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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카이 포토에세이-여행에 대한 단편적 생각

    dreamciel dreamciel 2011.01.21

    카테고리

    동남아, 필리핀



     

    ‘여행의 최대 기쁨은, 변천하는 사물에 대한 경탄이다’

     

    - 스탕달, 프랑스의 작가

     

     


     

     

    Boracay, Philippines 2010

     

     

     

     

     

     

     

    Boracay, Philippines 2010

     

     

     

    여행을 하게 되면, 익숙한 사물들이 새롭게 보여 진다.

    무심코 지나칠 오래된 벽들을 만져 보기도 하고,

    길을 걷다 무심코(분명히) 스쳐지나갔을 법한 사물도 마냥 새롭게 보인다.

     

    한 미대 교수는 나에게, 예술가는 여행을 하지 않으면 죽은 생명과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 사물을 새롭게 보는 느낌을 얻지 못하면, 예술가는 삶에 대한 영감을 쉽게 얻을 수 없다.

    삶의 치열한 감정을 작품으로 승화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Boracay, Philippines 2010

     

     

     

     

     

     

    Boracay, Philippines 2010

     

     

     

     

     

     

     

    Boracay, Philippines 2010

     

     

     

    여행을 하면, 사람은 왜 그렇게 달라지는 걸까?

    행동이 변하는 것이야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차치하더라도,

    나에게 손짓하는 저 (눈여겨 보지 않았을) 존재들이 새롭게 보이는 건 왜일까.

     

     

     



    Boracay, Philippines 2010

     

     


    독일의 시인인 쉴러는

     “어떠한 자연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자는, 그 마음에 결함이 있다”고 했다.

     

    환경이 변화하면 인간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성찰하고,

    낯선 곳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인간은 새롭게 변화하고 자신을 재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인간이다. 당신이 만약 현실에 지치고,

    모든 것들이 단조롭고 지루해질 때 당신에게 주어진 열쇠는 간단하다. 그건 바로 여행이다.

     

     

    “그 도시는 너무나도 아름다워요.”

     

     

    무엇이 아름다울까. 잘빠진 리조트가 아름다운 것일까.

    그 곳을 감싸고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것일까.

     

    여행의 기억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환경 (자연 혹은 인조물)과 더불어

    현지의 사람들과 자신의 소통방식에 의해 결정이 된다.

     

    내가 이 도시가 너무나도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건, 하늘과 바다가 아름다웠고,

    머물고 있던 샹그릴라 레조트가 환상적이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Boracay, Philippines 2010

     

      

     

     

     

       

    Boracay, Philippines 2010

     

     

     

    나에게 따스하게 대해준 이름모를 현지의 사람들도 여행의 기분을 좌우한다.

     

     

     

     

     

    Boracay, Philippines 2010

     

     

     

    한번은 보라카이 내에 있는 드 탈리파파라는 시장을 방문했다.

    현지의 필리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장이라 하여 찾아간 곳이었다.

    다양한 해산물들이 우리나라 노량진처럼 모여있는 곳인데,

    그곳의 수산물을 자세히 살펴보려 발걸음을 옮겼다.

     

     

    상인은 나에게 싸게 줄테니 맛있는 것을 골라보라 재촉했고,

    자꾸만 사라고 흥정을 하니, 난 녀석에게 한마디 던졌다.

     

     

    “난 이곳에 혼자 여행을 왔기에,

    먹고 싶어도 혼자 다 먹을 수가 없다. 다음에 다시 오겠다.”

     

     

    그러자 상인은 이렇게 아름다운 보라카이에 왜 혼자 오냐고 물었고,

    난 “여자친구가 없어서”라고 말하자 상인의 기가 한풀 꺾인 모양이다.

     

     

    나 역시 갑작스레 쓸쓸해 졌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먼 곳까지 여행을 와서 단 한번이라도 사랑을 속삭였던 적이 있던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니문으로 오는 보라카이여서 그런지, 허전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Boracay, Philippines 2010

     

     

     

    사랑.

    사랑을 해본 적이 얼마나 오래 되었던가.

     

    사람.

    만나기가 두렵다. 또 다시 상처를 받을까봐.

     

    하지만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한다고 했던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에 앞서 내 자신을 스스로 너무 갇아 둔 것은 아닐까.

     

     

     

     

     

     

     

    Boracay, Philippines 2010

     

     

    내 주위를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인연은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일까.

     

    아닌 척 하다가, 너를 보았을 때, 너 또한 슬쩍 나를 쳐다보는 눈빛.

    그것은 인연의 시작이었던 걸까.

     

    세상을 살며 말 한번 걸어보지 못한 수많은 후회들. 그 속에 나의 인연은 스쳐지나갔을까?

    하늘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나의 인연이 꼭 나타날 거라 다짐하며 바닷가로 향했다.

     

     

     

     

     

    Boracay, Philippines 2010

     

     

     

     

     

     

     

    Boracay, Philippines 2010

     

     

     

     

     

     

    Boracay, Philippines 2010

     

     

     

    드넓은 바다를 보면, 난 언제나 마음이 평온해진다.

    사람의 심장 박동처럼 이리저리 리듬에 맞춰 밀려오는 파도와,

    그 파도가 내는 음악을 듣다보면 마치 명상을 하듯 가슴이 차분해진다.

    그래서 자꾸 아름다운 바다를 향해 여행하는 걸까?

     

     

     

     

     

    Boracay, Philippines 2010

     

     

    자연스레 삼각대를 펴고, 카메라를 그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매순간 생각한다. 가슴에 담으면 되지, 굳이 셔터를 눌러야 할까?

    사진을 찍는 순간 그 대상은 ‘죽는다’라고 말했던 롤랑바르트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찍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을 지라도,

    사진을 보며 추억 할 수는 있지 않은가?

     

    사진이 결국 죽음이라고 할지라도,

    그 축적된 ‘시간성’으로 인해 사진은 다시 사람을 감동시키고 울림을 얻는다.

     

    “롤랑바르트. 넌 틀렸어. 사진은 다시 그 추억으로 인해, 생명력을 얻거든.”

     

     

     

     

     

    Boracay, Philippines 2010

     

     

    나는 추억 속에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추억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고,

    그 감동을 타인과 소통하려하는 것일지도.

     

     ***

     

     

    보라카이 샹그릴라에서 정정호 사진찍고 글쓰다.

     

     

     여행에 도움 주신 하나투어 겟어바웃 팀과 필리핀 팀,

    보라카이 샹그릴라 리조트 측에 감사합니다!

    dreamciel

    대학원에서 'fine art-photography'를 전공했고, 내셔널지오그래픽 국제사진 공모전 우수상,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대상 등 20여회가 넘는 수상 경력이 있다. EBS 다큐멘터리 ‘커피로드’ 제작진으로 참여, 포토에세이 ‘히말라야의 선물'을 재능기부 형식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http://blog.naver.com/dreamc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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