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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크루즈 리브라호 승선기-下] 크루즈의 행복한 시간

    JUNE JUNE 2010.12.15

    카테고리

    싱가포르, 항공/선박

     

     

     

     

    STAR CRUISES ‘LIBRA’

     

    크루즈에서의 행복한 시간

     

     - 스타크루즈 리브라 호 3박 4일 승선기 下 -

     

     

     

     

     

     

     

    리브라호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꿈처럼 아득히 느껴지는 3박 4일이었다. 일상이 눈 돌아갈만큼 바쁘고 정신없이 느껴질 수록, 크루즈에서의 느릿느릿 평온하게 흐르던 시간이 그립고, 또 그립다. 짭짤한 바닷 바람, 별이 가득한 밤 하늘, 울려퍼지던 음악, 그리고 또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크루즈의 승무원, 크루들. 행복했던 지난 3박 4일, 크루즈에서 만났던 얼굴들을 점점이 떠올려본다.

     

     

     

     

     

     

     

     

    스타크루즈 리브라(Libra) 호는 작은 규모만큼, 크루들도 가족적이다. 다정다감하여 쉽게 친구가 되는 이들은, 크루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되어준다. 카메라에 천진난만히 웃으며 브이(V)를 그려준 그의 이름은 엘런. 리브라 호의 전속 피아니스트다. 캐롤, 재즈, 팝송, 클래식은 물론 애니매이션 주제가까지 연주하는 폭 넓은 레파토리를 자랑한다.

     

    크루즈의 가장 중심부인 4층, 리셉션이 있는 크리스탈 코트 한 가운데의 새하얀 그랜드 피아노는 엘런의 전담 피아노다. 즉, 전속 피아니스트는 엘런 뿐이라는 이야기다. 매 시간마다 하루종일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그와 친구가 된다.  엘런은 처음에, 내가 일본인인 줄 알고 애니매이션 '후르츠 바스켓' 의 오프닝을 연주하다가, 한국인이라고 말하자 금세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제가를 연주해주는 재치를 보여 주었다.

     

     

     

     

     

     

     

     

    사진 속 그녀는 아이들 놀이방인 포트홀(Port hole)의 전담 크루이다.

    처음엔 한국분인 줄 알았는데 중국분이셨다.

    여러 대의 카메라를 한꺼번에 들이대어도 당황하지 않고

    하나하나 눈 맞추며 수줍게 웃어준, 이 프로페셔널한 친절함!

     

     

     

     

     

     

     

     

    다소 쑥스럽게 촬영에 응해주신 사진 속의 인물은 

    스타크루즈 리브라호의 정찬 레스토랑 타이판(TAIPAN)의 전담 쉐프.

     

     

     

    스타 크루즈가 다른 크루즈와 가장 뚜렷하게 차별화 되는 부분을 한 가지만 예로 들자면, 바로 크루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찬', 즉 갈라디너의 캐주얼함에 있다. 엄격하게 정찬 시간이 정해져 있고, 사전 예약을 필수로 해야 하는 다른 크루즈에 비해서, 비교적 자유로운 정찬 시간과 사전 예약 없이도 자유 좌석제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드레스 코드도 다소 캐주얼한 편이므로, 잠옷이나 수영복과 같은 무례한 차림이 아니라면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기 때문에 뻣뻣하게 긴장된 몸으로 식사를 할 필요도 없으며, 우리나라 사람에겐 익숙치 않은 '팁' 역시 사전 포함으로, 별도 지불 할 필요가 없다.  크루즈의 갈라디너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신나게 즐겼던 순간이 있다면,

    바로 마지막 밤을 장식하는 페어웰 파티(Farewell Party)!

     

     

    풀 사이드에서 밤 하늘을 배경 삼아 쩌렁 쩌렁 음악이 울려퍼지던

    이 뜨거운 열기의 한 여름 밤 축제!

     

     

    어느 새 친구가 된 크루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나는 이번 크루즈 여행 마지막 밤의 옷자락을 아쉬움에 꼭 쥐었다.

     

     

     

     

     

     

     

     

     

     

    이 달콤함의 유혹!

    페어웰 파티는 치명적인 야식으로 가득하다.

    달콤한 케이크과 치킨 윙, 볶음 국수, 핫도그 등 맛있는 음식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동남아 여행을 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열대의 나라들은 참 찐~한 맛의 초콜릿을 갖고 있다. 싸르르한 단 맛에 눈이 질끈 감긴다. 부드럽고 촉촉한 초콜릿 무스를 한 스푼 가득 떠 담고, 체리와 생크림을 듬뿍 올린 초콜릿 가나슈, 코코아 파우더를 잔뜩 묻힌 포슬한 트뤼플 초콜릿, 향긋한 바닐라 컵 케이크, 찐득하게 입 안에서 감기던 초코 타르트까지 한 접시에 알차게 담아 먹었다. 크루즈 여행에서 다이어트에 대한 죄책감은 잠시 버려야 할 것 같다. 비록 살 찌는 소리가 들린다 하더라도! 이 달콤함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배불리 먹었다 할지라도 염려 마시라!

    크루들과 함께 신나는 댄스 타임을 갖다 보면 소화가 끝나 있을 것이다.

    처음엔 뻘쭘해하던 사람들도 어느새 누구 하나 빠짐 없이 신나게 파티를 즐긴다.

     

     

     

     

     

     

     

     

     

     

     

    크루들은 어린이들에게도 다정한 친구가 되어준다.

    어른들처럼 점잔 빼지 않는 솔직한 아기들은 제일 먼저 크루와 함께 춤을 춘다.

    작고 토실한 엉덩이를 흔들며 덩실덩실 춤추고 있는 아가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어른들도 흥이 나지 않을 수 없다.

     

     

     

     

     

     

     

     

     

     

    파티는 밤이 깊도록 열기가 식기는 커녕, 더욱 뜨겁게 무르익었다.

    사람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손을 부딪치고, 발을 구르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파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즈음, 익숙한 멜로디가 귀에 들려왔다.

     

     

    바로 한류열풍의 주인공들!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와,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Sorry Sorry), 2NE1의 파이어(Fire)까지!!

     

     

    놀랍게도 파티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우리나라 가요였던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바다를 가르며, 밤 하늘 쩌렁 쩌렁 우리나라 가요가 울려 퍼지고 있다니!

    승객 약 1700명 중, 한국인 달랑 9명! 정말이지 우리 뿐이었는데!

    이건... 도저히 가만히 서서 사진 찍고 있을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 때까지 꾸욱 참고 있었다는 듯, 크루들이 모두 뛰어나와 다 함께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췄다. 어쩐지 말로 할 수 없는 신기하고도 뿌듯한 기분. 나도 잘 모르는 안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잘 추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마치 내가 원더걸스의 소희가 된 마냥, 고맙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춤 추며 찍는 바람에 사진이 엉망진창으로 흔들렸지만, 그 때의 흥겨움 만큼은 고스란히 잘 전달 되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무대 앞으로 나가서 한국인 대표로 춤이라도 한 번 췄어야 하는건데,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농담)

     

     

     

    3박 4일, 스타크루즈 리브라호에서의 행복한 시간으로 모두가 저마다의 추억을 가슴에 새긴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다소 부담스럽게 느꼈던 크루즈와의 거리감은 0으로 줄었고, 몸무게는 1.5킬로가 불었으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편안함과, 다정한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여행이 다정한 추억을 가슴에 안고 돌아오는 경험을 말하는 것이라면,

    나는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 아마 최고의 경험을 한 것이다.

    지금껏 어떤 비행기, 호텔, 관광지에서도 스탭의 존재를 이렇게 가까이 느꼈던 적이 없었다.  

     

     

    나의 여행을 위해 항상 웃는 얼굴로

    편안한 친구가 되어주는 그들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그러니 다음에, 다시 한 번 그들을 만난다면

    이번엔 어색해 하거나 낯설어 하지 않고,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Fin.

     

     

     

     

    JUNE

    여행하고 글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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