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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있는 샹파뉴 여행 3편, 샴페인 명가 포므리

    앙제 앙제 2011.05.03

    카테고리

    유럽, 서유럽, 음식

     

     

    프랑스 샹파뉴로 떠나는 샴페인 기행

     

    샴페인 하우스, 포므리(Pommery)

     

     

     

     

    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중심도시인 랭스.

    이곳에만 십 여 군데가 넘는 유명 샴페인 하우스가 자리하고 있답니다.

     

    제가 완전 사랑하지만 비싸서 자주 못마시는 크루그(Krug),

    재작년 가로수길 어느 바에서 한창 프로모션을 하길래 신나게 마셨던 멈(Mum),

    마릴린 먼로의 아침을 깨웠다던 파이퍼 하이직(Piper Heidsieck),

    빈티지 샴페인의 매력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줬던 루이 뢰데레(Louis Roederer),

    기분 좋은 날이면 사랑하는 친구들과 마시는 뵈브 클리코(Veuve Cliquot) 등이 대표적이죠!

     

    그리고 오늘 제가 겟어바웃 독자 분들께 소개해드릴,

    최근 방문한 포므리(Pommery)가 있답니다.

     

     

     

     

    포므리는 뵈브 클리코와 마찬가지로 미망인이 일으켜 세운 샴페인 브랜드입니다.

    불어로 뵈브(Veuve)는 '미망인'이란 뜻인데, 뵈브 클리코는 미망인인 클리코 여사가

    남편이 죽고 난 후 가업을 이어받아 당당히 유명 브랜드로 키운 바 있죠.

     

    포므리 역시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루이즈 포므리 여사가

    씩씩하게 사업을 일으켜 세운 기업인데요,

     

    포므리 여사는 당시 달달했던 샴페인이 인기가 있었음에도

    드라이하면서 가볍고 과일향이 풍부하며 섬세한 기포를 지닌 

    '브룻(Brut)' 스타일을 창조해 크게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브룻'이란 말은 '영국 클라이언트'를 지칭하던 데서 유래한 것이라 하네요.)

     

     

     

     

    포므리가 다른 샴페인 하우스와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셀러 안에서 진행되는 컨템포러리 아트 전시랍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익스피리언스 포므리(Experience Pommery)는

    생전에 예술을 사랑하고 후원하는데 아낌이 없었던 루이즈 포므리 여사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군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포르미카 전시가 진행 중이었어요.

    서늘한 갈로 로만 시대의 지하 셀러에 설치된 작품은 무척 인상적이었답니다.

    포므리는 매년 이렇게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아트 전시를 기획하고 있어서

    단순한 셀러 방문 그 이상의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입구에서 샴페인 셀러 투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어요.

    포므리의 샴페인은 빈티지 샴페인에 해당하는 최상급의 퀴베 루이즈(Cuvee Louise),

    ('퀴베'는 첫번째 압착에서 얻어진 포도즙으로만 만들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최고급 샴페인을 뜻합니다.)

     

    프레시하고 섬세한 포므리 샴페인 스타일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간직한 포므리(Pommery),

    경쾌하고 젊은 감각을 한껏 자랑하는 팝(Pop), 이렇게 세 가지 라인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사진 © Pommery

     

     

    저와 포므리 샴페인의 첫 만남은 바로 이 '팝' 제품으로 시작되었답니다. 뭔 말인가 하니, 에어 프랑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래 이코노미 클라스에서는 샴페인을 제공하지 않죠. 그래서 몇 년 전, 샤를 드 골 공항에서 하프 보틀보다도 작은 쿼터 보틀 사이즈의 이 팝 샴페인을 발견한 거예요. 크기도 자그마해서 혼자 마시기에도 딱이겠더라구요. 얼른 한 병 사서 비행기가 출발하는 그 순간을 샴페인과 함께 즐겼었죠.

     

    팝 샴페인은 척! 보기에도 경쾌함이 느껴지는 아주 젊은 디자인이랍니다. 빨대를 꽂아 마실 수 있도록 고안된 첫 샴페인으로, 블루에 이어 핑크 보틀에 든 로제, 실버 보틀이 출시되었고, 빈티지 샴페인을 담은 골드 보틀도 연이어 출시되었어요. 게다가 보틀 디자인의 향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성조기나 영국 국기, 혹은 팝 아트적인 그래픽을 담고 젊은 감각으로 어필하고 있답니다. 원래 작은 용기로 첫선을 보였기 때문에 일반 사이즈의 750ml 보틀은 '맥시 팝(Maxi Pop)'이라고 하네요. 

     

     

     

     

     

    자, 이제 샴페인 셀러로 들어갑니다.

     

    100개가 넘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지하 셀러는 식회질의 동굴 같아 보입니다.

    연중 10여 도의 온도를 유지해 샴페인 숙성과 저장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이곳 포므리의 지하 셀러만도 18킬로미터에 이른다고 하네요.

     

    랭스가 1차 세계대전으로 도시 대부분이 폭격 당해 폐허가 되었을 때,

    이 지하 셀러가 시민들의 피난처가 되어주었다고 해요.

    지하 셀러는 꽤 쌀쌀하기 때문에 꼭 두꺼운 옷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루이즈 포므리 여사는 워낙 예술을 사랑했기 때문에

    지하 셀러 곳곳에 이렇게 조각 작품을 연출해 놓았어요.

     

    이 부조 작품들은 모두 귀스타브 나블레(Gustave Navlet)의 조각이라고 하네요.

    그 뜻을 이어받아 현재에도 셀러 내에서 세계 어느 곳보다도 유니크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죠.

    (헉! 이때부터 배터리 제로! 아쉽지만 셀러는 포므리 사이트 사진으로 대신합니다~ㅠㅠ)

     

     

     

     

     

     

     

     

    사진 © Pommery

     

     

    샴페인은 이렇게 A자 형태의 나무 틀에 끼워서 보관합니다.

    병입구가 아래로 가도록 보관하는데, 이때 샴페인의 백미인 탄산을 만드는 이스트가

    병목 입구로 모이게 하기 위한 것이죠. 병은 매일 다른 방향으로 돌려 주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모인 이스트를 얼려서 추출해내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 겁니다.

     

    포므리의 지하 셀러는 터널마다 저렇게 세계 곳곳의 도시 이름을 붙여 놓았더군요.

    포므리 여사가 클라이언트들의 도시를 기리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그런데, 서울은 없어요. 아직은...^^;;)

     

     

     

     

    사진 © Pommery

     

     

    투어가 끝나면 다시 이 거대한 홀로 나옵니다.

    물론 이 사진은 퍼온 사진이므로 이렇게 근사하게 세팅되어 있지는 않아요^^;;

     

    그냥 스틸 소재의 원형 테이블에 자유롭게 앉아서 샴페인 시음을 하는 정도?

    시음에는 가장 대표적인 포므리 샴페인을 마시게 됩니다.

     

     

     

     

     

    포므리 샴페인 하우스의 또 다른 볼거리,

     

    Villa Demoiselle

     

     

     

    포므리의 샴페인 하우스 맞은 편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저택이 있습니다. 얼핏 '부유한 누군가가 살고 있는 집인가?' 싶은 이곳은 바로 포므리-브랑큰(Pommery-Vranken) 샴페인 하우스가 소유하고 있는 '빌라 드무아젤(Villa Demoiselle)'입니다. (참고로, 포므리 샴페인과 브랑큰 샴페인은 소유주가 같아요!)

     

    1908년, 루이 소렐이 건축한 이 집은 아르누보와 아르데코의 집대성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두 가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탄성을 내지르고도 충분한 곳이죠. 2004년, 포므리와 브랑큰 샴페인 하우스를 소유하고 있는 폴 프랑수아 브랑큰이 이 빌라를 구입하고 이후 프랑스 최고의 장인들을 불러와 복원에 힘을 기울여 이제 세상에 공개된 곳입니다.

      

     

     

     

    빌라로 들어서기 전 입구의 온실 같은 분위기의 공간입니다.

    일반에게 공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휑~ 합니다.

    저는 여기서 빌라 드무아젤의 리노베이션 책을 구입했어요~^^.

     

     

     

     

    이렇게 멋진 아르누보 스타일의 장식장도 있구요.

    장식장에는 멋진 보틀 디자인이 돋보이는 브랑큰 샹페인이 놓여 있네요.

     

     

     

     

    창가에 놓인 칠링 바스켓도 남다르게 아름답습니다.

    빌라 드무아젤은 연회나 파티, 결혼식 등의 여러 이벤트 용도로 활용된다고 합니다.

     

     

     

     

    지하에는 빌라 드무아젤의 히스토리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이루어져 있어요.

     

     

     

     

    그리고 각 연도별 와인이 저장되어 있구요.

     

     

     

     

    이렇게 빌라 드무아젤 리노베이션 청사진과 장식 모티프, 컬러칩 등

    리노베이션에 사용된 여러 요소들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다이닝으로 들어가는 복도에는 샴페인 병에 코르르 마개를 막는 기구가 놓여 있네요.

    그런데 얼핏 보기엔 무슨 고문 기계 같다는~^^;;

     

     

     

     

    아르누보 스타일의 가구가 놓인 다이닝 룸입니다.

    의자의 다리 모양을 잘 봐주세요.

    너무도 유려하고 아름답죠?

     

     

     

    연회 룸으로 들어가는 문이에요.

    유리 장식이 정말 섬세합니다. 컬러도 참 예쁘네요.

    요즘의 너무 모던하거나 너무 현란한 디자인과는 다른,

    정제되었으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디테일의 디자인이 참 아름답습니다.

     

     

     

     

    벽난로는 비교적 화려한 스타일이네요.

     

     

     

     

    일층으로 들어오는 현관과 계단 모습입니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예요.

    난간 장식과 벽과 천장의 꽃잎 무늬 장식, 천장 등의 유려한 라인 등

    아르누보의 정석을 이곳에서 볼 수가 있네요.

     

     

     

     

    2층의 다이닝 룸입니다.

     

     

     

     

    다소 로맨틱한 분위기의 작은 연회홀이구요.

    살롱 콘서트가 열리기에 딱 알맞을 거 같네요~^^

     

     

     

     

    로맨틱한 카빙이 돋보이는 촛대.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아르데코 스타일의 소파가 놓인 응접실입니다.

    아르누보와 아르데코를 공부하기에 너무도 완벽한 곳, 빌라 드무아젤입니다.

     

     

     

     

    창밖으로 드무아젤의 로고가 찍힌 클래식한 자동차가 보이네요.

    드무아젤은 브랑큰 샴페인 하우스에서 선보이는 샴페인이기도 해요.

    이곳 빌라 드무아젤에서 볼 수 있었던 여러가지 아르누보 디테일이

    병에도 적용된 무척 로맨틱한 샴페인입니다.

     

     

     

    Information

     

    Champagne Vranken-Pommery

    5, Place de General Gouraud 51100 Reims

    www.pommery.fr

     

     

    - 오픈 시간 -

     

    오전 9시 30분 ~ 오후 7시 (4월 초 ~ 11월 중순) 

    오전 10시 ~ 오후 6시 (11월 중순 ~ 3월 말)

     

     

    - 기타 안내 -

     

    가격은 1인당 12유로이며,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고,

    예약 상황에 따라 프라이빗 투어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앙제

    여행과 디자인을 사랑하고, 와인과 구르메를 즐기며, 음악과 영화를 흠모하는 글로벌 트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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