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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 니콜라와의 만남, 장자크상페 특별전

    유로트립 유로트립 2011.01.09

    카테고리

    한국, 경기


     

     

     

    꼬마 니콜라와의 만남, 

     

    장자크 상페 특별전 

     

     

     



    [꼬마 니콜라 Le Petit Nicolas Le ballon]




    고양시 고양아람누리에서 '국제만화 예술축제(ICAFE)'와 꼬마 니콜라로 유명한 '장자크 상페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작년 12월 21일 개막한 이번 전시회는 새봄의 길목인 3월 2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아이들은 물론, 책으로 '꼬마 니콜라'를 접했던 30대 중후반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Le Petit Nicolas, le ballon 꼬마  니콜라 빨간풍선-학교 운동장]



    '꼬마 니콜라'는 성장기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엉뚱하고 귀여운 천방지축 악동인 니콜라와 그의 친구들이 질풍노도 시절의 감성 어린 추억담을 들려준다. 배경 자체는 달라도 나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책을 읽으면서 배시시 웃었던 기억이 난다.


    단순하면서도 예리한 주제을 가진 삽화는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줬다. 그렇기에 '꼬마 니콜라'의 삽화가인 프랑스인 장자크 상페의 전시회가 더욱 반갑다. 그 시절의 추억을 돌아보며, 왠지 모를 행복감이 충만해진다. 


    장 자크 상페는 일본에서도 상당히 인기 있다고 하는데, 일본을 제치고 한국에서 먼저 전시회를 열었다는 건 조금 의외다. 다만 일전에 “한국에서 내 작품이 300만부 (꼬마 니콜라 등을  말함) 이상 나간 걸 알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전시를 한다면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하고 싶었다”던 샹페의 말을 떠올려보니, 그 이유를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그는 한국 회화에 대한 애정도 드러낸 바 있다. “한국의 전통회화에도 해학적인 요소와 여유의 미가 느껴지는데, 이는 내 그림 세계와도 상통하는 것”이라 평했다고 한다. 전시개최국인 한국에 대한 립 서비스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런 작가의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먼저 만나게 된 건 분명 유쾌한 일이다.





     



    [LA GRANDE PANIQUE, 1966.대혼란  표지]



    전시회 장소는 고양의 '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이다. 고양시의 갤러리인데, 의미 있고 좋은 전시를 많이 개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 3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고양 아람누리로 연결되는 길이 있다.


    이처럼 고양에서 유명 작가의 전시회를 기획하는 걸 보면, 이젠 꼭 서울에 살지 않더라도 문화적 향유의 기회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이번 전시회는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상페 In France

    2. 해학과 유머

    3. 삶의 단상과 잠언

    4. 아름다운 날들

    5. 상페와 예술

    6. 꼬마 니콜라



    여섯 가지 섹션에서 각기 다른 상페의 작품을 만나며, 그의 철학을 공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페가 1959년에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최근까지 완성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120점의 원화와 100점의 복제화), 니콜라 피규어(제일 좋아하는...)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있다. 또 전시회 안에는  상페의 작업실도 재현돼 있으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요즘은 이렇게 가족 단위 혹은 어린이 대상 전시회에서 크고 작은 부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어 참 좋다. 이곳 전시회 한편에선 영화 '꼬마 니콜라'를 상영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선 니콜라 그림에 색을 입히거나 관련 가방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재료비 5,000원 별도). 여기에 해피빈에서 주최하는 행복한 나눔 이벤트도 있어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모습이었다. 이번 전시는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기획되었다고 하는데, 전시회장에서 이런 방식으로 '나눔'을 가르치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리곤 전시회를 천천히 둘러보는데, 상페가 벽에 이런 글을 남겨 놓았다.

    "제 인물들이 작은 것이 아니라 세상이 너무 큰 것입니다."

    (Mes personnages ne sont pas minuscules, c'est le monde qui est grand)


    프랑스어를 잘 알진 못하지만,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문구 같다. 꼬마 니콜라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은 크게만 느껴졌을테니까...





     

     

     

    예술과 만화의 경계에서,

     

    국제만화 예술축제(ICAFE) 

     


    상페의 특별전과 함께 열리는 '국제 만화예술축제' 전시도 둘러봤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만화책 속 만화'가 아닌,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서의 만화가 전시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시사만화와 아트 카툰(Art Cartoon)의 질적/양적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내 만화의 예술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대외적 차원의 세계화를 추구하고자 마련된 전시회라고 한다.



     



    [박재동의 그림 중에서]




    이번 전시회는 팝아트의 의미를 재조명한다는 데 있어 큰 의미를 지닌다. 레디메이드와 다다이즘의 출현에 이은, 철저하리만치 상업적이고 대중적 요소로 무장한 팝아트의 등장은 기존의 전통적인 예술관을 깨뜨리는 일종의 변혁이었다. 소수의 전유물이었던 예술을 대중 스스로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박순찬 - 행복한 눈물]



    소위 '대중 문화'라는 관점에서, 카툰 즉 만화는 본질적으로 인생의 진리와 해학을 품고, 대중에게 가장 가까이 존재했던 소박한 예술이었다. 그러다 점차 미적 표현과 창조적 감각을 더해가며 예술의 영역에 가까워진 장르라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회는 주목할 만 하다. ‘예술과 유머’를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에서 ‘예술로 다가온 만화’와 ‘현대미술의 유머러스한 만화적 표현’을 함께 접함으로써, 관객 스스로 예술과 만화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최민 - KOREA Mickey Mouse]



    국내외 작품을 고루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전시회의 장점이다. 우선 국내관에서는 국내 시사만화 작가들의 ‘예술과 유머’를 주제로 한 카툰들을 접할 수 있다. 요즘 주목받는 신예 작가들(이하, 박소영, 찰스 장, 함영미, 이순구 등)이 참여해 만화적 표현과 예술의 미래를 보여준다. 또, 한국 만화계의 두 거장인 박재동과 이희재 2인전이 기획전 형식으로 열려,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이희재 작가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 중계동, 남대문 시장의 풍경, 그리고 인사동 법정스님 다비식과 촛불시위 현장 등을 그려낸 화첩은 인상적이다. 여행과 생활 속 인간의 삶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박재동 작가의 수준 높은 작품 20점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희재 화첩 - 법정스님 다비식]



    덧붙여, 얼어 붙은 요즘 남북 정세 속에서 '조선신보'의 4컷 만화가이자 총련계의 대표 시사만화가인 전철의 작품은 깊은 의미를 지닌다. 재일조선인 작가인 그의 작품은 통일부의 정식 반입 허가를 받아 국내 최고로 공개됐다고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메나제 - 언론 탄압]



    해외관에서도 국내전 만만치 않은 흥미로운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유럽 최고의 예술만화축제로 손꼽히는 프랑스의 '생-쥐스트-르-마르텔 국제유머축제' 출품작을 비롯해, 동유럽 최고의 공모전인 '폴란드 사트리콘 국제공모전'의 수상작들이 국내 최초로 전시됐다.


    또, 터키 출신 카투니스트인 셀축 데미렐(selçuk Demirel), 풍자 일러스트로 국제적 입지를 구축한 폴란드 작가 파벨 쿠친스키(Pawel Kuczynski), 프랑스의 그래픽 노블 시리즈인 '브로즈(Broz)'로 많은 국내팬을 보유한 애드리안 스미스(Adrian Smith)의 세계도 엿볼 수 있다. 그밖에 중국의 “레드아트 3세대” 및 유럽 아트 일러스트 작가들의 최신작도 놓쳐선 안 될 명작들이다.

     

     

    [관련 지식] 장자크 상페 (Jean-Jacques Sempé)


    장자크 상페는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난 데생 화가로, 소년 시절 악단에서 연주하는 것을 꿈꾸며 재즈 음악가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1960년 르네 고시니와 함께 『꼬마 니꼴라』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이 작품은 50년 간 재출판과 재번역을 거듭하며 30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1962년에 작품집 『쉬운 일은 아무것도 없다』가 나올 무렵에는 그는 이미 프랑스에서 데생의 1인자가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30여 권의 작품집들이 발표되었고, 세계 유수한 잡지들의 가장 중요한 기고자 중 하나이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서정적 표현에 뛰어나며, 프랑스 그래픽 미술대상도 수상했다.


    간결하고 서정적인 그림, 익살스런 유머, 간결한 글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장자크 상페는 정치나 성(性)을 소재로 삼지 않고도 두터운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의 기본적인 관심은 끊임없이 고독해 하는 인간과 사회의 모순을 향해 있다. 유머러스하고 깊이 있는 장면 포착에 능하며, 짧은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그의 출판물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1991년에는 1960년부터 30년간 그려온 데생과 수채화 작품들을 모아 ‘빠삐용 데 자르’에서 전시회를 개최했고, 프랑스 언론사 파리 마치는 이 전시에 대해 ‘현대 사회에 대한 사회학 논문 1천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유로트립

    여행과 음식을 좋아하는 여행 노마드 손안에는 작은 카메라 LX2와 노트북 하나로 세상을 주유한다. - 무거운 카메라는 싫어하는 귀차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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