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는 카페가 참 많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부터 돌담길 사이로 옹기종기 자리 잡은 카페까지. 개성 있고 다양한 카페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조금은 차분한 분위기의 카페를 좋아한다. 가볍게 쉴 수 있고, 조용히 머물다 갈 수 있는.

오늘은 마음이 차분해지는 제주 이색 카페 3곳을 소개하려 한다. 시끄러움보단 고요함이, 밝은 분위기보단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차근차근 읽어봐도 좋다. 분명, 마음에 들 테니까.
 

  1   산장 속에서 즐기는 아이리쉬 커피 친봉산장

제주 구좌읍 송당마을, 낯선 산장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친봉산장이다. 이런 곳에 무슨 산장이 있겠냐마는 제주는 그런 곳이다. 불쑥 무언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매력. 친봉산장도 그러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딱히 정해진 영업시간도 손님을 맞는 반가움도 없다. 그냥 무심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인 셈이다.

산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페 내부는 온통 나무로 가득하다.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코끝에 나무 냄새가 스며든달까. 이렇게 차분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나무들이 한몫하는 게 확실하다.

친봉산장은 본래 마구간이었다. 산장지기는 허름했던 마구간을 직접 갈고닦았고, 그렇게 친봉산장이 탄생했다. 그래서일까, 주인의 취향이 철저하게 반영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캠핑용품부터 바이크, 기타, 해먹 등. 여기저기 주인의 관점을 찾아보는 재미도 이 카페를 둘러보는 방법 중 하나다.

대표 메뉴는 미국에서 직접 배워 만들어 낸 아이리쉬 커피다. 대표 메뉴라고 할 것도 없는 게 커피 종류는 이것 하나뿐이다. 그 외에 한라봉 주스나 꽃차, 맥주 등의 메뉴도 판매하고 있다. 아, 참 아이리쉬 커피에는 소량의 위스키가 포함되어 있으니 술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은 조심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