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의 하늘은 푸르다. 세도나(Sedona)를 가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한두 시간쯤 이동해야 하는데 운전하는 피로마저 저절로 사라지는 것만 같다. 세계 각지에서 온 듯한 관광객들은 이 맑고 화창한 하늘 아래 햇살을 느끼고 있다.
아, 왠지 몸에서 기운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유는 세도나(Sedona)에서는 볼텍스(Vortex)라는 정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볼텍스란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기운, 힘'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업을 갓 시작한 분들, 요가 및 힐링하러 오시는 분들이 볼텍스의 기운을 받기 위해서 이곳을 많이 찾고있다.
마침 세도나는 바위와 황톳빛 땅 그리고 나무와 풀이 어우러진 풍경들이 유명하다. 뭐 날씨도 워낙 온화한 덕에 세도나는 은퇴 도시로도 유명한데 세도나 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50세라고 한다. 세도나를 천천히 걸어 보았는데 볼텍스(Vortex) 기운이 나에게도 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초자연적 현상을 믿고 수련하는 분들이 이 지역에는 살고 있다.
애리조나는 사막기후로 유명한데, 덕분에 세도나도 건조하지만 너무 춥지 않은 기후가 연간 내내 계속된다. 겨울은 너무 춥지 않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아마 계곡도 있고 바위로 둘러싸이고 평지보다는 높은 지대에 있어서 그런가 보다. 비도 아주 가끔 오는데 연 500mm 수준이다. 조금 주의해야 할 점은 애리조나 주변 날씨가 워낙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애리조나 주변 지역(피닉스, 스캇데일 등)을 여행하는 복장으로 세도나를 방문하면 추워서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질 수 있다.
이렇게 가끔씩 운치 있는 빈티지한 풍경이 나타나기도 한다. 처음에는 세도나가 그랜드 캐니언의 미니 버전이라고 느껴서 한껏 가벼운 느낌으로 방문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하루 더 머무르면서 천천히 보고 싶을 만큼 볼 게 많다. 포인트만 딱딱 찍어 구경하려고 했는데 가는 길 마다마다 왜 이렇게 둘러보고 싶은 곳이 많은 건지.
세도나를 갈 때는 자동차를 타고 왔는데, 내가 있던 피닉스라는 도시에서는 약 1시간 30분 걸렸다. 인근 주요 도시인 플래그 스태프에서는 1시간, 그랜드 캐니언에서는 2-3시간, 라스베가스에서는 5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는 7시간 정도 걸린다. 세도나에는 투어프로그램도 있다. 소형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세도나를 둘러보는 건 꽤 유명하고, 꽤 인상 깊었던 건 핑크 지프차 투어다. 핑크 지프차는 보통 차량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는 오지를 들어간다고 한다.
세도나에는 바위랑 나무랑 풀 같은 자연만 있을 것 같았는데 빨간 건물도 있고, 오크 크리크(Oak Creek) 강변에는 다운타운도 있었다. 그렇다고 뉴욕시티(NYC) 처럼 반짝반짝한 시티는 아니고, 자그마한 공간에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있는 자연 도시의 감성이다. 잘 찾아보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도 있다.
DOWNTOWN
다운타운이 있을 거라고는 차마 상상도 못했다. 다운타운에서 찾아낸 말 동상, 이 근처에는 레스토랑들이 즐비해있다. 그 밖에 세도나 해리티지 박물관, 세도나 아트센터에서는 세도나의 지난 모습과 세도나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틀라케파케이 아트 앤 크래프트 빌리지는 순간 미국인지 멕시코인지 어리둥절할 만한 멕시코 마을을 재현한 분위기의 쇼핑몰이다. 쇼핑몰에 들어서면 수제 예술품부터 상점, 레스토랑, 채플 등이 있다.
또 다운타운에는 홀리 크로스 채플이라는 가톨릭 예배당도 있는데 디자인이 예쁘기로 유명하다. 채플 동쪽에서는 성모 마리아 바위가 있는데, 아기 예수를 안은 모습을 닮았다 해서 성모 마리아 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FOOD AND PARKING
너무 허기진 탓에 세도나의 맛집이라는 말 동상 근처에 있던 버거집을 들어갔다. 배고픔에 세도나를 봐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나지 않았다. 미국에 왔으니까 버거를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그냥저냥 분위기는 꽤 좋았다.
처음으로 스트릿 주차를 해봤다. 미국의 스트릿 주차는 번호판을 입력하고 시간 단위로 주차권을 구매해서 주차권을 유리창 안에 밖에 보이게 넣어둔다. 그러면 지나가다 주차를 단속하는 분이 주차권을 확인하고 '이 차는 비용을 지불했구나.' 하고 지나가고 그렇지 못했다면 티켓(Ticket)을 끊게 된다. 스트릿 주차에 익숙하지 않아서 렌터카를 타고 세도나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실수로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