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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오는 날엔, 이태원에서 우동 한그릇 어떠세요?

    요리엔탈 요리엔탈 2011.05.20

    카테고리

    한국, 서울, 음식


     

    이태원의 맛집을 찾아서, 

     

    사누끼 우동 전문점 '니시키'

     

     

     

     

     

    이태원에 자리한 사누끼 우동 전문점 '니시키'

     



     

     

    4인용 테이블과 자그마한 바로 구성된 공간은

    오늘도 수많은 단골 손님을 기다린다.

     



     

     

    메뉴 구성은 단촐하고,

    밀가루에 물과 소금만을 넣고 만든 면발은 찰지다.

     

     

     

     






    누구에게나 싫어하는 음식 하나 쯤은 있다. 어린 아이라면 당근이나 시금치 같은 야채를 싫어할 수도 있고, 여성 분들 중엔 냄새 나는 돼지국밥을 꺼려하는 이들도 많다. 나는 이상하게도 어려서부터 굵은 면발의 음식을 싫어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우동' 이었다. 이유인즉슨, 굵은 면발의 그 텁텁한 맛이 너무나도 싫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냄새와 비슷한 인조 냄새에 유독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날 '맛의 달인'이란 만화책을 보고는 그런 편견을 깰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맛 본 굵은 면발들은 모두 '면발이 만들어진 채로 유통되는' 면이란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소위 '굵은 면'으로 통하는 '사리'를 물에서 휙 하고 데친 뒤 내어주는 면발.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이렇게 싼 면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저그런, 비슷한 맛의 음식만을 내어놨던 것이다.

     

    그러다 몇 해 전 일본여행을 통해 진정한 우동을 맛봤는데, 이젠 한국에서도 그 맛을 낼 줄 아는 우동집을 하나 둘 발견하고 있다. 내가 즐겨 찾은 이태원의 '니시키' 역시 충분히 인상적인 굵은 면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집은 사누끼 우동을 전문으로 낸다. (여러 종류의 우동이 있지만, 일본에서도 사누끼 우동을 으뜸으로 친다.)

     

    이 집에서 면발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재료는 단 두가지, 물과 소금이다. 이 두 가지 외에 다른 어떤 재료도 넣지 않는다. 또, 육수를 뽑아 내기 위해 연수를 사용할 정도로 한 그릇의 우동에 많은 정성을 쏟는다.

     

    그래서일까? 가만히 한 모금 국물을 들이키면 그 맛이 혀끝에 감돈다. 조금 과장해 표현하자면, 조용한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물결이 차분하게 퍼지듯 이곳의 육수 맛이 그렇게 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면발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균일하게 뽑아낸 면발은 참 잘 만들어낸 면발이었다. 면발의 찰기는 일품이었고, 육수의 맛과도 잘 어우러졌다. 밋밋한 맛이 아닌 전체적인 간이 되어 있는 굵은 면발. 수많은 우동집이 이태원에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앞으로도 이처럼 맛있는 굵은 면발을 내는 우동집은 좀처럼 찾기 어려울 듯 싶다.


    요리엔탈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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