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닭갈비 전문점 "희래"
실내를 가득 채운 '맛집 인증' 액자들(^^)과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흔적
아삭아삭한 양배추와 맛깔스럽게 담아낸 집 된장!
그리고...보기만 해도 군침도는 매콤한 닭갈비 구이!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희래'는 제대로 된 닭갈비 전문점이다. 간판에 적혀 있는 것처럼 '참나무 숯불에 닭이 만나는 순간'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길게 줄이 늘어서곤 하는 이곳이 가장 한가한 날은 그나마 월요일. 그 하루를 딱 맞춰 찾아간 것도 나와 이집의 운명적인 만남인 듯 했다.
실내에 들어서면 벽면에 온통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사인과 사진이 걸려있다. 문득 '사장님이 혹시 야구선수 출신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지만, 허겁지겁 맛있는 닭갈비를 먹다 보니 금세 질문거리를 잊어버리고 말았다.
흔히들 '닭갈비'라고 하면 냉동 닭을 시뻘겋게 볶아 내는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집에선 '제대로 된 닭'을 이용해 닭갈비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맛있는 닭갈비를 위해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닭'이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모든 닭은 '중닭' 이상을 사용한다. 소비자가격으로 1만 6천원을 호가하니 보통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가격이다. 이처럼 튼튼한 닭을 가지고 갖은 양념에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음 담백하게 구워낸다. 시뻘겋게 보이는 양념이지만, 맛이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았다. 이집 사장님에게 비결을 물어봤더니,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 일체의 조미료나 맛당 등을 넣지 않는다고 한다.
이집에선 좋은 숯에서 초벌을 한 닭을 각자의 테이블로 가져다 주는데, 손님들은 자기 테이블에서 약간씩만 더 익혀 먹으면 된다. 튼튼한 닭, 좋은 숯, 맛있는 양념! 세박자를 고루 갖춘 닭갈비의 맛은 정말 최고다. 특히 닭을 한 입 깨무는 순간 터져나오는 육즙이란...여러분은 혹시 닭에서 육즙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로선 참으로 오랜만에 맛본 '닭의 육즙'이었다.
닭고기만의 촉촉한 육즙 맛과 부드러운 살코기 맛이 숯불의 향과 잘 어우러져 담백한 맛을 낸다. 오돌오돌한 날개를 한 입 가득 뜯어 먹고, 씹는 맛이 일품인 다리 부위까지 한껏 즐기니, 푸짐하고 만족스런 저녁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게 '행복한 식사'를 하고 있는데, 하나둘씩 모여든 손님들로 실내는 이미 가득 차버렸다. 앞으로 나 역시 이집의 단골이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닭갈비가 먹고 싶은 월요일 저녁엔 이집을 종종 찾게 될 듯하다. 좋은 살마과 소주 한 잔 곁들이면 더욱 좋겠다.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