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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크루즈 리브라호 승선기-上] 크루즈도 캐주얼해질 수 있을까?

    JUNE JUNE 2010.12.07

    카테고리

    싱가포르, 항공/선박

     

     

    STAR CRUISES 'LIBRA'

     

    크루즈와 캐주얼, 그 상관관계에 관하여

     

     - 스타크루즈 리브라 호 3박 4일 승선기 上 -

     

     

     

     

     

     

     

     

     

    12월 5일 아침 7시. 싱가폴 항공 SQ602편 인천 국제 공항 도착.

    벨트가 고장나 좀처럼 빨리 나오질 않는 짐을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 보았을 때,

    거짓말처럼 모두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밤새 싱가폴에서 인천으로 날아온 6시간 10분의 비행에 지칠대로 지친 표정.

    두 번째는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일상에 대한 거부감.

    마지막으로 후끈한 공기가 여유롭게 흘러다니던 크루즈에의 그리움.

     

    인천 공항을 나서자, 시릴만큼 차가운 한국의 공기가 잠시 잊고 있던 겨울을 깨닫게 했다.

    김이 뽀얗게 서린 리무진 버스에 몸을 기대고 꽁꽁 언 창 밖을 바라보자, 한국에 돌아왔다는 실감이 났다.

    버스가 출발했고 곧 잠에 빠졌다. 꿈에서, 달콤한 와인 향기 가득하던 크루즈의 밤을 본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은, 캐리어에 두툼한 겨울 옷을 구겨 넣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훅훅 끼쳐오는 싱가폴의 더운 바람 속에서, 털코트와 가디건을 입은 나는 누가 봐도 여행자였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싱가폴의 쨍한 햇살과 새파랗게 늘어선 야자수를 바라보며

    크루즈 승선을 위해 항구로 향했다. 

     

     

     

     

     

     

     

    공항에서 차로 20분이면 도착하는 하버 프런트 센터는 스타 크루즈 리브라호, 버고호 등의 승선 수속이 가능하다. 'Vivo City' 라는 이름의 작은 규모의 쇼핑 아케이드도 함께 붙어 있으므로 간단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짐을 부치면, 승선한 뒤 선실 앞으로 캐리어가 배달되는 시스템. 공항에서의 입출국 수속과 비슷한 절차로 수속이 진행된다. 비행기 보딩패스를 받는 대신, 승선 ID카드를 받는다는 것이 차이점.

     

     

     

     

     

     

     

    크루즈 안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미리 느낄 수 있는 데코레이션으로 가득했다. 크루(스탭)들은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산타 털모자를 쓰고 있었고, 곳곳에 캐롤이 흐르고 있었다.

     

    반짝거리는 전구, 산타 장식,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그러고보니 동남아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까? 그들에게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결코 없을텐데. 따뜻한 햇살과 야자수 아래에서 상큼한 칵테일을 마시는 크리스마스일까? 소소한 의문.

     

     

     

     

     

     

     

    '리브라' 호는 크루즈 중에서도 비교적 미니 사이즈로, 가족적인 분위기가 장점인 캐주얼 크루즈였다. 약 42,276톤, 732개의 객실 약 1500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리브라호. 스타 크루즈에서 가장 빅사이즈인 버고호가 76,800톤, 915개의 객실, 약 1800명 수용 가능하다고 봤을 때 2/3 정도 크기의 아담한 크루즈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러나 사이즈가 작은 대신, 있을 것은 다 있는, 거품과 격식을 줄인, 보다 자유분방하고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의 항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리조트라는 별칭은 오직 크루즈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권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크루즈' 라는 단어 속에 사람들이 느끼는 것. 근엄한, 격식있는, 호화로운, 값비싼.

    물론 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수식어들이 크루즈 여행의 모든 것을 대변하진 않는다.

     

     

    과연 크루즈 여행은 캐주얼 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캐주얼한 크루즈'는 장점일까, 약점일까.

     

     

     

     

     

     

     

    아시아 크루즈가 대부분 그러하듯, 리브라호의 승객 비율은 중국인 30%, 필리핀/말레이시아인 30%,

    태국/인도인 20%, 기타 국가(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 등)10%로 이루어져 있다.  

     

    대충 적은게 티나는 수치긴 하지만, 아마 실제로 통계를 내봐도 크게 차이는 없으리라 믿는다. 그만큼 분위기는 아시아적이지만,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있어 확연히 이국적이다. 음식 또한 중식, 태국식, 인도식 등 아시아에 기호를 맞춘 요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느끼하다거나 입맛에 겉돈다는 이유로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짭짤하고 매콤했으며 과식을 부르는 요리들이었다.

     

     

     

     

     

     

    캐주얼 크루즈를 표방하는 리브라호였지만, 부대시설은 여타 크루즈에 절대 뒤지지 않았다. 풀(Pool) 2개와 자쿠지 2개, 골프 연습장, 미니 농구장, 탁구장, 피트니스와 트레이너, 피로를 풀어 줄 스파, 3개의 카지노장, 디스코텍, 카라오케와 바(Bar), 뷰티 살롱 등 다른 크루즈에 있는 시설은 리브라에도 있었다. 유유히 덱을 돌아다니며 맥주를 마신다거나 재즈 피아노를 들으며 칵테일을 마시는 것은 너무나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리브라호의 또 다른 특징은 승객들의 태도(Attitude)였다. 슬리퍼를 신고 다니거나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이 어느 정도 허락될 만큼, 드레스 코드 규율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들 자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크루들은 항상 친근하게 말을 걸었으며 때로는 승객을 'My friend!' 라고 유쾌하게 부르곤 했다. 캐주얼한 복장으로 디너를 즐기는 사람들과 덱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크루즈 초심자들도 겁 먹지 않고 빨리 적응할 수 있는 프렌들리한 분위기가 참 매력적이었다.

     

    나 역시 한껏 릴랙스한 태도로 밤마다 수다 가득한 와인 타임을 가졌다.  와인은 싱가폴 달러로 30~120 사이로,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마실 수 있다는 강한 장점이 있었다. 또 치즈 플래터는 부탁하면 얼마든지 갖다 주었다. 한 접시 가득히 브리, 에멘탈, 에담, 체다 등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맛볼 수 있었다.

     

     

     

     

     

     

    레스토랑은 웨스턴 스타일, 차이니즈 스타일, 패밀리 레스토랑, 24시간 운영되는 스낵바, 부페식 레스토랑, 풀 사이드 바 등이 있다. 조식은 보통 부페식으로 먹었고, 중식은 기항지 투어 중 현지식으로, 석식은 각 레스토랑을 돌아가며, 야식으론 24시간 운영되는 스낵바를 이용했고, 간식으론 풀 사이드 바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참 알찬 식도락 일정이었다. 음식들이 다 어찌나 맛있던지! 크루즈 여행에서 살이 찌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크루즈 여행의 최대 장점은, 눈 뜨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항지에 닿아 있다는 것. 운이 좋았는지 날씨가 도와준 탓에 흔들림 한 번 없이 밤새 바다를 고요히 가르던 리브라호는 나를 쿠알라룸푸르로, 그리고 랑카위로 데려다 놓았다. 지금까지 배낭 여행만을 다녔었고, 수면 부족에 빡빡한 일정과 싸우던 여행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몸이 편안한 여행'이라는 생소한 첫 경험이, 나는 다소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것이 이번 여행에서의 내 동선이었다. 싱가폴에서 출발하여 쿠알라룸푸르와 랑카위를 찍고, 다시 싱가폴로 돌아오는. 이 외에도,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6박 7일의 일정도 가능하다. 실제로 배 안에서 만났던, 시드니에서 온 노부부는 일주일 째 배를 타고 있는 중이었다. 아직도 볼 것이 너무나 많다며 재밌는 쇼를 특별히 추천해주기도 했다. (19금 성인쇼였지만...)

     

    리브라호에서는 쿠알라룸푸르, 싱가폴, 푸켓, 페낭, 랑카위 등 기항지도, 기항지 투어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반나절 호핑투어나 시티투어를 끝내고 다시 배로 돌아오면, 맛있는 디너가 기다리는 그런 나날이었다.  저녁을 먹고 난 뒤에는 쇼를 관람해도 좋고, 카지노를 해도 좋고, 수영을 즐겨도 좋다. 피곤하다면 스파를 받고 일찍 잠들어도 좋겠다. 무엇을 하든, 어떤 것을 누리든,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인 것이다.

     

     

     

     

     

     

     

    과연 크루즈는 캐주얼할 수 있을까? 정답은 '있다.'

     

    크루즈를 타는 목적이 오직 크루즈 문화만을 탐닉하기 위함인지 여행을 하기 위함인지를 생각해본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른다. 근사한 드레스 혹은 정장을 입고 점잔을 빼며 우아하게 갈라디너를 즐겨도 좋겠지만, 좋은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편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디너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편안한 분위기, 거기에 크루즈 여행의 모든 장점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캐주얼 크루즈 리브라호. 크루들이 부르는 원더걸스의 노바디나,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가 흥겹고 다정하게 들린다면 당신은 이미 이 편안한 배에 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 For more information : http://www.starcruisekorea.com/

    * 하나투어 크루즈 상품 둘러보기 : http://bit.ly/dMY5u5

     

     

     

     

     

     

     

    JUNE

    여행하고 글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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