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이 많기로 소문난 동네 리스본의 알파마 지구에서는
어디에서든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테주 강이 감싸고 흐르는, 붉은 지붕들이 매력적인 이 도시의 전망은 여행자에게 휴식이자 리스본을 잊을 수 없게 하는 아름다운 피사체다.
괜찮은 카페나 레스토랑에 앉아 여유롭게 즐기는 전망도 좋지만 가끔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풍경을 바라보는 일도 근사하다. 맛있는 맥주 한 모금에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누군가가 들려주는 음악소리, 알 수 없는 언어의 이야기들이 뒤섞여 마치 작은 축제에 참가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길을 걷기만 해도 충분히 아름다운 리스본의 전망을 함께 살펴보자.
:: 어디서든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노란색 트램(리스본의 상징이다)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Largo das Portas do Sol
리스본에서 가장 대표적인 전망대를 꼽는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Largo das Portas do Sol)는 얼마 전 방영된 TV프로그램 '비긴 어게인 2'에서 헨리와 수현이 찾아 마지막 여정의 아쉬움을 달래며 노을을 바라봤던 곳이다.
한 전자제품 광고의 배경이 되었을 만큼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주변엔 전망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작지만 매력 있는 부티크 호텔들이 즐비해 있으며 가끔 버스킹 공연도 하고 있어서 운이 좋으면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며 드라마틱 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비교적 넓은 광장 같은 느낌의 전망대라 사진 찍기도 수월하고 제일 리스본스러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라사 전망대
Miradouro da Graca
하얀색 아름다운 그라사 성당 앞에 있는 작은 광장이 바로 그라사(Miradouro da Graca) 전망대이다. 성당 앞에는 작은 노천카페도 있는데 이곳은 한 전자회사의 광고에서 주인공인 여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전망은 덤으로 시원한 맥주나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며, 가격도 무척이나 저렴하다.
28번 트램 종점과도 가까워서 이곳을 두고 트램의 종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광장 옆에는 마을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으로 내려가 리스본의 골목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세뇨라 두몬테 전망대
Miradouro da Nossa Senhora do Monte
리스본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바로 이곳 세뇨라 두몬테 전망대(Miradouro da Nossa Senhora do Monte)가 아닐까 싶다. 전망대에 오르는 순간 젊음을 느낄 수 있는 세뇨라 두몬테 전망대는 다양한 낙서와 함께 사랑이 영원하길 비는 자물쇠들이 유독 눈에 띈다.
가장 높은 전망대이기 때문에 날씨가 조금만 흐려도 제대로 된 리스본의 붉은 풍경을 볼 수 없지만 전망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 자체가 즐거운 곳이기도 하다. 전망대 한쪽 푸드트럭에서 파는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바라보는 리스본의 풍경은 지금 이곳에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하는 소중한 선물이 되어준다.
상 조르주 성
Castelo de S. Jorge
해가 질 무렵, 리스본에서 가장 눈이 부신 곳이 바로 이곳 상 조르주 성(Castelo de S. Jorge)이 아닐까 싶다. 고대 로마 시대에 지어진 이 성은 이슬람교도인 무어인들이 축성했기에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테주강 일대와 알파마 지구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기에 역대 포르투갈 왕들이 군사적 이점을 살려 요새로도 이용했던 곳이다.
1775년 리스본 대지진 때 무너졌다가 1938년 복구되었는데 성곽 내부는 옛 궁전의 터로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야외에서 판매하는 와인 트럭에서 와인과 함께 리스본이 그려진 플라스틱 와인잔도 함께 구매할 수 있다. 와인잔은 다 마시고 반납하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기념으로 그냥 가져가도 된다.
리스본의 저녁 하늘을 닮은 로제 와인을 담고 아름다운 리스본의 야경을 담아보는 일도 잊지 말자. 바람이 몹시 부는 날에는 조금 무서울 수도 있지만, 빛에 따라 움직이는 리스본의 그림자가 장관인 곳이기에 꼭 해가 질 무렵이면 이곳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리스본은 해가지는 석양도 아름답지만, 해가 뜨는 아침도 붉은빛으로 가득한 도시이다. 감히 빛의 도시라고 말해도 될 만큼 아름다운 빛과 풍경을 갖고 있는 매력적인 낭만 도시 리스본. 비록 가는 길이 멀고도 멀지만, 일단 떠나있으면 모든 것이 용서될 만큼 사랑스러운 순간을 매시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버릇처럼, 열두달 여행. 어느새 버릇이 되어버린 여행. 덕분에 좋은 사람, 좋은 추억이 더 많이 쌓여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