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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브런치] 샌드위치가 맛있는 홍대까페 '샌드박'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1.02.13

    카테고리

    한국, 서울, 음식

     

     

     

    휴일. 누군가가 불쑥 연락했다면.

    그 사람과 조용한 시간을 보낼 곳을 찾는다면. 홍대, 샌드박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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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마음을 채우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별 예정 없이 찾아오는 지인이 있으면 찾는 곳.

    홍대까페 샌드박입니다.

     

    창이 넓습니다. 하루의 햇살이 모두 투과해 들어오고

    그것을 가로막는 시끄러움과 번잡함이 없습니다.

     

    사람이 많지도 끊이지도 않는 곳입니다.

    섞이는 사람들 목소리 속에서 상대의 목소리를 찾지 않아도, 그 목소리가 오롯이 들리는 곳.

     

     

     

     

     

     주말이라는 그 느긋함이 저물어가는, 일요일 낮의 햇살은 뭔가 독특합니다.

    부신 눈을 살짝 뜨고 세상을 보면 빛이 번지는 느낌. 사물이 빛나면서도 흐린.

     

    사르트르 구토의 그 시간 입니다. 무엇을 시작하기도 끝내기도 애매한 시간.

    아쉽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엇인가 새로 하고 싶지는 않은 妙한 시간. 휴일 오후지요.

     

     

     

     

     

     

    그럴 때 가장 좋은 건 나른한 몸을 이끌고 두서없이 편한 옷을 입고선

    아무래도 좋은 사람과 그 햇살을 쬐며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시원한 창이 있는 까페, 그 창 너머로 쏟아지는 빛줄기 사이로 시간이

    조용히 그리고 예쁘게 여물어 가는 걸 지켜 보는 것입니다.

     

     

     

     

     

    빈 의자를 채울 사람들. 사람은 마주보고 앉겠지요. 보다 가깝고 싶을 땐 나란히.

    상대의 눈이 잘 보이게- 상대의 목소리가 잘 들리게-

    상대의 웃음이 나의 웃음으로 번질 만큼 가까이, 마주 앉겠지요.

     

     

     

     

     

    여기, 홈메이드 아이스티 맛있는데. 아, 그런가? 그건 무슨 맛이려나.

    고름. 선택하는 과정에는 살짝의 갈등과 약간의 망설임이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해도 큰 차이가 없더라도 언제나 갈등하다 언제나 마시던 걸로.

    그리고 묻습니다. 그리고 듣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단단하고 두터운 흰 머그잔. 뜨겁습니다. 찬물 한 모금 붓습니다.

    한 김 식을 때까지 기다리지요. 이 순간 좋아합니다. 커피 향이 뜨겁게 올라오는.

     

    커피, 갈색 포말이 프랙탈을 그리며 사그라지고 진고동색이 내비쳐지는 순간.

    공기 한 쪽이 갈색 향기로 물들면서 뜨거운 수증기가 흰 그림자를 내비치며 올라오는 순간.

     

    컵받침은 많은 머그잔을 받쳐냈겠지요. 날카로운 모서리가 둥글게 닳고 있습니다.

    곱게, 마모되고 있습니다. 받쳐낸 커피의 향이 나무를 커피색으로 물들였을까요.

    가을 닮은 커피 색 사이로 고동색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차 한 잔 두고 마주 앉습니다. 상대를 봅니다. 그리곤, 경청.

    경청 傾聽 - 귀를 기울여 듣는다. 경청 敬聽-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다.

    말은 상대가 있어야 합니다. 독백은 없습니다. 나 스스로한테라도 말하는 것 아닐까요.

    하물며 상대가 나에게 하는 말입니다. 몸을 상대에게 기울이고 귀를 기울입니다.

     

     

    눈은 상대를 보지만 때로 먼 곳에, 옆 테이블에, 커피잔으로 눈길을 돌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귀는 온전히 당신에게, 기울입니다.

     

     

     

     

     

    경청 傾聽 하고 경청 敬聽  합니다. 

    상대에게 말을 잘 하고 싶은 만큼이나 말을 잘 듣고 잘 이해하고 싶습니다.

     

    아, 듣다가 나도 모르게 웃은 순간.

    이해의 끝, 관계의 시작, 그리고 공感. 공甘. 아, 당신도 웃는군요.

     

     

     

     

     

    요즘 까페나 어디엔가 모인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이상합니다.

    사람들은 사람을 만나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손 안의 자기만의 세상만 봅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단문 메세지. 뭔가는 공유한다는 자족감.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 매체 안의 것들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매체의 화젯거리를 빌지 않으면 어떻게 무엇을 말할지 모르는지도.

     

    매체를 매개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는 한 힘들지 않을까요.

    이야기는 말소리만으로 이뤄지지 않으니까요. 작은 표정 변화, 손짓. 사람을 보아야 하는데-.

     

     

     

     

     

    전 얼굴 보고 이야기 하는 게 좋습니다. 상대의 오른쪽 눈을 보고 가끔 손가락을 보고.

    상대의 어제는 어땠는지, 오늘은 어떤 기분인지, 저는 그런 이야기가 좋습니다.

    저는 경청하고 싶습니다. 상대를 제 눈 가득히 보고, 싶습니다.

     

     

     

     

     

    문득 귀기울이면 낮게 들리는 편안한 음악 사이로 빛이 흐릅니다.

    이런 순간들, 커다란 병에 고스란히 담아 스노우볼처럼 책상 위에 두고 싶습니다.

     

    삶에서 지인.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로 아는 사람이란.

    그런 사람과의 사이는 소리지르지 않아도 연극적인 몸짓 없이도 꾸미지 않아도

    이렇게 불쑥 찾아와 마주 앉아서 경청하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사이.

    살짝 놀리고 가끔 응석부리고 때로 삐죽대며 이야기 해도 당신은 나의 이야기를 웃으며,

    이해해 주겠지-라고 여기는 사이.

     

     

     

     

     

    대수롭지 않은 일에 폭 빠지고

    대단치 않은 것에 감동하고

    소소한 것들을 사랑하고 

    소박한 것에 감사하고

     

     

    그렇게 삶의 것들도 경청-해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맛있는 휴일 오후.

     

     

     

     

     

    낮 12시처럼 하루를 반으로 날카롭게 가르는 시간도 아니고

    밤 12시처럼 어제와 오늘이 첨예하게 갈리는 시간도 아닙니다.

     

    그냥 휴일 오후, 간식먹을 시간입니다. 하하. 샌드위치. :)

    담뿍 든 아삭대는 양상추와 짜지 않은 햄 서너쪽, 치즈와 토마토.

     

    샌드위치 맛있는 집입니다. 까페 이름도 샌드박이잖아요.

    맛있다-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여긴 모나지 않은 순진한 맛의 샌드위치.

     

     

     

     

     

    그리고 요거트. 작은 병 안에 꿀 약간, 직접 만든 요거트 약간.

    꿀을 섞지 않으면 먹을 수록 달콤해지지요. 제가 좋아하는 단맛 그라데이션 :)

     

    그 사람의 맛. 이 궁금하면 경청을 하면 됩니다.

     

    앎으로서 점점 진해지는 그 사람의 맛. 이상하거나 안맞을 지도.

    하지만 그게 그 사람의 맛이라는 데 익숙해지면 중독이 됩니다. 사람에게 중독.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건 "그냥" 좋은 겁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사이는 "아무래도" 좋은 사이입니다.

     

    빵에 요거트를 듬뿍 올립니다. 전 샌드위치나 버거는 언제나 다 따로 먹습니다.

    빵엔 마요네즈만 따로. 야채 따로 햄은 잘 안먹기도 하고. 별 이유는 없어요. 그냥 그게 좋아요.

     

     

     

     

     

    흘립니다. 조금은 민망. 그래도 그냥 먹습니다. 좋은대로 먹으면 되지요 뭘. 

    특히나 휴일 오후엔 아-무-래-도- 좋아야, 하니까요. :)

     

     

     

     

     

     기억. 담아두다. 마음에 담아 두다. 어느 휴일의 기억.

    이런 순간들을 마음에 차곡차곡 담아 두면 나중에 마음이 허전하고 외로울 때

    경청해 두었던 이야기들을 풀어 내며 또 하루를 견디어 낼 수 있겠지요.

     

    외로움을 희석시키는 기억.

    허전한 마음에게 괜찮아, 혼자가 아니잖아. 라고 다독여 줄 수 있는 그런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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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마음을 채우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면-

     

    시간은 멈춘듯 흐르고, 마음은 자연히 채워집니다.

    "아무래도" 좋은 누군가와 홍대 까페 샌드박에서 마음을 채워 보세요 :)

     

     

     

    > 더 보기 : 홍대까페 '샌드박' 정보

     

     

    - 위치 : 홍대입구역 7번 출구, 바로 앞

    - 주소 : 서울 마포 동교동 176-13 세아빌딩 1층

    - 전화 : 02-338-5460

    - 주차 : 3-4대 가능

    - 메뉴 :  

            * 커피 : 아메리카노로 무료 리필 가능 

             에스프레소 4000, 아메리카노 4000, 까페라떼 5000,

             크림모카라떼/카푸치노/카라멜라떼/바닐라라떼 5500(+ 500 Ice), 까페허니 6000

             * 티 (tea) : 홈메이드 아이스티 / 레몬에이드 6000, 로얄밀크티&꿀 7000,

             그린밀크티 6000, 생과일주스 7000, 샹그리아 7000

             홈메이드 레몬/모과/생강차 7000,

             홍차 (마르코폴로, 웨딩임페리얼, 노엘, 에로스, 사하라, 자스민만다린, 볼레로 6000), 과일홍차 7000

             허브티 ( 카모마일, 페퍼민트, 히비스커스, 레몬그라스, 로즈마리, 레몬밤, 후르츠티 6000)

             * 샌드위치 : 그린/살라미/터키 샌드위치 6000, 에그/참치/치킨데리야끼/고구마 샌드위치 7000,

             * 샌드위치 주문 시 +2000에 아메리카노, 그린믹스 샐러드 7000, 스프 7000  

             크림치즈 베이글 4000, 스윗 베이글, 호두 크림치즈 베이글 5000, 토마토 모짜렐라 토스트 6000,

             고구마토스트 6000, 땅콩바나나 토스트 6000 (홈메이드 요거트 함께 나옴)

             * 테이크아웃 30% 할인

     

     

     

     

    - 주말/공휴일 브런치 10am~4pm까지 가능,

      9900원 + 아메리카노/사과주스/자몽주스 중 택1 (베이글or 식빵, 계란, 햄, 샐러드 등)

    - 평일 런치 팩 (Take out only) : 샌드위치 + 아메리카노 또는 주스 6000

    - 와인 : 에스쿠도 로호 52000, 무통까데 50000, 빌라엠 46000, 모엣샹동 임페리얼 83000 등 

              * 와인 콜키지 : 15000원

    - 샌드위치 전문점으로 원래 마포도서관쪽에 있었다. 

      산울림 소극장 쪽에 이사 갔다가 지금은 동교동 쪽으로 이사했다. 여기서 5-6년은 되었을 듯.

      홍대 상권 팽창과 임대료 상승에 최근 연남동, 상수동, 동교동 쪽으로 까페들이 쫓기고 있다. 

      사라지지 말았으면 하는 홍대 까페 중 하나다.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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