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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하얼빈 유학 이야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르웨이빈 르웨이빈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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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에 대한, 특별한 에세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설이고 망설이던 계획을 올핸 이루고 말았다.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때려치우고, 여행가가 되었고, 빈둥빈둥 노는 것처럼 보이는 빈곤한 직업군에서 빈털터리 마냥 악착같이 지내야 하는 가난한 고학생이 되었다. 나의 중국 사랑은 아주 어릴 적부터 시작됐다.

    무협 영화를 즐겨 보시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중국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됐고, 당시 임청하, 장국영 등의 중국 스타들을 보면서 중국에 대한 사랑을 키워왔다. 임지령, 곽부성 등 중국(홍콩) 4대 천왕을 꼭 보고 싶다는 갈망이 식어갈 때 즈음 나는 번잡한 사회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여행길에 들어섰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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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 주는 것들은 아주 많았다. 삶의 여유는 누릴 수 없었지만 마음의 풍요는 남들보다 더 가득했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편해져도 돈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 되는 이치를 여행을 통해 다시금 알게 된 것 같다. 늘 그 자리에 머무는 듯한 그 느낌이 싫어 다양한 도전을 해보았고, 쓰디쓴 실패도 맛보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열망을 한다는 것이다.

    돈에 대한 열망, 사랑에 대한 갈등, 여행에 대한 욕구, 그리고... 뒤늦은 후회에 대한 생각.

    여행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여행이었던 내가 조금은 다르게 살아보고 싶단 생각이 들 때, 나는 유학이라는 선택의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물론 학생들처럼 주야장천 공부만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멀리 내다보고, 띄엄띄엄 공부를 해야겠단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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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나이.

    여자이기 때문에 더 많게 느껴지는 이유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유학길에 오르는 건 식은 죽 먹기마냥 쉬웠다. 그냥 돈만 있으면 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처음엔 편입이나 대학원 등을 알아보았지만 연령 제한이 있는 곳이 꽤 많았다. '그럴 바엔 한국에서 학원 다니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현지에서 소통하고 느껴보고 싶었다.

    부유한 집안의 딸도 아니고, 아끼고 아껴서 모은 돈으로 가는 연수다 보니 돈은 따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첫째도 학비 저렴, 둘째도 생활비 저렴, 나의 학교 선정 기준이었다. 돈만 많다면 분명 나는 베이징, 상해 둘 중 한곳을 택했으리라. 하지만 나의 형편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합한 곳이 바로 하얼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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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보면 가장 치열하게 전선에서 뛰어야 할 나이인지도 모르겠다. 동기들은 다들 부장, 차장급으로 진급돼 있고, 다들 열심히 가정을 꾸리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한량처럼 세상을 누비며, 벌지도 그렇다고 잘 쓰지도 못하는 여행을 했던 것 같다.

    배고픈 여행가, 가난한 여행작가! 사람들의 인식은 어느새 작가들은 모두 배고프다로 직결이 되기도 했다. 가난하더라도 뭔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다. 하나씩 차분히 계획하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다다랐을 때의 성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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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방송 작가로 생활해오다, 여행가로 또 거기에서 여행작가로 전향하면서 점점 더 삶은 궁핍해져 갔지만 마음만은 고요해졌다. 그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다 보니 벌써 나는 인생의 반을 살아가고 있었다.

    목적이 있는 여행, 뭔가를 남길 수 있는 여행 이런 여행을 하라고 조언을 해줬던 사람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여행이 무슨 목적이야!'라고 넘기고 말았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목적 없는 여행은 없는 것 같다. 쉼이든 그 나라에 대한 공부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든 말이다.

    유학 이야기로 돌아와서, 나는 우선 중국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많다. 그리고 중국, 대만, 홍콩 드라마, 영화 등을 아주 좋아한다. 가끔 중국 드라마에 빠지면 두 달 정도 미친 듯이 밤새 보기도 했다. 그 정도로 드라마를 좋아해서 작가의 꿈을 키우기도, 배우기도, 준비하기도 했었다그 모든 사소한 것들이 지금의 이유가 됐고,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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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살엔 뉴질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했었지만 결국 비자까지 손에 쥐곤 포기하고 말았다. 당시 안정적인 방송 생활을 했었기에 돌아오면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란 누구나 하는 고민에 빠져 쉽사리 떠날 수가 없었다.

    고등학생 때는 중국으로 대학을 가고 싶어 자료를 준비하기도 했었다. 물론 보수적인 부모님의 만류로 무산되고 말았지만. 여차저차 이런 모든 것들이 마음속에 한이 되어 남았는지 지금에서야, 이렇게 발길을 옮기고 말았다.

    어도 아닌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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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얼빈 유학의 장점은,
    1. 저렴하다.
    2. 적게 든다.
    3. 구사한다.
    4. 좋다.

    물론 내가 있는 학교는 중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문 공대지만, 사실 내가 편입할 것도 아니고. 이 학교 외에도 커리큘럼, 학비, 생활비 등 하얼빈은 한국인들이 선호할 만큼 저렴한 편에 속한다. 어딜 가나 유학생들이 많지만, 특히 하얼빈에서도 한국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인기 유학 목적지다.

    하얼빈 유학의 단점은,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1. 시골이다.
    2. 여행 시 교통비가 많이 든다.
    3. 무척 춥다.
    4. 유학생이 많다.

    이 정도로 꼽을 수 있을 듯하다. 물론 학비가 저렴하니, 기숙사 등의 여건은 배제를 해야 할 듯싶다. 어학연수 시 1인실이 공부하기 최적이지만 이곳엔 1인실은 없다. 유학생의 연령대는 대부분 20대 초중반. 후반은 새로운 공부나 석, 박사 생들이 많고, 30대는 회사에서 보내주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같은 30대 후반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다. 박사 과정이 아니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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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반을 떠나 아마, 유학생 전체에서 여자(남자 합해도)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듯하다. ‘~제제라고 부르기도 하고, 한국에 관심 많은 태국 동생들은 언니~ 언니라고도 부른다. 학교생활에서 차별은 없다. 숙제든 공부든 대부분 나이를 떠나 공부하고 생활한다. 왕 언니라고 특혜도 없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나이가 많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하는데~라는 부담감이 많다.

    중국학과를 다니거나, 중국어에 관심이 아주 많거나, 과에 입학을 하거나 등의 목적을 가지고 다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나처럼 중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온 사람은 없는 듯했다. 물론 나 역시도 오래 공부해서 통, 번역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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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다들 내가 나이가 많다는 걸 잘 눈치채지 못했다. 기숙사 동생들은 이야길 하다 보니 알게 됐고, 같은 반 친구들은 중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또는 내가 동생들을 홀대하거나 그러지 않는다. 다른 기숙사에선 한국 학생들끼리 트러블도 있다는데, 나는 룸메이트랑 서로 존중하며 잘 지내는 편이다. 비록 방은 정말 좁고 책상은 1개뿐이라 둘 다 안 쓰고 있지만.

    동생들이 나를 보며, 느끼길 바라는 게 있었다. 20대 초반임에도 진로에 대해, 취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이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길 하게 됐다.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 그때 망설이던 것들! 포기했던 것들! 용기가 없어서 도전하지 못한 것들! 그때, 왜 난 용기를 내지 못했을까?! 그때 도전했고, 선택했더라면 지금 한창 삶에 대해 뿌리를 내려야 할 시기에 이렇게 방황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나를 보며 느끼라고 말해준다.

    그때 하지 않으면, 이렇게 나이 들어 뭔가 이루어야 할 시기에 하게 된다고.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되는 그 모든 때가 늦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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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인연 같은 우연들을 만나게 된다. 크로아티아에서 만난 친구가 그랬다. 내가 나이가 많다고 연신 하소연을 하자, 나이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외국인들은 확실히 나이에 대한 잣대랄까 그런 게 덜한 것 같다. 나이가 많아서 안 돼, 그 나이에 왜 그러고 다녀 등등 정말 한국에선 늘 듣는 말들이 외국인들에겐 이상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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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을 그때 하지 않으면 결국 후회가 쌓이고 쌓여, 뒤늦게라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이는 중요치 않다. 공부에 왕도가 없고,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게 공부라고 많은 이들이 말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 뒤늦게 하려니 확실히 더딘 건 사실이다. 펜도 잡았을 때 끈질기게 해야 하고, 일도 손에 익었을 때 악착같이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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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매일 테스트와 숙제에 허덕이느라 하얼빈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날이 풀리면 차분하게 돌아볼 생각이다. 아직도 하얼빈의 4월은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이고 녹기를 반복하고 있다.

    매일 강의실과 숙소를 오가는 게 전부인 일상이지만, 학기 후 새로운 여행지를 향해 떠날 준비를 하려고 한다. 어떤 곳을 여행하게 될까? 또 어떤 언어를 배워야 할까 등 나는 꾸준히 고민하고 생각한다. 아마 죽을 때까지 그러지 않을까도 싶다.

    정착도 좋고, 여행도 좋고, 일도 좋고, 사랑도 좋고, 이 모든 것들이 좋지만 요즘은 배움이 좋다. 한창 밤새 일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나이에 한량처럼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이것 또한 뭔가를 이루기 위한 바탕이지 않겠는가?! 남들의 말, 남들의 시선 등 이런 모든 것들을 던져버린 요즘,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나는 한국을 잠시 잊고 있다. 그래서 걱정되기도 또 평화롭기도 하다. 잠시 일상을 벗어나 뒤늦은 공부를 해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는 것 같다 

    르웨이빈

    여행길에서 만난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엮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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