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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이 아니면 어때, 방콕 태국

    초이Choi 초이Choi 2018.11.27

     청춘의 시발점, 카오산 로드

     먼저 세계 일주를 떠난 친구가 짜준 첫 번째 배낭여행의 시작은 방콕이었다. 왕복 30만 원대에 베트남항공을 탔던 것으로 기억한다. 삼성 슬라이드폰을 쓰던 시절이었다. 여행의 기록은 10만 원짜리 소니 디카가 전부였다. 항공 포함 한 달에 100만 원을 썼으니 디디엠에서 자고, 카오산 로드에서 먹고,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은 우연히 생긴 동행이 무슨 쇼를 꼭 보고 싶다고 하여 뚝뚝을 타고 시암으로 갔다. 뚝뚝 요금은 비쌌고, 매연이 심했고, 도착한 큰 빌딩은 싸늘했고, 쇼는 시간이 안 맞아 볼 수 없었다. 해가 지고 무서워져 다시 뚝뚝을 타고 카오산 로드로 돌아온 것이 수많은 방콕 여행 중 시암에 대한 기억 전부이다. 처음 배낭여행에 눈을 뜬 청춘에게 여행은 곧 카오산 로드였다. 동쪽으로 가는 여행은 거의 빠짐없이 카오산을 들렀을 만큼 나에게는 여행자 거리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일곱 번째 방콕, 첫 번째 시암

      마지막으로 들렀던 카오산 로드는 몹시도 불편했다. 여행자의 로망은 간데없고, 무엇에 취한 것인지 길바닥에 드러누운 외국인과 양팔에 안긴 현지 아가씨들, 대로변에 훤히 엉덩이를 까고 누워 마사지를 받는 남자, 충분히 싫어질 만큼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무례했다. 다시 찾은 방콕에서 카오산 로드의 게스트하우스 대신 차오프라야강 강가의 호텔을 예약하고 뚝뚝 대신 택시를 탔다. 금요일 저녁의 시암을 만끽하고 싶어 백화점에 들어가 비싼 이탈리안 요리를 먹고 디저트를 샀다. 동남아의 여느 도시들이 그렇듯 이곳도 일본과 닮아있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3불짜리 디저트를 사 먹고 카드를 긁을 수 있는 곳, 이 안에만 있으면 여기가 시암인지 긴자인지 모를 일이었다.


     

    변수 없는 여행이란

      '여기서 당신의 호텔은 호텔 셔틀 보트를 타면 쉽게 갈 수 있어요.' 셔틀 보트라니 카오산에서 탔던 모터 달린 보트를 말하는 것인지? 가르쳐준대로 보트 선착장으로 가니 숙박객들이 각각의 호텔 깃발이 달린 보트를 기다리고 있다. 목을 빼고 우리 호텔 보트는 언제 오려나 기다리는 풍경이 마치 자신을 위해 마중나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다. 강가의 호텔에서 사흘을 머무는 통에 매일같이 보트를 탔다. 낭만과 함께 기름 냄새와 소음이 따라왔지만 매일 미소를 건네는 직원의 보트 인사가 반가워 굳이 택시를 타지는 않았다. 


     

    그래도 방콕, 역시나 방콕

      모험은 용기가 필요하고 변수를 전제로 한다. 변수 없는 여행은 휴식이리라, 휴식도 여행이 될 수 있음을 나이가 들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휴식에 싸고 맛있는 과일과 음식, 마사지, 편리한 교통, 친절한 사람들 그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언제고 누구에게나 추천해줄 수 있는 변수 없는 여행지를 묻는다면 두말하지 않고 방콕이다. 어디든 잠깐 다녀 오고 싶을 때, 갑자기 싼 티켓이 나왔을 때, 적은 돈으로 마음껏 사치를 부려보고 싶을 때 가야 할 곳 역시 방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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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오산 로드와 방람푸만 다니던 나에게 시암은 컬쳐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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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엄 힐튼의 리버뷰, 구정물 같아 보이지만 깨끗한 물이라고 해요. 보트를 타면 저 다리 건너 BRT 역에 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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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식당에서 고수를 볼 줄이야, 솜땀과 스틱키 라이스 그리고 손도 못 댄 생선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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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티크, 필름은 모두 흔들려서 쓸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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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암? 현지인들은 사이암이라고 하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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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뚝뚝은 아직도 다니네요. 200밧 바가지 썼다고 한숨 못 잤던 카오산의 어느 날이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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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사 긴자, 일본과 참 많이 닮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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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식도 여행이어라, 또 올게 방콕


     
     
     

    INFORMATION

    항공 제주항공/ 무안-방콕 수목토일 21:10/ 방콕-무안 월목금일 07:50/ 운항 기간 2018.10.28~2019.03.30

    주차요금 무료(1,883대)/ 면세품 인도장 2F/ 광주종합버스터미널 → 무안국제공항 3,800원

    숙소 밀레이엄 힐튼 방콕 Millennium Hilton Bangkok (100달러~) 체크인 14시/ 체크아웃 12시

    호텔-수완나품 국제공항 택시 600밧/ 하이웨이피 없음/ 미터기 아님/ 1시간 40분 소요

    마사지 시암 마사지 Siam Massage/ 타이 마사지-250밧(1시간)/ 오일 마사지-450밧/ 풋 마사지-250밧

    02-007-4237/ 구글맵에 없음/ 주소지에서 주황색 간판/ 234 Charoen Nakhon Rd Khwaeng Khlong Ton Sai, Khet Khlong San

    교통 BRT 시암역-시판탁신역 37밧

    선착장 호텔 셔틀 보트 시판탁신역 - 20분마다 1대, 무료/ 시판탁신역 - 아시아 티크 셔틀 보트 15분마다 1대, 무료

     

    초이Choi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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