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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 옛적 학이 머물던, 규슈 후루유(古湯) 온천마을

    GoM GoM 2011.02.15

    카테고리

    일본, 기타



    일본 규슈 료칸여행


    옛날 옛적 학이 머물던, 후루유 온천마을

     



     






    여기 아주 오래된 온천이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된 온천인지, 이름부터가 '옛날 온천(古湯)'인 후루유라 합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큐슈 지역의 사가현,

    그 사가현의 중심인 사가시에서 버스로 40분을 이동하면 산에 둘러싸인 카세강이 나오는데요,

    이 강을 주위로 한적하게 자리잡고 있는 온천마을, 그곳이 바로


     

    후루유 온천마을입니다.



    (한적한 작은 도시인 사가시에서도 배를 타고 산골로 깊숙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정말 주변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밤에 선술집에서 한잔 걸치고 싶었던 나의 로망은... ㅜㅜ)  








    진나라의 시황제, 참 대단한 황제란 생각이듭니다.

    불로불사를 위해 일본의 이 작은 마을까지 찾아왔으니  말입니다.

     

    당시 시황제의 명으로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섰던 서복,

    서복이 신의 계시로 발견했다는 온천이 바로 이 후루유 온천입니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약 2천 100년 전이니...

    이 마을이 "후루유"라 불리게 된 연유가 충분히 납득이 가고도 남는군요~



    하지만 지난 세월 동안 사람들이 이곳을 꾸준히 찾았던 건 아니랍니다.

    과거 한 차례 홍수로 인해 온천이 파묻혀 버리며 자취를 감췄던 거죠...

     

    하지만 언젠가 학 한 마리가 이곳에 머물며 다친 다리를 치유했고,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땅을 다시 파 본 것이 계기가 돼 

    이 온천마을이 다시 부활하게 됐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온천에서 받은 후루유 온천마을의 지도>




    저는 후루유 마을의 초입에 자리한 "킷카테이( 吉花亭)" 료칸에서 2박을 묵었습니다.

    후루유 온천마을에선 가장 큰 규모의 현대식 료칸호텔이라고 하는데요,

    소규모의 료칸은 다수 있지만, 이 정도는 드뭅니다.

    어찌보면 이 동네와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 정도입니다.

    (워낙 시골 동네여서~ ^-^)

     

     








     

    사실 이 지역이 꽤나 오랜 역사를 지닌데다,

    유후인이나 우레시노처럼 한국에 잘 알려진 온천지역도 아니기 때문에

    솔직히 별 기대감 없이 찾아갔는데요,

     

    마을 초입부터 그 거대한 자태를 드러낸 온천 건물을 보고는, 

    "혹시 여기가 후루유 마을의 최고 료칸?!" 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실제로 최고의 료칸인지는 모르겠지만, 근처에 이만한 규모의 료칸은 찾을 수 없더군요.)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편으로는 리셉션이 있습니다.

    일반 호텔과 다른 점은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는게 아니라 옆에 쇼파에 앉아 체크인을 한다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쉬고 있으면 스탭이 다가와 물수건을 가져다 주죠~

     

    그리고 곧 매니저가 와서 료칸에서 묵는 동안의 일정에 대해 물어봅니다.

    석식은 언제 먹을 것이며, 외출은 언제 할 것인지,

    또 외출 시간에 맞춰 방을 청소해 주겠다고도 합니다.

    조식 시간도 미리 예약을 해야하고, 돌아가는 날에는 사가역까지 송영 서비스도 제공해줍니다.


     

     

    다만 친절한 서비스에 비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어나 한국어가 전혀 안 통한다는 것입니다~ ㅜㅜ

     

    일본어를 아주 쵸오오큼~ 구사할 줄 아는 저는

    손짓 발짓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힘겹게 체크인을 해야 했답니다.

     

    외국인이 드문 지역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료칸의 규모에 맞게 어느 정도 간단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스탭이 있었으면 더 좋겠다 싶더군요.

    지금까지 많은 호텔에 묵어봤지만, 이토록 오래 체크인을 한 건 처음이네요~ㅎㅎ

     

    하지만 이런 것도 다 여행의 묘미겠죠~!

    다음 편에 소개해드릴 일본여행에 유용한 '스마트한 어플리케이션'이 함께 한다면,

    이 정도 불편함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되니,

    언어적 문제 때문에 여행을 망설하실 필요까진 없답니다~^^

     






     

     

    그리고 리셉션 반대편으로는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기념품 매장이 있습니다.

    사가현의 특산품과 사케 등을 구입할 수 있으며, 

    호텔에 입점해 있는 매장 치고는 상당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는 로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귤을 앞에 두고 너무도 편하게 누워있는 고양이가 참 귀엽네요~>

     


     

    어렵사리 체크인을 끝내면 매니저가 방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각 방마다 고유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요,

    (숫자로 적힌 게 아니라 한자로 적힌 방 이름 : 매화방, 화죽방 등)

    철문이 아닌 전통 미닫이 문으로 되어 있어 고풍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더군요.



    아래는 다다미 방의 모습인데요,

    우선 현관문을 열면 화장실과 냉장고, 미니바 등이 있는 공간이 나오고

    하나의 미닫이 문이 또 닫혀 있습니다.

    슬쩍 이 문을 옆으로 열고 들어서면 아래와 같은 다다미방이 여행자를 기다리죠.








     

    참으로 넓은 방인데도 불구하고 가구는 최소한만 갖춰져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뭔가 휑~~~하다는 허전함도 들었지만, 일본 숙소 특유의 정갈함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마루 바닥이 차가울 것 같지만, 오히려 폭신폭신한 느낌도 들더군요.

    가운데 테이블에는 간단한 다과가 준비되어 있어서, 허기를 달래봅니다.

    (간단한 다과지만 몹시 맛있습니다~ -ㅁ-)

    다 먹으면 다음날 다시 채워주니 양껏 마구 먹어봅니다~ㅎㅎ









     

    무엇보다 방 안에 큰 창문이 있어 참 좋았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니, 신선한 공기가 방안을 가득 채우면서,

    숨만 쉬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왜 이곳에서 다리를 다쳤던 학이 씻은 듯이 나았는지 새삼 이유를 짐작케됐습니다.

     

    창문 밖으로는 유유히 흐는는 강과 병풍처럼 너른 산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합니다.

    산에 눈이 소복하게 쌓였더라면 더 운치가 있었겠지만, 아쉬운대로 다음을 기약해봅니다.

    (물론 여기는 큐슈인지라,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은 아닙니다.)








     

    2인실이지만 10명도 머물 수 있는 규모에, 시설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흡족했습니다. 

    왼쪽 붙박이 장에는 침구류와 옷장이 구비돼 있고요, 

    호텔식 료칸답게 개인 금고도 장착돼 있네요~

     

    또, 오른편에는 큰 거울이 달린 화장대도 있어,

    공간을 최대한 잘 활용한 느낌이 듭니다.







     

    방안에 있는 아기자기 소품들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작은 알람시계가 참 깜찍하죠? 이불도 충분히 들어있네요~



    화장실은 의외로 아주 현대식이더군요~

    헤어드라이기도 있고, 헤어토너, 바디로션, 스킨에...

    좌변기와 비데까지~!!!

     

    다만 작은 욕조는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네요~

    료칸까지 왔는데 여기서 몸을 씻을 순 없잖아요~ㅎㅎ

     







     

    그럼 이제 씻으러 갈 차례입니다.

    불로불사의 비밀을 찾으러 먼먼 중국땅에서 이곳을 찾은 서복,

    그리고 학까지도 다친 다리를 치유했다는 그 신비의 온천!

     

    후루유 온천의 온천수는 무색, 무미, 무취로 알칼리성 단순 온천인데요,

    관절염에 특효가 있다고 해서 기대가 됐습니다.

     

    물 온도는 너무 뜨겁지도, 그렇다고 미지근 하지도 않은,

    아주 적당한 34.5도 ~43.6도!

     

    요즘 같이 추운날 노천욕장에서 머리만 내놓고 몸을 푸우욱~담그면,

    마치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물 2층을 통해서 뒷편으로 나오면 이렇게 온천욕장이 있습니다.

    2층에는 조식과 석식을 먹는 식당과 온천 욕장 등 온천의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요,

    온천욕장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편한 시간에 와서 온천욕을 즐겨주면 딱 좋습니다.

    (단, 너무 과한 온천욕은 오히려 건강에 안 좋다고 하니, 하루 2~3번 정도만 즐겨줍니다~)

     







     

    이번엔 더 큰 목욕탕으로 가봅니다!

    이곳 정원에는 족욕장도 있으니, 일찍 온천을 마치고 일행을 기다린다면 (남자분들은 좀 빠르잖아요~^^) 

    무료로 마사지 기계를 사용하셔도 좋고, 차 한잔 마시면서 휴식을 취해도 나른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족욕장에 발을 담그고, 노래 한 곡조 뽑아 보면 참 좋겠죠? ^^

     

    그리고 이런 온천욕장에선...

    날씨가 맑은 날보다 비라도 주르륵 내리는 날이  더 멋스러운 법이죠!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온천 풍경...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옷은 어디에 맡겨 놓아야 할까요?

    옷은 일반 목욕탕과 같이 관품함에 보관해둡니다.

    까치가 그려져 있는 걸 보니 반가운 손님이라도 올 모양입니다~ㅎㅎ


    사실 옷을 갈아입는 중에...반가운 손님까진 아니지만 누군가 들어오긴 합니다.

    바로 욕실을 청소하고 정리해주시는 아주머니이십니다. (헛, 남탕에 여자가...!)


    한국에선 남자 화장실에 마구 들어오는 아주머니의 범법 여부가 논란이라면

    일본의 욕실 아주머니들은 한 수 위에 있는 듯 합니다~

    많은 이들이 옷을 갈아입는 중인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제 옆의 한 배 불뚝이 아저씨는 '홀라당' 상태였습니다.)


    아주머니는 "스미마셍~"이라며 쿨한 한 마디만 남기시곤 

    수건이며, 빗 등을 깔끔하게 정돈하고 나가십니다.

    (가끔 들어오시는 것도 아니고, 수시로 들어오십니다. 항시 대비를 해야만 합니다! ㅎㅎ)









    아무튼 별다른 귀중품이 없다면 이 바구니에 옷을 보관해 두면 됩니다.

    저는 사진촬영을 위해 아이폰~님을 들고왔기 때문에 관품함에 짐을 보관하였습니다.

    관품함 키는 입구에서  받아서 들어가면 됩니다. ^-'

     








     

    자, 그럼 드디어 남탕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혹시... 다음에 이 료칸에 가시는 여성분이 계시다면, 여탕의 모습도 공개해 주세요~ -ㅁ-)

    왼편으로는 이렇게 큰 탕이 있고, 물로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자쿠지 시설도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것을 보아, 조금 전 아주머니께서 들어오셨던 게 틀림 없습니다.>


     

    욕탕 안엔 샴푸와 샤워젤이 구비돼 있어 시원하게 몸을 씻을 수 있고요,

    수압도 콸콸콸 강하고, 뭐 여기까진 한국의 목욕탕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이는군요~

     







     

    하지만 역시 료칸의 백미는 야외 온천장이라 할 수 있겠죠! 

    문을 열자마자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온 몸을 감쌉니다.

    (실내탕에서 충분히 뜨신 물에 몸을 담구고 나와선지 밖에서도 춥진 않았습니다.)


    그럼 이제, 화려하진 않지만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멋스러운 야외 온천에서

    경치를 즐기며 한적하게 목욕을 즐겨봅니다.

     







     

    남탕 바로 옆으로는 여탕이 붙어 있는데요,

    야외여서 그런지 옆에서 이야기하는 아주머니들의 수다 소리까지 간간히 들립니다.

    뭔가 기분이 묘~~~하면서, 일본에 온게 실감나는 순간입니다.

    (그렇다고 벽에 구멍 같은 건 없으니, 힘들게 찾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ㅁ-... 난 어찌 알았지?ㅎㅎ)

     








     

    온천 하나하나엔 설명이 빼곡하게 적혀 있지만,

    일본어를 모르니 어떤 설명인지 알 수가 없겠죠~ ^^;


    그래도 주위에 사람들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이 넓은 온천장을 혼자서 독차지하는 호사도 누렸답니다!

     








     

    향긋한 향나무로 만든...온천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욕조에 앉아 봅니다.

    졸졸졸 떨어지는 온천수를 음악 삼아 눈도 살짝 감아보고요~

     

    그러다 문득 '내가 여기서 이렇게 평화를 누려도 될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 속 깊이 평온함을 만끽해봅니다. (이 얼마만의 여유인가요? ^^)

     

    그러고 보면... 단지 온천수가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평온한 마음에 건강이 깃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온천을 하며 건강이 회복된다 믿고,

    이 곳 역시 '치유의 온천'이라 불리게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몸이 노곤해질 무렵...

    이번엔 나무향이 은은하게 코 끝을 자극하는 개인용 사우나에 들어가봅니다. 

    문을 열고 목만 빼꼼~히 내놓은 채 온몸에 나무향과 수분을 듬뿍 담아갑니다.

    (집에도 이런 게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온천수로 뽀샤시 뽀샤시 해진 피부~ >_<>



     

    자~ 이제 피부도 보송보송해졌겠다,

    이젠 료칸의 꽃이라는 '가이세키 정식'을 먹으러 자리를 옮겨 봅니다. 

    심장이 벌렁벌렁, 위장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가이세키 정찬의 향연은... 다음편에 계속~!  




     

    후루유 온천마을 찾아 가는 법

     

     



    * 후쿠오카 공항에서 사가역까지 바로가는 직통 버스가 있습니다. (1,200엔)

    * 후쿠오카 텐진 교통센터에서 사가로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1,000엔)

    * 하카타역에서 사가역으로 가는 직행열차가 있습니다.

    * 사가시에 도착 후 버스로 후루유 온천마을까지 이동합니다.

      (그렇게 버스가 많은게 아닙니다. )

      평일 16편, 막차 8:09pm / 주말 8편, 막차 7:09pm)



    *사가현 관광 홈페이지

    => http://121.78.119.245/index.do

    *사가현 날씨 정보

    => http://tenki.jp/forecast/city-122.html?selected=tenki&dat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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