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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어디까지 가봤게? 2편 - This is Las Vegas!

    발없는새 발없는새 2010.12.06

    카테고리

    미주, 미국


     


     

     

    #4. 공항부터 남다른 라스베가스!


    '라스베가스'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요? 뭐 굳이 퀴즈로 낼 필요도 없이 다들 대번에 화려한 호텔과 카지노라고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허나 과거에는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불모지나 다름없었습니다. 직접 가보시면 아시게 되겠지만 여전히 라스베가스의 주변에는 지금의 명성을 얻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허허벌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랬던 라스베가스를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향락의 도시'의 대명사가 되게 한 일등공신이 있었으니, 바로 전설적인 갱스터 벤자민 시겔입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벅시'도 있을 만큼 라스베가스의 발전에 벤자민 시겔이 세운 공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벅시'는 벤자민 시겔의 별명이기도 한데, 본인은 이 별명을 굉장히 싫어했다고 합니다. 'Bugsy'라는 단어 자체가 벌레를 의미하는 속어임과 동시에 그의 예측할 수 없고 광기에 사로잡힌 면을 일컬었거든요. 실제로 벤자민 시겔은 살인도 서슴치 않았던 극악무도한 범죄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하탄과 라스베가스에 벅시를 기리는 기념물이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하니 그의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케 합니다.



     



    장장 17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하게 된 라스베가스 공항은 여행자로 하여금 "아~ 여기가 라스베가스가 맞긴 맞구나"라며 자각하게끔 부추깁니다. 보시다시피 공항에서부터 슬롯 머신이 일확천금의 기회를 얻어보라며 손짓하지 않습니까? 더욱이 이것은 여행자가 비행기와 연결된 출입구를 빠져나오기 무섭게 보게 되는 라스베가스의 첫 인상입니다.


    마치 제가 로마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데, 설사 누군가 납치를 당해 목적지도 모른 채로 끌려왔다 하더라도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여기가 라스베가스라는 걸 순식간에 알아차릴 겁니다.


    이와 함께 공항에서 라스베가스의 정체성을 드러내 주고 있는 또 한 가지!



     




    바로 유수의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갖가지 공연을 알리는 광고판입니다! 라스베가스는 핵심지인 '스트립'에만 30여 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죄다 특급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초호화 호텔인데, 객실수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을 선정하면 30위권 안에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호텔이 무려 스무 개나 포함됩니다. 동일한 기준에서 국내 최대는 1,100여 개를 보유한 롯데호텔입니다만, 앞서의 순위에 있는 호텔들은 객실이 최소 2,500개가 넘습니다. 이것만 봐도 라스베가스가 괜히 호텔과 카지노의 도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 1] 세계 최대 호텔은 역시 라스베가스의 베네치안 호텔로 7,117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참고 2 ] '스트립'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들이 줄 지어 들어서 있는 거리를 지칭합니다.

    총 면적은 알 수 없으나 길이는 고작 6.8km에 불과합니다. 라스베가스의 총 면적은 340㎢입니다.


    [참고 3] 총 면적 605.25㎢인 서울에는 일급 이상의 호텔이 76개 있습니다.

    그 중에서 18개의 특1급 호텔들이 보유한 객실은 모두 합해 9,399개입니다.

    라스베가스는 호텔 하나의 객실이 7천 개가 넘으니 규모 자체가 비교불가죠?




     




    이처럼 각 호텔의 위세가 대단하다 보니 투숙객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치열한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래서 소위 잘 나가는 호텔마다 고유의 공연을 준비하여 매년 끊임없이 라스베가스를 방문하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하나의 공연을 보고 왔는데 가히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그게 뭔지는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


    위 사진들을 보면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는 1970년대를 풍미했고 1994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한 로드 스튜어트의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베네치안 호텔은 우리나라에서도 인텔 광고로 잘 알려진 블루맨 그룹을 영입했군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라스베가스의 흥취를 물씬 느끼고 이제야 공항 로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떠나올 때 그랬던 것처럼 라스베가스 공항도 셔틀 트레인을 타고 로비로 가야 하는 구조더군요. 이거 은근히 번거로워요 -_-;




     





    #5. Welcome to Las Vegas!



    공항 로비에 도착하자 제 몸에 있는 모든 감각기관을 통해 라스베가스에 왔음을 점점 더 실감하게 됐습니다. 게이트에서부터 자신의 정체를 훤히 드러냈으니 로비는 어떨지 말씀 안 드려도 짐작이 가시죠?  몇 가지만 보여드리자면...



     




    천장에는 호텔을 광고하는 비행기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벽에 걸린 전광판은 수많은 호텔과 쇼핑 센터로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고자 유혹의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가끔 이런 광고판도 있습니다.....만!

    부디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봤다는 쇼는 이 쇼가 아닙니다! -_-;



     




    무겁디 무거운 수하물을 찾고는 곧장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열 시간이 넘도록 입에 갖다대지 못해 금단증상을 겪고 있던 흡연의 욕구를 해소하고자 말이죠 ^^; 그랬더니 또 한번 여기가 라스베가스라는 걸 각인시켜주고 있네요!?




     




    각 호텔에서 귀한 손님을 모셔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리무진입니다. 왜 아니겠어요. 초호화 호텔이 즐비한 라스베가스의 공항이니 만큼 이 정도 서비스는 기본이겠죠? 사진 속에 보이는 차 앞으로도 서너 대가 더 있었는데 운전하시는 분들은 다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제복에 모자까지 갖추고 계시더군요. 저희도 위풍당당하게 리무진을 타고 출발~~~




     




    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 되는 관계로 그냥 셔틀 버스를 탔습니다 ㅋㅋㅋ ^^v






    #6. On the road of Las Vegas



    라스베가스에 도착했던 11월 8일은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하늘은 청명했고 바람은 선선한 가운데 햇살도 적당히 내리쬐고 있어 예전의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초가을의 온화한 기온이더군요. 이 정도라면 여행하기에 딱이라며 즐거워했으나!,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것은 엄청난 오해에서 비롯된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여기는 공항 근처에 있는 알라모 렌터카 서비스의 지점입니다. 이곳에서 빌린 두 대의 차로 미국을 여행했습니다. 한 대는 촬영을 위한 크라이슬러의 세브링 컨버터블, 다른 한 대는 미니 밴인 타운 앤 컨트리 - 역시 크라이슬러 차량 - 였습니다. 원래 촬영용 차량은 머스탱(!)으로 예약했는데 뭔가 착오가 생겼는지 갑작스레 변경이 되었다고 해서 아쉬웠어요!




     




    렌터카 지점에서도 어김없이 보이는 슬롯 머신!

    역시 라스베가스는 어디에서라도 자신의 정체를 숨기지 않네요 -_-b




     




    드디어 차를 타고 라스베가스 시내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 즈음에서는 가슴이 두근두근하면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설레기 시작하더군요. 바로 이 맛에 우리가 늘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저도 운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국제 면허증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여행하는 내내 운전대조차 잡아보질 못해 정말 아쉬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라스베가스의 외곽은 여전히 허허벌판입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얼핏 엿볼 수 있죠?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내려다보거나 이렇게 차로 이동을 하다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땅에 둘러싸인 곳에 라스베가스와 같은 도시가 있다는 게 정말 생소하고 신기하기 짝이 없어요.


    그걸 직접 보면 라스베가스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다만 '특정부류'의 사람들은 목의 갈증이 아닌 원초적인 욕망을 이루기 위해 찾는다는 점에서 흔히 말하는 오아시스의 의미와 차이가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와 물질욕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는 곳이 라스베가스인 듯도 합니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도시가 지금처럼 불야성을 이루며 번성하게 될지 감히 누가 알았을까요?




     




    차를 타고 가면서 가장 먼저 보게 된 라스베가스의 호텔은 만달레이 베이입니다. 이 호텔을 보자 자연스레 로비 윌리암스의 'The Road to Mandalay Bay'가 귓가에 맴돌더군요 ㅎㅎ. (그러나 노래 속의 만달레이 베이가 이 호텔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만달레이 베이는 총 3,30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라이언 킹'을 연중 상시로 공연합니다. 그나저나 창문에 금박을 입힌 호텔의 화려한 황금빛 외벽이 흐려진 하늘마저 밝혀줄 기세입니다. 대단한 위용이죠?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제발~






    [BONUS!] Cinephile & Traveller





     

    1. 벤자민 시겔과 영화 '벅시( Bugsy, 1991)'


    사실 벤자민 시겔은 온통 사막천지인 라스베가스에 호텔과 카지노를 짓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조직의 압력을 받고 거의 강제적으로 자신이 책임을 맡게 되면서 호텔을 건설하게 됩니다. 여자친구인 버지니아 힐의 별명을 따서 '플라밍고'라 이름 지어진 이 호텔은 자금 압박에 시달리다 못해 공사도 마무리하지 않고 서둘러 오픈했습니다.


    시작이 좋지 못했던 호텔은 채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약 30만 불에 달하는 빚을 남긴 채로 파산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초기 자본금조차 회수하지 못한 벤자민 시겔은 호텔에 들어간 돈을 상환하라는 재촉에 시달렸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고, 끝내 살해당하면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라스베가스는 벤자민 시겔의 살신성인(?)에 의해 세워진 셈입니다. 참고로 한때 힐튼에서 인수하기도 했던 플라밍고 호텔은 지금도 라스베가스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리메이크가 아닌 오리지널 '오션스 11'을 촬영했던 장소가 바로 플라밍고 호텔입니다)


    베리 레빈슨의 '벅시'는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조나단 드미가 연출한 희대의 역작 '양들의 침묵'에 밀려 수상에는 실패했습니다. 한편 주연을 맡았던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은 '벅시'에 함께 출연한 것을 계기로 결혼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1994년작 '러브 어페어'에서도 커플 연기를 선보였으나 결혼 직후에는 얼마 못 가서 이혼할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했습니다. 자신이 연기했던 벤자민 시겔처럼 워렌 비티도 플레이 보이로 워낙 유명했거든요. 게다가 아네트 베닝마저 '벅시' 촬영 중에 임신했습니다. 워렌 비티는 올해 초에 자서전을 통해 지금까지 무려 1만 명이 넘는 여자와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었죠.


    예상과 달리 이들은 슬하에 네 명의 자녀를 두고 현재까지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은 아네트 베닝이 워렌 비티의 바람기를 잠재웠다고 말하며, 워렌 비티도 그 점을 인정했습니다. 벤자민 시겔이 버지니아 힐 앞에서는 꼼짝도 못했던 것처럼 말이죠.








     

    2. 영화 '오션스 13 (Ocean's Thirteen, 2007)'



    카지노도 아닌 공항의 슬롯 머신에서 돈을 따봐야 얼마나 따겠나 싶겠지만 절대 우습게 볼 일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자그마치 1,100만 불을 손에 넣은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 비록 현실이 아닌 영화지만 말이죠 ㅎㅎ.


    동료들과 함께 밉지 않은(?) 도둑질을 해왔던 대니 오션. 그는 동료 중 한 명이 악덕 호텔업자인 윌리 뱅크에게 사기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지자 복수를 다짐하고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윌리 뱅크의 호텔에 등급을 부여하기 위해 방문한 관계인사에게 본의 아니게 골탕을 먹입니다. 견디다 못한 이 남자는 호텔에 최저점을 주고 황급히 라스베가스를 떠나려 하고, 오션 일행은 그에게 사과의 표시를 합니다. 그리하여 갖은 고초를 겪었던 남자가 라스베가스 공항의 슬롯 머신을 통해 1,100만 불의 상금을 타게 되는 벼락부자로 탄생하게 됩니다. 어때요? 고생 한번 할만하죠? ^^


    '오션스 13'은 스티븐 소더버그가 동명의 1960년도 작품을 리메이크했던 '오션스 11'의 두 번째 속편입니다. 1편부터 스티븐 소더버그는 자신의 특기를 십분 발휘하여 굉장히 유쾌한 영화로 만든 덕에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뒀었죠. 저는 '오션스 13' 역시 엔딩을 보면서 "이런 영화라면 속편도 환영한다!"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 밖에도 '오션스 11, 13'에는 라스베가스의 호텔과 카지노가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그건 또 차차 소개해드릴게요~









    3. 영화 '쇼걸( Showgirls, 1995)'


    이 영화는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을 배경으로 쇼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암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라스베가스로 온 노미는 우여곡절 끝에 유명 호텔의 쇼에 출연할 기회를 얻지만 이에 만족하질 못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야심을 이루고자 쇼의 책임자를 유혹해 잠자리를 가지면서 눈도장을 받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됩니다. 급기야 노미는 주인공으로 활동하던 쇼걸을 계단에서 밀어 부상을 입히며 마침내 쇼를 대표하는 스타의 자리에 오릅니다.


    '쇼걸'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로보캅, 토탈 리콜' 등을 통해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폴 버호벤의 작품입니다. 이 직전에 그 유명한 '원초적 본능'을 연출하고 섹스 스릴러로 극찬을 받았던 덕분에 '쇼걸'도 큰 주목을 받았었죠. 그러나 결과는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참패였습니다. 워낙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던 감독이긴 하나, 저 역시도 케빈 코스트너가 없었다면 잘 나가던 감독이 제대로 말아먹은 영화를 말할 때 폴 버호벤의 '쇼걸'을 꼽게 됐을 겁니다.


    '원초적 본능' 직후에 만든 영화라 그런지 '쇼걸' 역시 누드와 섹스에 집중하는 영화였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폴 버호벤에게도 그랬지만 주연을 맡았던 엘리자베스 버클리도 마찬가지였죠. 샤론 스톤은 '원초적 본능'에 출연하며 스타로 군림하게 된 것에 반해 엘리자베스 버클리는 이후 이렇다 할 영화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조연이었던 지나 거숀은 워쇼스키 형제의 데뷔작 '바운드'를 비롯하여 '페이스 오프, 드리븐' 등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지난 이야기 보러 가기! 

       겟어바웃과 함께 미국여행을 떠납니다!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33202

       미국, 어디까지 가봤게? 프롤로그 편 =>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36868



    발없는새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고 여행을 꿈꾸는 어느 블로거의 세계입니다.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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