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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 러버를 향한 매혹적인 손짓: 독일과 스위스의 국경, 비트라 캠퍼스

    앙제 앙제 2011.01.17

    카테고리

    유럽, 서유럽

      

     

     

    바일 암 라인(Weil am Rhein).

     

     

     

    들어 보셨나요? 이름도 발음도 어려운 이곳, 스위스와 독일의 국경에 위치한 이 작은 마을로 희안하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바로 유명한 가구회사 비트라의 공장들과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그리고 작년 초 오픈한 홈 & 오피스 퍼니처 쇼룸(이라기엔 무척 크죠^^;)인 비트라 하우스로 구성된 비트라 캠퍼스 때문이죠.

     

    비트라가 대체 무엇이길래 사람들의 관심을 끄냐구요? 우선 비트라에서 생산하고 있는 가구와 소품이 디자인 애호가들의 위시 리스트의 탑에 랭크되어 있는 현재 우리시대 거장 디자이너들의 마스터피스라는 점, 그리고 비트라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공장까지도 거장 건축가들의 작업이라는 점이죠. 현대 건축의 대가들의 작품이 모여있는 시골 마을, 바일 암 라인.

     

     

     

     

    이제 출발해 볼까요?

     

     

     

     

     

     

     

    바일 암 라인까지 한번에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가장 가까운 대도시가 스위스 바젤입니다. 바젤 역시 직항이 없으므로 대개는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서 가게 되요. 프랑크푸르트에서 4~5시간 정도 공항 대기 했다가 바젤에 도착하면 늦은 밤이 됩니다. 출발을 기다리면서...여행은 언제나 이렇게 출발하기를 기다리는 그 순간이 가장 흥분되고 설레지 않나요? 

     

    서울도 눈이 많이 왔지만 유럽도 최근 눈이 많이 옵니다. 특히 독일과 스위스. 겨울에는 눈으로 인한 연착과 결항이 종종 있는데요, 결항일 경우에는 항공사에서 호텔과 왕복 택시 바우처를 제공합니다. 호텔은 지정해 주고, 택시는 바우처를 기사에게 보이면 목적지까지 데려다 줍니다. 저 역시 눈으로 인해 바젤행 마지막 비행기가 결항되고 그 다음날 연결 항공편을 타게 되었답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공항이 온통 눈밭입이다.

    그리고 비행기가 떠오르고 펼쳐지는 풍경은....

     

     

     

     

     

     

     

     

     

     

      

     아.... 완전 환상적입니다.

    아이폰 3GS로 촬영한 사진이라 매우 거칠게 찍혔는데 오히려 그런 망점들 덕에 그림 같아 보입니다.

    마치 어느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지 않나요?

     

     

    사실 비행기가 결항되면서 짐도 못찾고 하루 밤을 보내느라 고생을 하긴 했지만

    (제가 아는 분은 그럴 경우를 대비해 갈아 입을 옷과 간소한 화장품을 들고 타신다네요^^;;)

    이런 풍경을 보니 그 고생의 기억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다시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만 뭉글뭉글 기분좋게 피어오릅니다.

     

     

     

     

     

    드디어, 비트라 캠퍼스에 도착!

      

     

     

     

     

     

    두둥! 드디어 비트라 캠퍼스에 도착했습니다. 바젤 공항이나 시내에서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바일 암 라인. 그 짧은 시간 안에 스위스와 독일 국경도 지나고, 그러다 보니 로밍폰은 계속 스위스 안내 문자 들어왔다가, 독일 안내 문자 들어왔다가...

     

    버스도 있는 것 같지만, 겨울인데다 초행길이라 그냥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비는 대략 50~60유로 사이입니다. 바젤 택시 기사들은 '비트라'라고만 해도 잘 압니다. 비트라 캠퍼스에 도착하면 여러 채의 집이 쌓여 있는 디자인의 저 건물이 먼저 눈에 확 들어오는데 바로 비트라의 홈 & 오피스 퍼니처의 쇼룸 역할을 하는 비트라 하우스로 2010년 2월 말에 오픈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트라 캠퍼스라고 부르는 이곳을 돌아보겠습니다. 비트라는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디자인 가구 회사'입니다. 그런데 단지 디자인 가구 회사라고 일축하기엔 개인적으로 좀 섭섭하네요. 그들이 생산하고 있는 가구들이 단순히 앉고, 눕고, 기대고 쓰는 단지 그런 가구가 아닌 거죠. 현빈의 말처럼, 디자이너들이 한 선~ 한 선~ 아주 고민과 고뇌를 듬뿍 담아서 완성한, 그런 가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디자인적인 밸류와 더불어 시대의 기술적 혁신을 불러 온 가구들로 있고 말입니다.

     

    50년 이상을 오피스와 홈 퍼니처, 인테리어 오브제를 선보이고 있는 비트라는 이렇게 독일 시골 구석에 홈 베이스를 두고 '비트라 캠퍼스'라고 지칭하며 디자인에 죽고 못사는 사람들(저 같은 사람들^^)을, 그리고 세계의 이목을 이곳으로 끌어 들이고 있습니다. 그 당당함이란!

     

     

     

     

     

     

    흐리긴 하지만 우선 비트라 하우스 내의 스케치 전도로 먼저 살펴봅니다.

     

     

    오른쪽 앞쪽으로 막개기가 막 쌓여있는 저것이 비트라 하우스,

    비트라 하우스 왼쪽 뒤쪽으로 보이는 것이 풀러의 돔,

    더 왼쪽으로 프랑크 게리의 디자인 뮤지엄과 안도 타타오의 컨퍼런스 빌딩,

    그 뒤쪽으로 니콜라스 그림쇼의 팩토리 빌딩과 알바로 시자의 팩토리 빌딩,

    마지막으로 오른쪽 제일 뒤쪽으로 자하 하디드의 소방서가 그려져 있네요.

     

      

    이렇게 비트라 캠퍼스는 알바로 시자, 니콜라스 그림쇼, 프랑크 게리, 자하 하디드, 안도 타다오, 헤르조그 & 드 뫼롱 등 당대 최고의 스타 건축가들이 작업한 공장과 컨퍼런스용 건물, 소방서, 뮤지엄, 작년 오픈한 홈 컬렉션 전시장인 비트라 하우스가 너른 부지 안에 웅장하게 펼쳐지며 하나의 '건축 공원'을 이룹니다.

     

    워낙 유명한 건축가들의 작업이 산재해 있으니, 이름 그대로 건축으로 이루어진 캠퍼스임이 분명합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비트라 하우스는 다음에 자세히 보여드리기로 하고, 비트라 캠퍼스의 건축들을 돌아보겠습니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비트라 하우스와 마주 보고 있는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비트라에서 생산된 역사적인, 아이콘적인 가구들의 상설 전시장인 동시에 기획 전시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프랑크 게리의 작품입니다. 구불구불한 비늘 옷을 입은 것 같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본 적이 있나요? 바로 그 미술관 역시 프랑크 게리의 작품입니다. 그는 이렇게 정형화된 건축의 틀을 깨는 해체주의 건축가로 유명하죠.

     

    제가 방문했을 때는 디자인과 제작 프로세스에 대한 친환경적인 접근이 돋보이는 캄파냐 형제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에드라에서 많이 선보이고 있는 그들의 작업은 독특한 디자인에 한편으로는 약간 기괴하기도 해서 어떨 때는 얄미운 사람에게 시원하게 한 방 날릴 것 같은, 통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뒤쪽으로 블루와 레드 컬러의 작품 '밸런싱 툴(Balancing Tools)'이 보입니다. Claes Oldenburg와 Coosje van Bruggen의 1984년 작인데, 비트라의 창립자인 빌리 펠바움의 70세 생일에 그의 자녀들이 선물한 것이라 합니다.

     

     

     

     

     

    주유소

     

     

     

     

     

     

     

     

    비트라 캠퍼스 내에 왠 주유소?

    장 프루베가 1953년 디자인한 이 페트롤 스테이션은

    원래 프랑스 루아르 강 유역의 를레 데 상글리에에 있던 주유 회사를 위해 지어진 것으로,

    2003년 비트라 캠퍼스로 옮겨 졌다 합니다. 우리나라 주유소와는 완전 다른 모습이군요.

     

     

     

     

     

     

     

     

    주유소 건물 뒤쪽으로 리처드 벅민스터 풀러의 경략축지 돔이 살짝 보이네요.

    1954년, 디트로이트에서 선보인 이 경략축지 돔은

    비트라 캠퍼스에서의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공간입니다.

    아래는 비트라 하우스 안에서 본 모습입니다.

     

     

     

     

     

     

     

     

     

    비트라 팩토리 빌딩

      

     

     

     

     

    니콜라스 그림쇼의 작업인 팩토리 빌딩입니다.

    옆의 알바로 시자 건축의 팩토리 빌딩과 브리지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브리지는 통로이면서 천장의 역할도 한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뒤쪽으로 돌아가면...

     

     

     

     

     

     

     

     

     

    귀여운 코끼리들이 놀고 있습니다.

    몇 녀석은 탈출을 시도하고 있네요.

     

     

     

     

     

     

     

    "코끼리들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마시오!"

     

    "네~"

     

     

    그냥 지나 갑니다.

    (사실은 한 마리 데려 오고 싶었답니다. 제 후배는 태어나는 아기 선물로 받았어요. 부럽~)

    또 하나의 팩토리 빌딩은 알바로 시자 작품인데, 19세기의 공장 건물 같은 벽돌 건물입니다.

    아쉽게도 제대로 찍힌 사진이 없어서...

     

     

    이제 비트라 캠퍼스에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물을 둘러 볼 예정입니다. 바로~

     

     

     

     

     

    소방서

     

     

     

     

     

     

     

     

     

    비트라는 1981년, 대화재로 인해 대부분의 시설이 전소되자 비트라만의 소방 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리고 소방서를 짓게 되었죠. 건축은 해체주의 건축가로 유명한 자하 하디드가 맡았고 이곳 소방서는 그녀의 해외 첫 작품이 되었습니다.

     

    영국보다는 외국에서 더 극찬을 받고 있는 자하 하디드의 건축 디자인은 기존의 벽과 바닥이 이루는 틀을 깨는 과감한 디자인으로 유명하죠. 이곳 소방서 역시 보시다시피 사선의 건축입니다. (옆으로 살짝 보이는 벽돌 건물이 알바로 시자 건축의 팩토리 빌딩입니다.)

     

    서울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 서울에서도 그녀의 작업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 작업에도 참여해 벽과 침대, 테이블이 일체가 되는 독특한 디자인을 제안했죠. 

     

     

     

     

     

     

    이곳 소방서는 원래는 소방차도 들어가고 부엌 기능의 회의실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전시와 카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답니다.

     

     

     

     

     

     

     

     

     

    소방서는 가이드와 함께 내부 견학이 가능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잠시 있다 보면 현기증이 이는 것을 느낄 거예요.

     

     

    다름 아니라 이 건물의 모든 벽이 제대로 서 있는 것이 없어서 그렇답니다.

    자하 하디드 디자인 특성상 벽이 안으로, 바깥으로 기울어져 있다보니

    내부가 반듯한 직선이 아닌 사선으로 구성되어

    십 여분이 지나면서는 어지러움이 몰려오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 봅니다.

    눈 쌓인 주변 풍경이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네요.

     

     

    한겨울의 건축 디자인 여행...어떠셨나요?

    여름의 녹음으로 가득한 풍경 역시 멋지겠으나

    이렇게 눈 가득한 풍경은 오히려 약간 초현실적인 분위기마저 가져오니

    추위 따위로 손사래를 친다는 건 말이 안되겠죠?

     

     

    코끝 싸~한 바람까지도 한웅큼 마음을 설레게 하는 힘이 있으니

    디자인적 충만감과 여행의 달뜸을 한껏 호흡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다음에는 디자인 감도를 높일 수 있는 가구와 사랑스러운 소품들로 가득한

    비트라 하우스를 소개할게요.

     

     

     

    앙제

    여행과 디자인을 사랑하고, 와인과 구르메를 즐기며, 음악과 영화를 흠모하는 글로벌 트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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