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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오사카 새해 축제

    빈토리 빈토리 2019.01.28

    오사카 1월 축제
    토카 에비스 마츠리(十日恵比須 祭り)와  행운을 빌어주는 후쿠무스메

    토카 에비스 마츠리는 상업과 복신으로 알려진 에비스에게 그해의 사업 번영을 기원하는 간사이 대표 축제입니다. 매년 1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개최되며 100만 명 이상의 엄청난 인파가 몰립니다. 10일을 일본어로 '토오카'라 뜻하고, 에비스 마츠리 3일 중 둘째 날인 10일이 '혼에비스'라 합니다. 본제를 지내는 날이 혼에비스이기 문에 메인이라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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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간사이 일대에서 장사를 하거나 사업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10일에 마츠리를 참가하며 각지에 있는 에비스 신사에 가서 한 해의 번영을 빌곤 합니다. 이외에 상점의 점원들이나 회사의 직원들은 단체로 에비스 마츠리를 보고 신사 참배를 하는 게 연중행사처럼 여겨지는 곳들도 있습니다.

    에비스 마츠리는 난카이 난바역 뒤쪽부터 이마미야 에비스 신사(에비스초역 인근)까지 1km 가량 이어지는 길이 야타이(포장마차)로 빼곡하게 들어서기 때문에 먹거리와 볼거리가 엄청나답니다.

    이 기간에는 이마미야 에비스 신사를 비롯한 에비스 신사에서 후쿠자사라 불리는 대나무 줄기를 나눠줍니다. 이 대나무 줄기에 '엔기모노'라 불리는 행운을 비는 물건들을 달 수 있습니다. 대나무 줄기는 무료로 나눠주지만 엔기모노는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엔기모노는 어떤 것을 다느냐에 따라 금액이 천차만별입니다. (약 3천 엔~2만 엔 선) 신사들은 오미쿠지, 에마, 오마모리 등을 판매하며 지속적으로 소소한 수입을 창출하지만, 에비스 마츠리 3일간 벌어들인 수익이 1년간 신사에서 벌어들인 수익보다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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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츠리 시즌이 되면 엔기모노를 달아주는 알바들이 고용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20대 아가씨까지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비교적 한산한 할머니, 할아버지 앞과 달리 후쿠무스메라 불리는 예쁜 20대 아가씨들 앞은 인산인해를 이룬답니다. 

    마츠리 기간에만 임시로 무녀 '미코'로 활동하는 후쿠무스메은 미모가 상당히 뛰어납니다. 그 이유인즉, 매년 선발을 통해 뽑는 후쿠무스메 대회에 약 3000~5000명이 지원하고 그 중에 선발되는 인원은 100명이 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후쿠무스메로 선발됐다는 것은 아름다움과 기품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7_51780998.jpg마츠리 시즌에만 임시로 활동하는 후쿠무스메. <사진출처= flickr>

    후쿠무스메는 전년도 가을 무렵부터 모집을 시작하는데 이력서 넣고 면접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서류, 면접, 공개 콘테스트 세 단계에 걸쳐 선발됩니다. 선정된 후쿠무스메 중에는 그 누구도 부정 못할 미인들도 있지만 미모가 조금 아쉬운 분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적인 미모'라기보단 기품있고 우아한 혹은 수수한 느낌의 외모를 선호하는듯 합니다. (만 18세부터 23세까지는 학력과 집안도 봅니다)

    매년 외국인도 3~4명 가량 선발됩니다. 일종의 마케팅 또는 외교의 일환 같습니다. 일본의 기생인 게이샤도 최초의 외국인이 서양인이었듯, 후쿠무스메 또한 서양인이 아닌 외국인이 선발된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이렇게 후쿠무스메를 통해 후쿠자사에 엔기모노를 달고 제단으로 가면 가문 대대로 이어오는 진짜 신사의 무녀(미코)가 후쿠자사에 에비스의 축복을 담는 의식을 진행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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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벳상 둘째 날이자 메인인 10일은 회사 사람들과 함께 한 해의 번영을 기원하며 카미신조에 위치한 작은 신사에 방문해서 후쿠자사에 엔기모노를 달고 새해 첫 오마모리를 구입했고 마츠리를 즐긴 건 마지막 날인 11일이었습니다. 마츠리 마지막 날인 데다 금요일이라 인파가 엄청났습니다.

    에비스 마츠리의 먹거리 레벨이 매년 상승하는 느낌! 올해는 더욱 맛있고 재미난 야타이(노점)가 많이 출전해서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지만, 인파 또한 상당했기에 카메라로 현장을 담기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상업의 신 에비스에게 번영을 비는 기간이므로 다른 마츠리나 하나비는 방문하지 않아도, 에벳상만큼은 간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축제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린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말 신기한 건 이렇게 규모가 큼에도 외국인들에겐 유명하지가 않아서 외국인을 찾아보기 정말 힘들다는 사실. 벌써 몇 년째 방문했는데 처음 방문했을 땐 한국인이 아예 없었고, 이번엔 정말 드물게 한두 팀 정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가 가득한 야타이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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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과일 탕후루는 일본에서 'OO아메'라 불립니다. 딸기(이치고)면 이치고아메, 사과(링고)이면 링고아메라 하는데 역시나 압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건 이치고 아메지요! 원래 야타이가 좀 비싸기도 하고 과일이 비싼 일본이라 거봉 3개 혹은 딸기 2개 달려있는 아메가 300엔 가량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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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숯불 화로에 통째로 넣어 바싹 익혀서 불맛이 끝내주던 대창구이입니다. 사이즈별로 가격이 500엔, 1000엔으로 나뉘었는데 500엔짜리를 주문했더니 역시나 양이 부실하네요. 하지만 맛있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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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심이 후했던 할머니의 치킨 스테이크는 600엔으로 한국식 데리야키 소스부터 폰즈까지 다양한 소스를 고를 수 있었습니다. 겉은 바삭, 속은 야들야들해 그 맛이 일품이었고 가성비 또한 상당히 좋았던 음식입니다. 1000엔에 산더미처럼 쌓아주던 가라아게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대기 인원이 엄청났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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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 좋은 노점 칵테일 바에서 하이볼과 콜라를 섞은 일본식 칵테일, '코크 하이'도 두 잔 주문해봅니다. 외국인 여자 둘이 온 것도 놀랍고 코크 하이를 알고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게 신기했던지 내내 관심을 보이던 점원분이 사진도 찍어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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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야타이와 인파를 뚫고 지나 도착한 이마미야 에비스 신사! 에비스 마츠리의 성지인 신사이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입장 제한 및 통제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인원을 수용한 후 그 인원이 빠지면 다음 인원들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약 5~10분 대기) 

    신사 입구에 멧돼지 그림이 걸려있죠? 한국은 올해가 기해년으로 '돼지해'이지만 일본은 12간지를 동일하게 사용하나 돼지해 대신 멧돼지해가 있기 때문에 올해 한국은 돼지해지만 일본은 멧돼지해랍니다. 이는 예로부터 돼지를 가축으로 기른 역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돼지보다 되려 산과 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멧돼지가 친숙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에비스 마츠리에서 한 해의 행운을 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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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에 보이는 큰 나무 박스는 지난해에 받은 후쿠자사나 오마모리(신사에서 구입하는 부적) 등을 버리는 곳 입니다. 지난해의 후쿠자사와 오마모리는 태우고 새해의 후쿠자사와 오마모리를 구입하는 것이 나름의 룰이라 저 또한 작년에 구입한 오마모리를 태우려 했습니다. 그런데 퇴근 직후 급하게 오느라 오마모리를 챙겨오지 못해 쩔쩔맸더니 일본인 친구가 굳이 오마모리를 태우지 않아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해 오마모리와 새해의 오마모리를 모두 가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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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사에서는 선착순(무료)으로 나눠주는 후쿠자사를 받으려는 사람들과 후쿠자사에 엔기모노를 장식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입니다. 에비스 마츠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후쿠무스메를 비롯한 나름의 스타 대우를 받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생들의 외모 또한 출중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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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비스 신사를 벗어나면 신사 주변으로 에비스 장식품들을 구입할 수가 있는데 현관이나 집안 곳곳에 눈높이보다 높은 곳에 걸어 두면 행운이 찾아온다 하여 올 한 해도 잘 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입했습니다. 2019년 한 해도 에비스의 기운을 받아 모두가 번창하길 바랍니다.

     
    빈토리

    오사카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여행 크리에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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