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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루의 무지개 산, 비니쿤카로의 여정

    욱진 욱진 201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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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루의 무지개 산, 비니쿤카로의 여정


    날 밤 쿠스코 숙소에서 이곳 비니쿤카에 오를 수 있을지 없을지 페루 현지인 가이드의 상담을 통해 건강 상태 확인 및 미팅 후 비니쿤카에 오를 수 있다는 확답을 받고서 출발할 수 있었던 곳이다. 쿠스코 시내에서 차로 무려 3시간이나 이동한 후에 도착할 수 있는데 비포장길의 진동과 피곤함이 겹쳐져 원래 있었던 고산병 증상이 더욱 심해진 상태로 비니쿤카 주차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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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곳 세상은 나 몸과는 정 반대로 평화롭고 아름다울 뿐이었다. 푸르른 하늘과 그 아래 초록색 풀을 뜯고 노는 수많은 야생 라마들 맘의 힐링이 절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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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니쿤카 주차장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페루 사람이 끄는 말을 타고 산을 오를 수 있는데 말을 타고서도 거의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만약 고산병이 있다면 무조건 타야 하는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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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때 말을 처음 타 봤는데 고산병 증상이 있어서 뭔가 무섭다는 느낌도 전혀 없이 말에 올라탔다. 처음 탄 말은 생각보다 높았고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꽤 추웠지만 말의 온기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말의 털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어찌나 따뜻하던지 이동식 난로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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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산병 때문에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지만 확실히 걷는 것보단 숨이 덜 차서 견딜만했다. 마부의 능숙한 지휘에 따라 말은 부지런히 산을 올랐다. 아마 말 녀석도 마부 등에 있는 먹이 때문에 그토록이나 열심히 올랐던 게 아닐까 싶다. 이 녀석도 먹고살기 위한 길이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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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분에 말위에서 해발 5,000m 산봉우리의 다채로운 모습을 감상하며 올랐다. 어찌나 멋지던지! 천국으로 올라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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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말을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했을까? 어느덧 중간지점에 다다라서 여기서부터는 말도 올라갈 수 없는 구간이다. 난 정말 걷기 힘들었지만 산에 올라가서 멋진 풍경을 보고 싶었기에 꾹 참으며 발 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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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정상까지는 말이 이제껏 걸어온 길에 10분의 1도 안되는 거리 하지만 시간은 몇 배는 더 걸렸다. 그도 그럴 것이한 걸음 걷다가 한 걸음 쉬고 해야 겨우 정상에 다가갈 수 있었으니 말이다. 중간중간 기절할 것 같이 어지럽고 숨은 크게 헐떡거리며 올라간 비니쿤카 어느덧 정상과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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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 돌무더기에서 해발 5,200m 완전한 정상까지는 60도 경사의 길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끝까지 올라가 보기로 한다.

    완전한 정상에 가까워지기 전 돌무더기, 그리고 비니쿤카의 무지갯빛 모습을 단편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특이한 빛의 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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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비니쿤카가 세상에 알려지기 전에 호주 사람이 길을 잃어버려서 정처 없이 걷다 보니 발견됐다는 비니쿤카. 그 호주 사람은 '무슨 강철 체력인가'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난 너무 힘들게 올라왔는데 정처없이 걷다보니 발견한 곳이 여기라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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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도의 경사를 오를 때는 한 걸음 움직이고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또다시 한 걸음 움직였는지 모른다. 그만큼 여기서는 완전 마의 구간인데. 이곳에 고생하며 올라왔는데 이것도 못 보면 평생 후회할 거란 생각에 끝까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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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곤 뒤를 돌아봤는데 와. 비니쿤카는 정말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워낙 변화무쌍한 날씨를 가진 곳이기 때문에 안개가 끼면 이 모습을 보지도 못하고 떠날 때가 많다고 하는데 난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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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가 완전히 걷히기까지 기다려서 더 이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높은 산 속이라 너무 춥고 고산병 증상이 점점 심해져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는데, 더 멋진 사진을 건지지 못한 게 또 다른 아쉬움으로 남는다. 내려올 때는 천천히 걸어오며 이곳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말을 타고 내려왔다. 다음에 비니쿤카는 지금보다 더 멋진 모습이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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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욱진

    여행을 좋아하며 사진 찍는걸 좋아하는 여행 크리에이터이자 인물스냅작가로 활동하는 최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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