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규슈원정대

규슈 신칸센 예찬론

하나투어 규슈원정대로 '가고시마'를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월에 갓 개통한,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는 '규슈 신칸센'을 처음 이용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는 여행이었네요.

신칸센(新幹線)이란, 쉽게 말해 일본의 KTX입니다. 특히 1964년에 개통한 도카이도 신칸센은 일본은 물론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라 합니다. 그만큼 역사가 깊고 기술력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최고의 고속철도죠.

더군다나 이번 여행에서 제가 타게 될 규슈 신칸센의 경우, 최근에 개통해 더욱 첨단기술로 무장했을테니, 이런 신칸센을 난생 처음 떠나게 된 일본여행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저도 참 억세게 운이 좋은 놈입니다. ^^

하카타항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도착한 하카타역입니다. 규슈원정대가 그러했듯이 규슈 지방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집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지하철 및 일반 기차까지 지나는 곳인지라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신칸센에 탑승하려면 우선 승차권이 있어야겠죠?  

일본은 본래 물가가 비싸기도 하지만, 신칸센의 요금은 우리나라의 KTX보다 훨씬 비쌉니다. KTX야 최장구간인 서울-부산 노선을 약 5만 원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신칸센이라면 동거리의 요금이 기본적으로 1만 엔은 가볍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부디 절망하지 마시라! 신칸센을 이용하는 외국인, 그중에서도 단기(90일 이내)로 체류하는 관광객을 위한 'JR 패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일본을 자유롭게 여행하려면 이 JR 패스는 필수입니다. 그렇지 않고 덮어놓고 여행하다 보면 거지 꼴을 못 면하니 반드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JR 패스는 일본 내에서의 구입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국내에서 미리 구입해야만 합니다. 하나투어 홈페이지를 비롯한 여러 사이트 또는 가까운 하나투어 지점에서 JR 패스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운행하는 지역별 및 기간별로 요금이 다르니 잘 확인하시고 구입하세요.

국내에서 JR 패스를 구입하면, 위 사진과 같은 교환증으로 지급합니다. 패스의 종류에 따라 생김새는 다를 수 있습니다만, 교환증을 받는 것은 동일합니다. 일본에 도착한 후에 여권과 함께 이것을 가지고 지정된 장소로 가면 JR 패스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공항과 역에 따라서 교환처가 다르니 여기를 클릭하셔서 자세한 정보를 참고하세요.

하카타역에서는 매표소를 통해 JR 패스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이곳에 있는 직원분들도 영어에 능숙하지 않습니다. 아주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그냥 못한다고 보는 게 마음 편합니다. 괜히 서로 난처해지지 마시고 차라리 손짓 발짓 섞어가면서 원초적인 대화를 나누도록 하세요. 제가 그랬었는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더군요(?) ^^;

짜잔~ 이것이 규슈 전 지역의 신칸센을 이용할 수 있는 JR 패스의 실물입니다.

단 3일권인데 가격이 14,000엔, 우리 돈으로 약 18만 원입니다. 좀 비싸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좀 전에 제가 이동했던 하카타역 - 가고시마추오역 구간의 일반요금을 알아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자그마치 약 1만 엔이더군요. 그것도 편도가 말입니다 -_-; 이 얘길 들으니 기필코 JR 패스를 구입해야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생기죠?

참, 규슈원정대의 JR 패스는 하나투어와 규슈관광추진기구에서 무료로 제공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전 보너스를 얻었죠! ^^ 사실 저처럼 후쿠오카 외의 지역에 배정된 분들이 자비로 신칸센을 이용한다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죠.

JR 패스로 JR에서 운영하는 타 열차 및 버스도 이용 가능합니다.

단 신칸센 중에서 '노조미'는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신칸센을 운행하는 열차의 기종이 여럿인데, 여기서 다 읊기는 어려우니 미리 공부를 좀 하고 가시어요~ (사실 몰라도 큰 지장은 없습니다)

JR 패스만 있으면 따로 매표를 하지 않고도

거의 모든 열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자유석에 앉아야 하며, 지정석은 매표소에서 예약을 해야 합니다. 어차피 추가요금은 들지 않으므로 JR 패스 소지자는 예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9시 36분에 하카타역을 출발하여 가고시마추오역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탑승했던 신칸센 '사쿠라'입니다. 꼭 하마처럼 생겼죠? 이 녀석은 기존에 2시간 이상이 걸리던 거리를 지금은 약 1시간 20분 만에 주파합니다. 이로 인해 가고시마로 가는 일본 국내외 여행객들이 한결 편해졌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신칸센 예찬론으로 들어갑니다!

제가 탑승했던 열차의 내부입니다.

사진으로는 어떻게 보여질지 모르겠는데, 들어가는 순간 아주 온화하고 쾌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개통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열차니 깨끗한 건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전 아직도 여기가 혹시 1등석은 아니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앉았던 좌석으로 앞, 뒷열의 거리도 넉넉하고 굉장히 안락했습니다.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우리나라의 KTX는 좌석이 불편해요 ㅠ_ㅠ 그나마 지금은 많이 나아졌죠. 만약 이 좌석이 1등석이 아니라면 정말 쇼킹한 신칸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운행한 역사부터 큰 차이가 있으니 머지 않아 KTX도 이런 좌석을 널리 갖추게 되기를 바랍니다!

각 좌석마다 설치된 컵 홀더입니다.

콘센트 역시 각 좌석마다 하나씩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열차와 열차 사이의 공간도 매우 넓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건 다목적실로 장애인 화장실, 응급처치, 기저귀 갈이가 가능합니다. 내부를 구경하고 싶었는데 어인 일인지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

뜨거운 물이 콸콸콸~♬ 나오는 세면대입니다.

제가 신칸센을 이용하면서 놀랐던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좌석이고 둘째는 화장실입니다. 좌변기가 무려 비데였던 것도 조금 놀랐지만, 소변을 보려고 커버를 들어올리는데 손이 따뜻하지 뭡니까!? 순간 착각했나 싶어서 다시 만져봤더니... 아, 글쎄! 커버에 열선마저 설치되어 있지 뭡니까!? 이걸로 놀랐다고 말하면 촌놈 인증하는 건가요? ^^;

그! 러! 나!

마지막 세번째야말로 저를 신칸센 홀릭으로 만든 결정적 요인입니다.

자, 위의 사진을 한번 보세요.

저것은 무엇이고 여기는 대체 어떤 곳일까요?

정답은 재털이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기는 바로 흡연실이었던 것입니다! 맙소사, 기차에서 흡연실을 본 건 난생 처음이라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모릅니다 ㅠ_ㅠ 미국에선 공항 내에 흡연실이 일절 없더니, 일본은 기차에까지 흡연실을 설치하는 센스를 보여주네요!!! 하긴 제가 유럽과 미국을 모두 자동차로 여행한 터라 기차를 타보지 못해서 잘 모르긴 합니다. ^^;

어쨌건 무조건적인 금지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흡연자의 입장도 고려해주는 듯한 세심함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물론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삼가야겠죠) 이리하여 저는 단 한 번의 탑승만으로 신칸센에게 홀딱 반한 채 가고시마추오역에 도착했습니다.

덧)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기적>이 일부가 가고시마츄오역에서 촬영됐습니다. 일본에서는 6월에 개봉할 예정이라던데, 영화를 보게 된다면 가고시마 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겠네요 ^^

유용한 사이트

http://www.hyperdia.com/en/ (신칸센 열차시각 및 운임 조회, 영어)

www.ekitan.com (신칸센 열차시각 및 운임 조회, 일어)

www.japanrailpass.net (JR 패스 정보)

하나투어 규슈원정대는 하나투어 및 규슈관광추진기구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규슈관광추진기구 홈페이지 : http://www.welcomekyushu.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