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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내음이 물씬, 일본의 매화 축제 '오쿠라야마의 우메마츠리'

    NekoKen NekoKen 2011.02.28

    카테고리

    일본, 도쿄

     

     

    봄 내음이 물씬, 일본의 매화 축제!

     

    오쿠라야마의 우메마츠리

     

     

     

     

     

    한국은 아직 외출 할때 겨울옷 입고 나가야 한다고 들었는데요.

    따뜻한 남쪽나라 도쿄에는 벌써 봄이 바짝 다가왔어요.

    거리 곳곳에 막 피기 시작한 분홍빛 꽃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고요.

    벚꽃보다 먼저 피는 매화는 지난주가 피크라고 해서 꽃놀이를 다녀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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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같은 곳에 갔을 때는 늦게 가서 매화가 반 이상 떨어졌었고,

    올해는 매화가 반정도 덜 폈을때 갔어요.

    매화랑은 영 인연이 없는지 2년 연속 실패했네요. ㅠㅠ

     

    날씨도 흐려서 사진도 안 예쁜데다 매화의 만개한 모습을 못 보게 되어

    섭섭한 마음에 술만 몽땅 마시고 온 일본의 매화축제를 소개합니다.

     

     

     

     

      

     

     

    매년 매화 축제(梅まつり, 우메마츠리)가 열리는 곳은 오쿠라야마공원(大倉山公園)이에요.

    유명하고 규모가 대단한 곳이 아니라 외국인 여행자는 절대로 찾지 않는 마이너한 곳인데요.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은 아사쿠사 보다 저는 이렇게 생활의 냄새가 나는 곳이 더 일본스러워서 좋아요.

    오쿠라야마 공원은 오쿠라야마역 바로 옆에 있어서 찾아가기 쉬워요.

     

     

    토큐토요코센 오쿠라야마역

    東急東横線 大倉山駅

    トウキュウトウヨコセン オオクラヤマエキ

     

    한국어로 표기할 때 규칙이 오오(大、おお)가 '오'가 되는데요.

    일본어로 발음 하실 때는 '오-쿠라야마'라고 '오'를 길게 발음 하세요.

     

     

     

     

     

     

     

     

    오쿠라야마역에서 나오면 평범한 상점가가 눈 앞에 펼쳐져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길가에 서있는 가로수와 가로등의 조화가 매력 있어요.

     

     

     

     

     

     

    고풍스러운 건물에서는 매화꽃 사진전도 하고,

    가로등에는 매화 축제(梅まつり, 우메마츠리)를 알리는 깃발이 펄럭여요.

     

     

     

     

     

     

    매화가 피크라는 2월 19일에 일부러 맞춰서 갔어요.

    작년에 한걸음 늦게 찾아 왔을 때는 이런 간판도 없었거든요.

    하늘이 흐리긴 했지만 날짜는 잘 맞춰 왔다고 이때는 뭣 모르고 좋아했었죠.

     

     

      

     

     

     

    부푼 마음으로 공원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은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차 있었어요.

    사람들이 많은 길을 쭉~~ 따라가면 되니까 길을 잃어버릴 염려도 없어요.

    길가에는 맛있는 냄새를 솔솔 풍기는 베이커리도 있고, 들러보고 싶은 잡화점도 있어요.

     

     

     

     

     

     

    운동 부족으로 체력이 딸리는 저희 일행은 반도 못가서 헥헥거리고...

    늦게 일어나서 아침은 커녕 점심도 안 먹고 몸을 움직였더니 머리는 핑핑 돌았어요.

    오르막길 끝에는 키큰 나무들이 가득한 공원이 나오는데요.

    매화 축제가 열리는 곳은 더 안쪽이니 한참 더 들어가셔야해요.

     

     

     

     

     

    일본은 지역에 따라 분리수거하는 방법이 다 다른데요.

    이쪽 지역은 종이류/음식찌꺼기/플라스틱/캔, 페트병 등으로 다 나눠서 버리네요.

    주말에 나와서 수고하시는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아저씨들...

     

    공무원인 친한 친구가 주말에는 이런 일들 봉사로 해야한다고 투덜대던 것이 문득 생각났어요.

    그러고보니 쓰레기통 보고 --; 보고싶은 친구를 떠올리다니..... 제가 몹쓸 친구군요. ㅋ

     

     

     

     

     

    앗~ 때를 잘 못 맞춰 왔던 작년에는 이런거 없었는데...

    축제 기간에 맞춰가면 맛있는 먹거리를 잔뜩 파는 포장마차가 들어서요.

    지나치게 솔직하게 말해서 그다지 저렴하지도 않고, 그렇게 맛있지도 않지만,

    늘어선 포장마차를 보면 축제 기분이 나서 좋아요.

     

     

     

     

     

     

     

    일본 드라마 및 만화책에 축제 하면 반드시 등장하는 '문어빵(たこ焼き, 타코야키)'예요.

    방금 구워서 뜨끈뜨끈한 타코야키는 맛있지만, 

    급하게 먹다가 입안이 홀랑 데기 쉬우니까 천천히 드세요.

     

     

     

     

     

     

     

    과일을 통채로 넣고 만든 사탕이에요.

    사과로 시작해서 사과사탕(りんご飴, 링고아메)라고 부르는데요.

     

    일본의 축제에는 빠질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지만,

    커다란 사과를 통채로 넣고 만든 큰 사탕이라 먹기 힘들어요.

    대신 작은 사과 및 딸기 등 한입 크기의 과일 사탕들도 있으니 한번쯤 맛 보세요.

     

    +++++

    단, 럭셔뤼~ 금니 하신 분들은 씹지 말고 끝까지 빨아 드세요.

    사탕이 엿과 같은 재질이라 금니가 빠질 염려가 있어요.

    친구가 예전에 이거 먹다가 아까운 금니가 빠져서 재치료 받았다는...;;

     

     

     

     

     

     

    그 밖에도 솜사탕, 붕어빵, 야끼소바, 오코노미야키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팔아요.

    보통 200~300엔 정도로 저렴한 편이라

    여러명이 이것저것 다양하게 사서 나눠 먹으면 좋아요.

     

     

     

     

     

     

    주인공인 매화를 코앞에 두고는

    포장마차에서 파는 음식들에 정신이 팔려서 한참을 구경했어요.

     

     

     

     

      

     

    벚꽃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분홍빛으로 물든 매화도 아름다워요.

    아직 꽃망울이 반정도 밖에 안 피여서 감동이 덜했지만요.

     

     

     

     

     

     

    꽃이 활짝 피는 만개가 사람 스케줄에 맞춰서 주말에 찾아오지는 않잖아요.

    낮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는 시기는 주말뿐이라

    개화 기간의 주말에 맞춰서 축제를 하다보니 어쩔수 없나봐요.

     

     

     

     

     

     

     

    그래도 이렇게 야외 무대도 마련되어 있고,

    매화가 그려진 기모노를 입은 여자들이 전통 악기도 연주해서 좋았어요.

    히나마츠리가 가까워서 그랬는지 히나마츠리 노래를 계속 연주하더라고요.

     

     

     

     

     

     

    강아지네 가족이 연주를 하는지

    강아지가 얌전히 앉아서 열심히 구경하더라고요.

     

     

     

     

     

    가야금이랑 너무 비슷하게 생긴 이 악기는 고토(琴, こと)라고 하는 일본 악기예요.

    비록 하늘은 우중충했지만,

    고토 소리를 들으면서 보는 매화는 예뻤어요.

     

     

     

     

      

     

    매화 나무 아래에서 무대를 바라보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저도 이 틈에 끼여서 매화와 음악을 함께 감상했어요.

     

     

     

     

    이렇게 엉덩이 붙이고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휴계소도 있지만...

    인기가 많고, 사람이 많아서 자리 맡기가 쉽지는 않아요.

     

     

     

     

    꽃봉우리가 이제 막 터지기 시작하는 매화들

    얼핏 보니 팝콘을 나무에 매달아 놓은것 같아요.

     

     

     

     

    우중충한 회색빛 하늘과 하얀 매화의 조화도 나쁘지는 않네요.

    매화는 종류가 다양해서 꽃 색이 다 다르더라고요.

     

     

     

     

    이 매화는 꽃 수술이 노란색이에요.

     

     

     

     

    소풍 나온 가족들은 매화 나무 아래에 돗자리 깔고 앉아서 놀아요.

    어렸을 때 엄마랑 종종 이렇게 피크닉 하러 갔었었어요.

    아빠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시고, 엄마랑 저희는 이러고 놀았던것 같아요.

    아빠가 제일 손해 보는것 같아도, 엄마는 도시락 싸랴, 애들 챙기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뭐니뭐니해도 신나게 놀기만 하면 되는 아이들 팔자가 상팔자예요.

     

     

     

     

    햇빛이 잘드는 명당 자리에 있는 이 나무는 꽃이 활짝 폈어요.

    진분홍빛 매화가 화려해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연못가에 있는 이 나무는 벚꽃과인 시다래자쿠라(シダレザクラ) 같은데...

    벚꽃이 보통 4월에 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개화시기가 좀 이른것 같아요.

    벚꽃이 아니라 매화의 일종인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식물들이랑 안친해서 자주 먹는 잎파리 이외는 구분을 잘 못해요. ㅠㅠ

     

     

     

     

     

    햇볓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있는 매화는 활짝 피였어요.

    매화는 활짝 피여도 벚꽃만큼 촘촘하지 않아서 덜 화려한것 같아요.

    매화가 가진 여백의 미? 를 느껴보세요.

     

     

     

     

    매화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어요.

    주택가에 있는 공원이다 보니 인근의 주민들이 산책 나왔나봐요.

     

     

     

     

    귀여운 아이들도 신나서 뛰어 다녀요.

    일본에서 귀엽다고 아이들 한테 다정하게 말 걸고, 쓰다듬고 하면 안돼요.

    아이가 먼저 손 내밀고, 말 걸어도 근처에 있는 부모를 찾아서 눈인사라도 하고 대꾸 하세요.

    수상한 외국인이라고 잡혀가면 골치 아프니까요. ㅋ

     

     

     

     

    비어있는 벤치를 찾아 삼만리 하다가 언덕 위에서 좋은 자리를 발견했어요.

    이렇게 공원에 내려다보이는 자리가 마침 비어 있더라고요.

     

     

     

     

    편의점에서 바리바리 사들고 온 과자를 펼쳐 놓고, 먹을 준비를 해요.

    쟈가리코의 기간한정 매실맛도 있어요.

     

     

     

     

    매화를 보며 달콤한 매실주로 건배~!

     

     

     

     

    슈퍼나 편의점에 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매실주

     

    쵸야의 사라리또시타 우메슈

    チョーヤのさらりとした梅酒

     

    가격대도 저렴한 편인데 맛이 꽤 좋아요.

    일본의 매실주는 한국에서 마시는 매실주보다 진하고 단데요.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괜찮지만, 보통 온더록이나 소다와리로 마셔요.

    저희도 첫잔은 스트레이트로, 두번째 잔부터는 소다와리로 칵테일 만들어 마셨어요.

     

     

     

     

    과자만으로는 고픈 배를 채울 수 없어서,

    중간에 포장마차에서 추가로 사온 먹거리들이에요.

     

    닭꼬치(焼き鳥, 야키토리)

    문어빵(たこ焼き, 타코야키)

    일본식 국화빵(大判焼き, 오반야키)

     

    매화 보면서, 매실주 마시면서 먹으니 캬~~~ 좋아요~!

     

     

     

     

     

    꽃 구경하러 가서, 꽃은 보는둥 마는둥 하고 먹고 마시다 왔어요.

    술이 부족해서 2차로 아이리쉬펍 HUB에 갔는데요.

    낮술로 시작했더니 HUB에서도 해피아워라고 술이 다 반값이라 부담없이 막 퍼마셨어요.

    얼큰하게 취했는데도 저녁 8시, 막차의 부담이 없어서 낮술은 참 좋군요!

    대중교통도 비싸고, 택시값은 더 비싼 일본에서는 낮술하세요~ ^0^

     

     

     

    NekoKen

    도쿄에서 생활하며 일본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고 있는 파워 블로거 piri07.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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