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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샴페인의 본고장, 프랑스 샹파뉴 여행기 1편 - 랭스

    앙제 앙제 2011.04.17

    카테고리

    유럽, 서유럽

     

     

    향긋한 스파클링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 샹파뉴 (Champagne)

     

     

     

    오늘부터는 프랑스 샹파뉴 여행을, 좀 느린 호흡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샹파뉴, 보다 정확히는 샹파뉴-아른덴(Champagne-Ardenne) 지역은 파리에서 약 150km 떨어진 프랑스의 북동부에 속합니다. 우리가 흔히 '샴페인'이라 부르는 스파클링 와인의 본고장이기도 하죠.

     

    불어로 샹파뉴(Champagne), 영어로는 샴페인. 샴페인을 발견하고 현재의 제조 방식을 완성한 수도사 돔페리뇽은 이렇게 말했답니다. "맙소사! 저는 별을 맛 보았습니다!"

     

    글라스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수만개의 진주알 같은 기포들. 혹자는 그 수만개의 기포 속에 수만명의 미인 얼굴이 보인다는데, 돔 페리뇽은 그 속에서 별을 보았나 봅니다. 어찌되었건 우리 혀 끝을 싸르르 간질이는 매혹적인 샴페인은, 여성을 가장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술이며, 아무렇지 않은 일상마저도 달콤하고도 달뜨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샴페인의 본고장인 샹파뉴 지역은 샴페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이니 구르메(Gourmet)가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풍미 가득한 음식에 곁들이는 상쾌하고 차가운 샴페인 한 모금...여기에 기분 좋은 대화로 샹파뉴 디너 테이블의 분위기는 언제나 고조되곤 합니다. 

     

    여기에 이 지역 특산 디저트의 향긋함까지 더해지면...프랑스 여행에서 극도로 달콤한 순간, 그냥 그대로 머물렀으면 하는 순간, 가장 매혹적인 사치를 만끽하는 황홀경에 빠져들게 됩니다.

     

     

     

    - 잠깐, 와인 상식 -

     

    거품이 이는 와인은 모두 '샴페인'이라 부를까?

     

     

     

     

    그렇지 않습니다. 샴페인은 샹파뉴 지역의 전통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뜻하는 고유 명칭입니다. 프랑스 내에서도 샹파뉴 지역이 아닌 곳에서 제조되거나, 또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은 낮은 등급의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Crement) 혹은 뱅 무스(Vin mosseux), 말 그대로 '거품 있는 와인'이라고만 부른답니다.

     

    프랑스 외 다른 나라에서도 물론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샹파뉴(샴페인)'란 명칭은 결코 쓸 수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은 카바(Cava), 이탈리아는 스푸만테(Spumante)라고 부르죠.

     

    나아가 샹파뉴 지역에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와인은 물론 기타 제품에도 '샹파뉴'란 명칭을 사용하는 걸 금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샹파뉴 지역에서 출시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골프 치고 난 다음 마시는' 오페라 샴페인도 이제 '샴페인'이란 타이틀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합니다. 또 모 전자 브랜드에서 출시한 TV 이름인 'Champagne'도 역시 쓰지 못하도록 금했다고 하네요.

     

     

     

     

    샹파뉴 지방의 필수 여행지 BEST 4

      

     

      

     

    자, 이렇게 자부심이 대단한 샹파뉴 지역~! 과연 뭐가 그렇게 대단하길래 이토록 콧대가 높은지 무척이나 궁금하실텐데요, 오늘부터 저와 함께 '샹파뉴의 필수 여행지 Best 4'를 만나보시죠!

     

    우선 샹파뉴 지역의 중심 도시로, 유명 샴페인 하우스가 즐비한 랭스에페르네! 사실 이 두 도시 중 한 군데만 방문한다 해도 샴페인과 샹파뉴 지방의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샴페인 역사상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곳, 오빌레도 빠뜨릴 순 없겠죠. 17세기에 샴페인을 처음 발견한 돔 페리뇽이 몸 담았던 수도원이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종착지로 중세 도시의 풍모를 지닌 트루아까지...

     

    오늘은 그중에서도 샹파뉴 지역의 '관문'으로 통하는 랭스부터 찾아가 보도록 하죠. 파리에서 TGV와 샹파뉴-아르덴 기차로 대략 2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니까요, 당일 여행으로도 충분히 그 매력을 즐기실 수 있답니다. 자, 그럼 출발해 볼까요?

     

     

     

    프랑스 왕의 대관식이 이뤄졌던

    역사적인 도시, 랭스 (Reims)

     

     

     

     

     

     

     

     

    샹파뉴 지역의 관문인 랭스. 전형적인 프랑스 중소도시의 면모를 지닌 아담하고 예쁜 마을이랍니다. 파리에서 TGV가 하루에 두 편 운행하니 샹파뉴 지방을 여행할 때 거점 도시로 삼기에 충분한 곳이죠. 또한 뵈브 클리코(Veuve Cliquot), 포므리(Pommery), 멈(Mumm), 랑송(Lanson), 테텡제(Tettinger) 같은 명문 샴페인 하우스들이 줄지어 있는 명실상부한 샹파뉴 지역의 중심 도시입니다. 

     

     

     

     

     

     

    그런데 사실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샴페인보다는 고딕 양식의 바로 이 웅장한 '랭스 대성당' 때문에 이 지역을 탐방하곤 합니다. 현재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도 지정된 랭스 대성당에선 498년 클로비스 왕의 세례식이 이루어졌고, 이는 이 지방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일종의 대사건이 되었습니다.

     

    이후 프랑스 국왕의 대관식 또한 전통적으로 랭스 대성당에서 거행됐는데요, 불행히도 세계대전의 폭격으로 후유증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 세심한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우리는 차를 타고 왔기 때문에) 랭스로 접어들 때,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성당의 풍채는 여전히 큰 감동을 안기며 가슴을 울리더군요.

     

     

     

     

     

     

    그럼 이번엔 성당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엄청나게 화려한 로자스(Rosace, 원형 장미 스테인드 글라스 창)가 압도적이네요.

     

     

     

     

     

     

     

     

    역시 성당에선 스테인드 글라스가 포인트죠.

    랭스 대성당 스테인드 글라스의 경우,

    군데 군데 모던한 스타일로 리노베이션된 것이 참 이색적입니다.

     

     

     

     

    랭스 대성당에서 특히 유명한 것은 '웃고 있는 천사상(Smiling Angel)'과

    바로 이 샤갈의 스테인드 글라스인데요,

     

    랭스 대성당의 상징으로 염화 미소를 짓고 있는 천사상은

    폭격의 후유증으로 복원 중에 있지만,

     

    초현실주의 작가 샤갈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전쟁의 폭격에도 꿋꿋이 견뎌낸

    대성당의 아픔을 치유라도 하는 듯이 아름답고 편안하면서도 몽환적입니다.

    프랑스 남부 지역의 방스에 있는 마티스의 모던한 성당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기둥에 장식되어 있는 촛대 하나도 정말 멋있네요.

     

     

     

     

    저는 카톨릭 신자도 아니면서

    성당에 오면 왠지 겸허해지는 마음으로 초를 하나 켜고 나옵니다.

    더 나은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좀 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늘 마음속으로 이런 기도를 읊조리며 나옵니다.

    "노력하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노력한 뒤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밖으로 나오니 드골 장군도 한 말씀 남기셨군요.

    "프랑스와 독일의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이곳에 왔노라..."

     

     

     

     

    성당 바로 맞은 편의 모던한 디자인 센터 유리창에 비친

    대성당 모습이 재미있는 대조를 이룹니다.  

     

     

     

     

     

    그리고 그 옆으론 랭스 투어리스트 오피스가 있습니다.

    폐허가 된 건물 일부를 그대로 살려 사용하고 있는데,

    토 궁전(Tau Palace)이나 생 레미 대성당 같은

    유네스코 지정 유산이 많은 역사적 도시로서의 랭스와 무척 잘 어울립니다. 

     

    이곳에서 랭스 여행을 위한 정보도 얻으시고,

    샴페인 하우스 방문 계획도 잡아보세요.

     

     

    Reims Tourist Information

    www.reims-tourisme.com

     

     

     

     

    스타일이 숨쉬는 도시, 랭스

     

     

     

     

    유럽은 어딜 가더라도 소소하면 소소한 대로, 화려하면 화려한 대로 참 아름답습니다.

    오히려 소소하고 아기자기할수록 시골 마을의 맛이 살아나 더 정감있고 매력적이죠.

     

    그런데 랭스는 어딘지 좀 달라 보입니다.

    그 이유는 랭스가 바로 '스타일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죠.

    바로 그 어떤 도시에서보다 아르누보(Art Nouveau)와 아르데코(Art Deco)

    환성적인 조화와 향연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아르누보와 아르데코는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에 잠깐 붐이 일었던 사조인데,

    아르누보는 물결 무늬나 나뭇잎 무늬 등 곡선적이고 자연 모티프의 디자인이 특징이라면,

    아르데코는 반대로 아르누보에 반기를 든 스타일로 장식을 배제한 직선적이고 모던한 라인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그 스타일을 비교해보며

    랭스 거리를 골목골목 누벼보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 될 것 같네요.

     

    참고로 랭스의 대표적인 아르데코 양식 건물로는

    카네기 라이브러리나 오페라 시네마, 대극장 등이 있고요,

    와인의 지방이라 그런지 포도 모티프의 장식도 간혹 눈에 띄어 참 흥미로웠습니다.

     

     

     

     

    한가로운 오후, 랭스 거리를 걸어볼까?

      

     

     

     

     

     

     

     

     

     

    앞서 설명드렸듯 역사적인 유적지도 풍부하고,

    미슐랭 원 스타 레스토랑도 있는 곳이니 '미식의 도시'란 사실도 분명해보이네요.

    거기다 예쁜 골목, 예쁜 집들도 많으니 그저 마냥 걸어도 좋은 도시, 랭스입니다.

     

    그 외에도 시기별 음악 축제나 크리스마스 마을 등

    볼거리, 느낄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미식 여행의 시작을 앞두고

    '숨고르기 랭스 산책' 이야기를 들려 드렸는데요,

     

    느긋한 산책길에 예쁜 카페에 잠시 앉아 커피를 한 잔 해도 좋겠고,

    혹은 식전주로 키르 루아얄(Kir Royal)을 한잔 마셔도 좋겠습니다.

    모름지기 샴페인의 본고장에 왔는데 샴페인 칵테일 한 잔으로 분위기는 좀 띄워줘야겠죠?

     

     

     

     

     

    이때 반드시 테라스에 앉아야 합니다.

    해는 살짝 기울어 바람이 시원해지고,

    건물 끝과 끝에 잔존하는 햇살이 사랑스럽습니다.

     

    키르 루아얄에 마지막 햇살이 내려 앉습니다.

    예약해 놓은 레스토랑으로 발길을 옮길 시간입니다.

    지금부터 진정한 미식 여행이 시작됩니다.

     

     

    앙제

    여행과 디자인을 사랑하고, 와인과 구르메를 즐기며, 음악과 영화를 흠모하는 글로벌 트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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