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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과 얼음의 나라, 핀란드 케미에서 머무는 방법

    테라노바 테라노바 2019.05.29

    핀란드 북서부에 위치한 해안 도시 케미(Kemi), 낯선 이름이다.
    대부분이 들어본 적도 없을 이 낯선 북유럽의 도시를 소개하게 된 이유는 사실 분명하다. 가장 핀란드스러운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케미는 라피 주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인구 약 2만 5,000명의 작은 도시다. 본래 관광이 아닌 제지와 펄프 공업 중심 도시였다. 물류가 중요한 곳이라 남쪽에는 아요스(Ajos) 항이 있다. 케미 최고의 어트랙션인 쇄빙선이 출발하는 곳이기도 하다.

    케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다가 어는 곳’이다.

    꽁꽁 어는 바다를 무대로 쇄빙선 크루즈를 비롯해 스노모빌, 허스키 썰매 등 다양한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여행문화가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유명 관광지 위주의 여행에서 점차 현지인처럼 머물고 느긋하게 즐기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그런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 중 하나가 바로 케미다. 케미에는 다양한 숙박이 가능한데 이번에는 대표적인 3가지 숙박 체험을 해보았다.


    #1_스노캐슬 & 호텔
     Snow Castle & Hotel 

    케미의 대표적인 명소 스노캐슬(Snow Castle), 핀란드어로 루미린나(Lumilinna)라고도 한다. 케미 앞바다에서 퍼올린 염분이 낮은 바닷물을 얼려 만든 눈을 이용해 말 그대로 성을 지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숙소가 스노호텔이다. 이 춥고 불편해 보이는, 게다가 가격도 결코 만만치 않은 이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고 가나 싶다. 하지만 한창 시즌에는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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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캐슬은 투숙을 하지 않아도 구경 삼아 방문이 가능하다. 유료로 입장하여 다양한 조각이 새겨진 얼음 방을 사진만 찍고 둘러볼 수도 있다. 우선 스노캐슬 내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다. 이글루 느낌이 나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카페처럼 음료를 마시고 투숙객들의 경우 저녁 식사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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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스토랑은 시각적인 느낌처럼 춥지만은 않았다. 저녁 식사는 케미의 로컬 양고기 & 감자와 고기가 들어간 스프를 메인으로 먹고 이후 차와 디저트로 이어지는 나름의 코스 요리를 즐겼다. 스프 메뉴가 괜찮긴 했지만 음식 맛 자체보다는 이색적인 분위기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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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와보기 전에는 이곳에 대해 가장 궁금한 것이 바로 '어떻게 씻고 쉬는가?'였다. 얼음 침대 위 침낭 안에 들어가서 자면 춥지 않은 것은 알겠는데 말 그대로 '호텔방에서 뒹굴뒹굴'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또 '먹고, 자고, 씻고 그리고 화장실은 어떻게?'가 의문이었다. 정답은 별도의 라운지였다. 스노캐슬 바로 옆에 위치한 공용 라운지에서 쉬다가 잘 때만 들어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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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 호텔 내부는 그야말로 '눈'과 '얼음'으로 이뤄져 있다. 눈으로 만든 복도 벽에는 다양한 조각이 만들어져  있었다. 복도 끝에는 채플도 있었는데, 다양한 이벤트, 심지어 결혼식도 열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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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의 다양한 조각들은 전 세계에서 선택받은 눈 조각 전문가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조각들의 다양성과 정교함에 입이 벌어졌다. 얼마나 오래 걸렸을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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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군데 비어 있는 방을 구경한 후 3인용 얼음 크리스털 침대가 있는 우리 방으로 들어갔다. 얼음 침대 위에 놓인 베개와 침낭으로  들어가 보니 역시 춥지 않았다. 처음에만 이질감이 들 뿐 점차 익숙해진다. 적응의 동물인 인간이 늘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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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 밖에 나와서 본 스노 캐슬은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처절하게 녹고 있었다. 물론 내부까지 녹아 무너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멋지게 세워졌던 성곽의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었다. 하필 우리가 방문한 3월 말은 이상 고온으로 영하보다는 영상에 육박하는 날이 대부분이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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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춥지도 않은 딱 적당한 기온이었으나 눈과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보는 것은 안타까웠다. 하루만 늦게 왔어도 이곳에서의 체험이 가능했을까 싶다. 원래 스노 캐슬은 4월 초, 중순까지는 여는 곳인데 이러한 기온의 편차는 매 겨울 존재했다고.


    #2_시사이드 글래스 빌라
    Seaside Glass Villas

    생각보다 인상 깊은 곳이었다. 바다가 하얗게 얼어붙은 해변 바로 앞에서 침대를 놓고 자는 느낌,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는 모를 것이다. 침대에서 불과 20여 m 앞이 얼어붙은 보트니아(Bothnia) 해변이다. 보트니아 만은 수심이 얕은 데다 염도도 낮아 바다는 겨울에 모두 최소 50~60 cm 이상 얼어붙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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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숙소가 있을까 싶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얼어붙은 바다를 가로질러 걸어가고 있었다. 또 스노모빌을 타고 꽁꽁 언 바다 위를 건너는 사람들도 보였다. 진기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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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종의 고급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시사이드 글래스 빌라의 룸도 사진으로만 봤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사진에서는 룸 공간이 협소해 보였는데, 막상 와보니 탁 트인 개방감이 기대 이상이었다. 아이까지 3명이 머물 수 있도록 추가 침대도 마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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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실이 보기와는 다르게 전혀 춥지 않다. 두터운 단열 창은 물론 욕실 바닥에 열선을 깔아두어 따뜻하게 씻을 수 있다. 출입문은 카드 키나 열쇠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비밀번호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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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좋았던 것은 안팎의 기온 차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통유리로 된 창에 성애가 전혀 끼지 않았다는 것. 만약 계속 유리에 물방울이 맺히고 뿌옇게 되었다면 글래스 빌라의 즐거움은 아마도 반감되었을 것이다. 조식은 30~40m 옆에 위치한 루미린나 센터 본관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쾌적하고 여유롭게 먹을 수 있다.

     

    Information                                              

    • 스노 캐슬 리조트 / 시사이드 글래스 빌라

    주      소: Lumilinnankatu 15A, 94100 Kemi

    전화번호: +358 (0) 16 258 878

    웹사이트: www.experience365.fi


    #3_메리호비 호텔
    Hotel Merihovi

    위의 두 숙소가 부담스럽다면 일반 호텔도 적당한 요금과 시설로 머물기에 괜찮다.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케미만 하더라도 그런 호텔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호텔이 바로 메리호비 호텔이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메리호비 호텔은 케미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자 상징적인 호텔 중 하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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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호텔들이 대개 그러하듯 손으로 문을 열고 닫는 수동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멋스럽다. 엘리베이터 옆에 걸린 옛 사진이 호텔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한때 케미를 찾은 핀란드의 유명 인사들이 이곳에 머물렀음을 증명하는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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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실 인테리어는 다소 오래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이 호텔의 매력이라는 생각이다. 게다가 객실에는 핀란드 전통 사우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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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 사우나 시설은 생각보다 간단한 원리에 의해 작동된다. 일종의 전기 히터 위에 돌을 올려놓고 데운 후 간간이 국자로 달궈진 돌에 물을 뿌려주면 수증기가 오르며 사우나를 덥혀주는 방식이다. 객실에서 사우나를 즐기는 것, 핀란드 말고 또 어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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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발코니가 있다는 점은 이 호텔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호텔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밀폐되어 답답함이 느껴지는 객실이 싫어서인데 이곳 룸은 문을 열고 나가면 케미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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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호비 호텔은 투숙객들이 시설보다 조식에 더 후한 평을 주는 곳이다. 조식은 빠뜨리지 않고 먹어봐야 겠다.

    Information                                              

    • 메리호비 호텔 Hotel Merihovi 

    주      소: Keskuspuistokatu 6-8, Kemi

    전화번호: +358 (0) 40 685 3500

    웹사이트: www.merihovi.fi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어드벤처 여행가. 육/해/공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골고루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 기자, 월간항공의 에디터,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 에디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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