로 더 익숙할 것 같네요.

    사실 그 외에도 영화 '장군의 아들'이나 '바람의 파이터'에도 등장한 바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집이 있는 신흥동은 일제강점기에 부유층 거주지역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일본식 집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일제 시대를 살지 않은 제겐 오래되고 신비롭기만 한 저 파란색 대문이 꽤나 인상적이더군요.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 내부를 보지 못했지만, 과거의 역사를 들춰보면 어쩐지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목조 2층 주택으로 지어진 이 집은 지붕이나 외벽 정원까지 건립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군산시에서도 꽤 공을 들여 관리하고 있는 느낌이 물씬 나더군요...

    과거 우리의 아픈 구석이긴 하지만 한번쯤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신비한 집인 것 같습니다.


     

     

     

    #4.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



    군산에는 한 곳 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입니다.


    지어진 지 벌써 100년에 이르는 1910년 경술국치 즈음에 지어진 일본식 사찰입니다.

    아래 보이는 대웅전은 그냥 스쳐 보면 우리네 절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문틀이나 팔작지붕, 차마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것이 우리의 고즈넉하고 부드러운 절과는 다르지요.






    잠시 걸터앉아 숨을 고릅니다.

    낯선 절의 풍경에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5. 기차가 다니지 않는 경암동 철길에서



    다음으로 찾은 곳은 우리의 최종 목표지! 경암동 철길입니다.

    경암동 철길은 일제강점기 후반부터 조촌동과 대명동을 잇던 철도길입니다.

    이후 다양한 운송수단이 생기면서 폐철길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 이후로는 출사 때문에, 혹은 영화를 찍으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곳이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아마도 이 폐철길을 따라 들어선 사람 사는 집 때문일 겁니다.







    독특한 문 장식과 옅은 하늘 색 벽...

    그 벽을 따라 오늘 하루 우리가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걸어놓고 한 컷 찍어냅니다.



    찍어놓고 보니...

    에메랄드 빛으로 물든 하늘에 사진을 걸어놓은 것 같이 참 예쁩니다.

    벽을 따라 자라는 이름 모를 잎 사귀들도 가을을 떠나보낸 요즘 날씨에,

    갈색으로  바스락...  그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나 봅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온통 사진으로 박제해놓고 싶은 풍경 투성이에..

    그 곳에서 사진을 찍는 우리까지 괜시리 특별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곳은 다른 영화 촬영소처럼 인위적으로 꾸며놓은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아직까지 이 곳에서 삶을 이어가시는 분들이 있고, 그 분들 덕분에 이 공간이 특별해진 것이지요.

    아마 사람이 살지 않는 공간이었다면 이렇게 특별한 매력 또한 사라져버렸을 것만 같습니다.







    이 사진을 보시면... 사람 사는 풍경이 아름다운 이유가 보다 확실히 와닿을 겁니다.

    풀이 난 자리도, 기차가 지나지 않는 철길도, 이렇게 보존되긴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 주민 분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이곳을 지켜주며 여행하고 돌아가시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간혹 소란스런 여행객들 때문에 괴로워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반가운 소식 하나!

    오늘 리뷰를 쓰는 김에 '경암동 철길 이야기'를 찾아보니.

    군산에서 이곳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살짝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보존'이란 의미로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사진 속 저 '기적'이란 단어처럼...

    이 공간을 마주한 순간 그 특별하고도 기적같던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주 오래 전... 어느 과거의 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대단하고 놀라운 조형물이 있는 공간은 아니었지만,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몹시 빛나던 군산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앞으로 외벽에 그림도 그려진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지금의 이곳'과 마주하고 싶으신 분들은 서둘러 군산을 찾으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요즈음이 쓸쓸한 군산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시간이 아닐까 싶네요~



    왠지 과거와 소통하는 기분이 들던 공간...

    '군산' 여행 리뷰를 이쯤에서 마무리 할까 합니다.




    리즈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읽고, 느끼는 수동적인 즐거움을 몹시도 즐깁니다. 수동적인 즐거움을 만나기 위한 능동적인 그 어떤 행위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여행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만난 그 수동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시죠..ㅎㅎ--------------------개인 Blog : http://blog.naver.com/godfkzp

    같이 보기 좋은 글

    전라의 인기글

    리즈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