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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로 목욕합니다, 행화탕

    담차 담차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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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서울

    IMG_0500_83694086.jpg:: 행화탕 정면

    현동 골목 어귀엔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노랗게 칠한 건물 외벽에는 다 지워진 듯한 글씨로 행화탕이라 적혀있고 빨간 벽돌로 하늘 높이 솟아있는 굴뚝엔 목욕탕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목욕탕인가? 나처럼 헷갈리는 사람들을 위해 건물 앞 간판엔 커피라고 적어두었다.

    목욕탕 모습을 한 카페 앞을 서성이다 눈길을 끄는 노란 건물을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가 봤다. 그 안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져 있을까 기대를 하고선.


    IMG_0512_34979794.jpg:: 행화탕 내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할머니 집에서 본 듯한 네모난 책상에 그 주위로 방석이 나란히 깔려있다. 어딘지 모르게 정감 가는 분위기다. 한쪽 벽에는 행화탕의 상징인 목욕탕 로고가 박힌 물건들을 전시해 놓았다. 티셔츠와 때수건과 목욕탕 번호표 끈, 컵 등이 있다. 바닥엔 흰색 자갈이 깔려있고 나무로 뼈대를 지은 천장은 오래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려는 듯 뻥 뚫려있다.

    IMG_0508_78066924.jpg:: 카페 내부와 굿즈가 눈에 띈다

    dd_78885958.jpg:: 반신욕 라떼 단물탕과 바나나탕 우유

    이색적인 분위기에 주위를 둘러보느라 눈이 바쁘다. 메뉴를 살펴보니 맥주부터 차, 커피, 에이드까지 메뉴가 다양하다. 바나나탕 우유와 반신욕 라떼 단물 탕을 주문했다.

    IMG_0587_62736440.jpg:: 공연과 전시가 진행되는 곳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1958년에 건축된 대중목욕탕으로 아현동 주민들의 사랑방이었다. 2000년대 사우나, 찜질방, 고급 스파 시설이 지역에 들어서고, 2007년부터 아현동 재개발이 진행돼 주민들이 떠나게 되자 존재가치를 잃어버린 행화 목욕탕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기간 중 별안간 폐업하였다.

    재개발 예정지에 위치한 행화탕은 이후 잠시 고물상 또는 창고 및 사무실 등의 용도로 쓰인 바 있으나, 2015년까지 오랜 기간 유휴공간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20161월 문화예술콘텐츠랩 축제행성이 둥지를 틀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IMG_0593_12567163.jpg:: 한 쪽에 덩그러니 세워져있던 문 한 짝

    IMG_0521_46019088.jpg:: 낡은 간판

    1958년에 지어진 대중목욕탕이었던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다. 카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피아노 위 걸려있는 행화탕이라는 상호가 그렇다. 회색으로 바랜 글자는 형태만 남은 채 세월의 흔적을 보여준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지켜왔을지 상상이 안 갈 정도다. 카페 한쪽에 세워둔 문 한 짝도 그렇다.

    이 공간이 원래 목욕탕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저 문으로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았을까 싶다.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현재는 마음의 때를 미는 예술공간으로 다양한 문화를 복합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예술로 목욕합니다를 모토로 이른바 예술 목욕 영업을 개시하고 있다.

    IMG_0534_96084410.jpg:: 마음의 때를 미세요

    카페로 탈바꿈한 공간 내부에서는 정감 가는 카페로 카페 안쪽 공간에서는 전시와 공연 등 다채로운 예술 프로젝트들이 펼쳐지고 있다. 내가 갔던 날도 오후 5시부터 행사가 있어서 카페 안쪽에는 더 손님을 받지 않았다. 다양한 예술가들의 전시, 음악, 연극, 공연과 행사, 실험적인 예술 프로젝트가 펼쳐지고 있다.

    1월엔 '1958년 행화동, 목욕탕집 딸과 쌀집 아들의 사랑과 죽음에 얽힌 세 가지 기억'을 주제로 한 <행화탕 장례 날> 공연을 열었고 2월엔 기획 음악 콘서트 <탕탕>, 4월엔 <빵이 예술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전시와 공연이 열렸다.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 문화가 열리는 행화탕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공연에 관한 정보는 행화탕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IMG_0494_99076873.jpg::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

    IMG_0548_49646257.jpg:: 예술로 목욕합니다

    오래된 공간이 주는 편안함이 예술을 만나 새롭고 색다른 공간이 되었다. 행화탕이라는 목욕탕에서 예술복합문화 공간이 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겠지만 이렇게 자리 잡아 주어 고마울 뿐이다. 노란 외벽과 높이 솟은 굴뚝이 언제나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양한 예술 교류가 일어나는 이곳 행화탕, 현실의 찌든 때를 벗기고 예술로 목욕을 하고 싶을 때 찾아가 보자. 어떤 일이 재미난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INFO. 행화탕
    주        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9길 12
    웹사이트 :  http://www.facebook.com/haenghwatang

    담차

    매일 무언가를 쓰는 사람 담차입니다. 책, 차, 고양이와 여행을 좋아합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한 뒤 <겨우 한 달일 뿐이지만>을 펴냈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귀 기울이며 글을 쓰고 기록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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