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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의 달콤한 시간, 미술관과 카페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9.09.13

    카테고리

    캐나다, 예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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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한 곳에서 오래 걷길 즐긴다. 다른 언어의 깃발이 펄럭이고 이국적 모양새의 건물들 사이를 내처 걷곤 한다. 그러면서 낯선 도시에서 잊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미술관과 카페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시간 속에서 머무는 때를 무척 좋아한다.


    · 밴쿠버 아트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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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대표 미술관, 밴쿠버 아트갤러리(Vancouver Art Gallery)는 서부 캐나다에서 가장 큰 미술관이다.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어 미술관 접근성이 참 좋다. 캐나다 BC주 혼비 가(Hornby Street)에 자리하고 있다. 미술관 규모 및 소장품이 대단하기로 유명하다. 전시공간 크기는 3,850㎡이며 에밀리 카(Emily Carr)의 주요 작품 200점, 마르크 샤갈의 삽화 9천100여 점 등 11000여 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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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아트갤러리 역사는 꽤 길다. 1931년부터 밴쿠버 미술관 역사가 시작되었으며 1983년 현재 자리로 옮겨왔다. 옮겨온 현재 미술관 건물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다. 1911년 프랜시스 래튼베리(Francis Rattenbury)가 법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설계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이다. 고풍스러운 건물 자체가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미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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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 미술관들처럼 상설전과 특별전을 열고 있으며 특히 캐나다 대표 미술관인 만큼 캐나다 대표 여류 화가 에밀리 카 작품 컬렉션을 만나기 좋은 미술관이다. 세계 미술관과 교류로 초청 전시를 여는 것은 물론 다른 미술관에 비해 풍부한 사진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답게 사진 전시도 크게 열고 있다. 한마디로 다채로운 예술작품을 만나기 참 좋은 미술관에 틀림없다.

     

    · 밴쿠버 아트갤러리의 흥미로운 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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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는 방문한 때마다 다를 것이다. 밴쿠버 아트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가니 먼저 새로운 밴쿠버 미술관 빌딩을 디자인한 세계적 스위스 건축회사 Herzog & de Meuron에 대한 전시가 기다리고 있었다. 제목은 'Material Future: The Architecture of Herzog & de Meuron and the Vancouver Art Gallery'다.

    이 건축회사는 건축 이상의 건축을 해왔다. 지난 25년간 '혁신적이면서 우아한' 빌딩 디자인을 이끌었다.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샌프란시스코 드 영 뮤지엄(de Young Museum), 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Stadium) 등이 이들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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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zog & de Meuron사 설계의 매력은 신선한 소재와 디자인을 건물에 과감히 적용하는 것이다. 또한 건물이 세워지는 장소가 가진 환경적 요소는 물론 가장 중요한 사람들의 문화 특성에 대한 고려를 더해 건물을 디자인한다. 우리는 건물이 완성된 결과만 보는 셈이다.

    과연 건축가들은 어떻게 건물을 창조해내는 걸까? 그 답이 이 전시에 있었다. 계획, 디자인, 건축 과정 등이 일목요연하게 보였다. 특히 새 밴쿠버 미술관에 대한 ABC를 그대로 알려 주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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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다음 전시실로 향하니 '난해한' 현대미술품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대 미술품 전시회는 보고 있는 이의 굳어있는 생각을 도끼처럼 내리친다. 뜻밖에 형상, 이미지들이 미감을 자극한다. 자극은 유쾌할 수도 불쾌할 수도 있다. 작품을 만든 작가 Geoffrey Farmer는 기성품을 재조합해 조합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내는 작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레디메이드 readymade' 를 재조합해 만든 작품으로 신선한 감흥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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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례로는 미술관, 이 공간 전체가 한 '작품'이다. 한 건축물은 서로 다른 건축양식의 조합이며 그 건축 요소들은 역사적 의미 없이 구성되기도 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일부러 밴쿠버 미술관의 오래된 전등과 소품 등을 조합해 밴쿠버 원형홀을 1930년대 뮤직 숍으로 바꾸었다. '평소 우리가 보지 못하는 무대 뒤편은 어떨까?'하고 물으며 무대 뒤편 소품과 잡동사니가 모인 '현장'을 구성해 놓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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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층으로 발걸음 하니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밴쿠버 아트 갤러리는 사진 작품 컬렉션이 훌륭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다양한 작가들의 사진전을 꾸준히 열고 있다. 미술관 한쪽에서는 '잔존 : 현실의 지속(Residue: The Persistence of the Real)'이라는 제목으로 사실주의 사진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 전시는 북미 예술가들이 사진, 비디오, 영화로 기록한 최근 작품들이다. 작품이라기에는 너무나 보통의 정경을 담고 있구나 싶다. 방안 어느 구석, 책장, 선반 위 사진들이 우두커니 걸려 있다. 작가들은 이런 보통의 이미지를 통해 사진으로 담는 대상의 진짜 가치가 무엇인지 관객에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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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은 소장품 외에도 다른 미술관 소장품을 전시하는 특별전도 꾸준히 열고 있다. 이렇게 세계 미술관들은 서로 작품 대관 전시로 교류를 활발히 하며 문화 예술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전시에서는 이탈리아 글래스고 미술관의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또한 미술관은 대중에게 예술을 알리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예술가들과 철학자들의 강의는 물론 음악회를 열며 사람들을 문화예술의 즐거움으로 초대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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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미술관은 예술 관련 연구소이자 도서관이기도 하다. 밴쿠버 아트 갤러리의 도서관 & 아카이브는 현대미술, 특히 캐나다 미술에 대한 보고다. 45000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하고 100개 이상의 저널을 구독하고 있어 예술 관련 다양한 정보를 관리하는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미술관은 휴식처다. 특히나 번잡함과 소란함을 소거시킨 미술관이라는 시공간은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조용하게 생각하거나 누군가를 만나 천천히 이야기 나누기도 좋은 곳이 틀림없다. 

     Info.  캐나다 BC주, 밴쿠버 아트 갤러리(Vancouver Art Gallery)
    - 주소 : 750 Hornby Street in Vancouver, BC V6Z 2H7, Canada
    - 전화 : 604.662.4700
    - 운영시간 : 월~일 10:00-17:00, 단 매주 화요일 및 매달 첫번째 금요일 ~21:00까지 연장개관
    - 입장료 : 성인 CA$ 24, 학생 CA$ 18, 시니어(65+) CA$ 20, 어린이(6-12) CA$ 6.5
    - 홈페이지 : http://www.vanartgallery.bc.ca/

     


    · 카페 트리스 오가닉 커피 & 로스팅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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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관처럼 미술관을 들르고 나면 카페를 찾게 된다. 길게 걸어서 관람하느라 지친 다리를 쉬게 하고 보았던 것들에 대한 감흥을 정리하는 시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미술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는, 밴쿠버에서 치즈케이크 맛있기로 손꼽는다는 카페를 찾았다.

    직접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진득한 케이크와 달콤한 쿠키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는 트리스 오가닉 커피 & 로스팅 하우스(Trees Organic coffee & Roasting House)다. 밴쿠버 그랜빌과 개스타운 등에 지점이 있는 인기 카페다. 찾은 곳은 그랜빌 스트리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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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에서 최고 치즈케이크로 선정되었다는 문구에 직접 로스팅한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들어간다. 유러피안 스타일 카페를 표방한단다. 보헤미안 스타일 카페라고 한다. 밤 기운이 내려앉은 카페는 적당한 빈틈을 보인다.

    밤거리 보이는 창가에 앉는다. 커피를 주문한다. 100% 유기농 &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는 카페다. 스페셜티 원두 종류와 산지별로 구분해서 커피를 낸다. 각 산지별로 로스팅한 원두가 나란하게 놓여 있는 모습을 보니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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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향이 느긋하게 공간에 퍼진다. 이어서 즐거운 고민의 시간이다. 곧 잠들 시간이지만 커피를 주문하면서 한밤 커피의 유혹에 1차 패배하였으니 다음 2차 패배를 할 차례다. 달콤함에게는 늘 진다. 즐겁게 패배한다.

    쇼케이스에 도열한 케이크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꾸둑꾸둑 진득한 뉴욕 치즈케이크, 애플 크럼블 치즈케이크, 라즈베리 화이트 초콜릿 치즈케이크, 메이플 월넛 치즈케이크. 유혹이 사이렌 목소리처럼 귀에 감긴다. 맛있어 보이는 데다가 크기도 큼직하여 식사 대신 먹어도 좋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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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밤에 어울리는 The Sin – Chocolate and Cherry Cheesecake. 주문하면 큼지막한 접시에 초콜릿 시럽으로 장식해 맛있는 케이크 한 조각을 여왕님처럼 담아 내온다. 이름 그대로- 표어 그대로 It’s sinfully delicious!

    시트는 오레오 쿠키처럼 바삭바삭한 쿠키류를 잘게 부숴 만든 듯 싶고 그 위에 크림치즈를 아낌없이 넣고 진짜 벨기에 초콜릿와 체리를 넣어 새큼하고 진한 달콤함을 가미했다. 달콤하지 않으면 유혹이 아니다. 치즈케이크는 진하게 혀에 남아 천천히 넘어간다.

     Info.  카페 트리스 오가닉 커피 & 로스팅하우스, GRANVILLE STREET CAFE 지점
    - 주소 : 450 Granville Street Vancouver, BC V6C 1V4 
    - 전화 : 604.684.5022 
    - 영업시간 : 월~금 6:00-22:00, 토일 공휴일 8:00~22:00  
    - 홈페이지 : https://treescoffee.com/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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