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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의 눈 덮인 오두막, Inn of Banff에서의 하룻 밤

    데이지 데이지 2011.06.06

    카테고리

    미주, 캐나다, 숙박

     

     

     

    Inn of Banff

     


     

     

    동화 같은 마을, 밴프의 풍경을 꼭 닮은

    Inns of Banff 에서의 하룻 밤.

     

    똑같이 생긴 통나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눈이 소복히 쌓여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었다.

     

    밴프 시내에서 차를 타고 5~7분 정도 떨어진 거리.

    날씨 화창한 날엔 걸어서 시내 산책에 나서도 좋은 위치인데,

    이 동네 주변의 호텔과 집들 모두 아기자기하니 예뻐서 

    한 걸음 씩 내딛으며 그 풍경들을 보는 기분도 참 좋았다.

     

     

     

     

     

     

    모두 세개의 동이 있었는데 우리 방은 '스위스 빌리지' 였다.

    그 이름처럼 스위스의 어느 작은 마을 오두막 같았던 곳.

     

     

     

     

     

    미로 같은 복도를 지나 방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렇게 넓고 아늑한 공간이 나타나 깜짝 놀랐다.

    혼자서 쓰기엔 너무 넓고 좋은 공간!

     

    좋아서 쾌재를 지른 것은 단 1초, 그 이후엔 이 공간에서 혼자 우얄꼬...

    갑자기 한국에 있는 신랑 생각이 나며 쓸쓸한 밤에 대한 걱정이 몰려왔다. 흑.

     

     

     

     

     

    화려하진 않지만 심플하고 소박한 시설들은

    캐나다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었다.

     

     

     

     

     

     

    환경사랑 정신이 일상 곳곳에 배어 있는

    캐나다의 특성도 호텔에서 엿볼 수 있었다.

     

    사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가장 신났던 일 중 하나는

    뽀송뽀송 보드라운 타올을 1회용 처럼 펑펑 쓸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행동을 '낭비'가 아니라 '기쁨'으로 여겼던 내 마음이

    살짝 부끄러워지는 메세지가 타올걸이에 떡 하니 걸려 있었다.

     

    다시 쓸 수 있는 수건은 수건 걸이에, 바꾸고 싶은 수건은 바닥에 놔 두면,

    바닥에 있는 수건만 수거해 가서 바꿔주는 에코 프로그램!

     

    로키 염소가 째려보고 있어서는 아니고,

    캐나다 사람들처럼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환경을 좀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에,

     

    그리고 이곳에서 본 경이롭고 눈물나게 아름다운 자연들을

    오래도록 그대로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에,

    나 역시 에코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해봤다.

     

     

     

     

     

     

    로키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귀엽게 그려져 있는

    그린티 샴푸 세트와 비누도 인상적이었는데,

    그림이 참 예뻐서 조금만 쓰고 기념으로 챙겨왔다.

     

     

     

     

     

     

    화장실 옆에 있던 공간. 아침에 일찍 움직일 예정이라 짐은 풀지 않았다.

    나와 함께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10년 된 트렁크야, 고생이 많다. ^^

     

     

     

     

     

    뒷 편 눈 언덕을 올라가면 다른 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이 곳엔 투숙객들을 위한 미니온천이 있다.

     

    밤 11시, 꽤 늦은 시각까지 이용할 수 있었지만

    밴프시내로 밤 마실 다녀오는 바람에 너무 늦어져 온천을 할 수 없어 아쉬웠다.

     

    슬쩍 엿 본 분위기라도 소개해 드리자면, 

    전신을 물에 푹 담그고 명상하는 듯 조용한 우리나라 온천과는 달리

    다들 물장구치고 시끌벅적 떠들어 대는 모습이 마치 클럽을 연상케 했다.

     

    (하루 종일 스키 타느라 힘들었을 텐데

    밤 늦도록 넘치는 에너지가 참 부럽고나~ :) )

     

     

     

     

     

    이 곳은 호텔의 입구.

    리셉션 데스크와 레스토랑이 있어 자주 이용하게 되는 곳이다.

    저녁에 무척 출출해 스낵 밴딩머신을 찾아 헤매다

    이 동 1층 구석에서 찾아 완전 반가웠는데,

     

    얼마 안되는 동전을 꿀꺽 삼키는 바람에

    돈도 잃고 고픈 배도 채우지 못하고 좌절해 버린

    슬픈 기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호텔 건너편엔 이렇게 멋진 풍경이!

    어디든 눈을 돌리면 로키산맥을 볼 수 있는

    밴프타운에서 하루를 보냈다는 것은

    정말 두고두고 행복한 기억이 될 것이다.

     

     

     

     

     

     

    떠나는 사람과 새로운 스키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이는 호텔의 아침풍경.

     

     

     

     

     

     

    고픈 배를 움켜 쥐고 (여행을 할 땐 왜이리 허기가 지는 건지)

    안 올 것 같던 잠을 청하기 무섭게 골아 떨어져 꿀맛 같은 단잠을 자고,

     

    데스크에서 알려준 대로 새벽 6시 호텔 앞에서

    밴프타운으로 나가는 무료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기로 했다.

     

    아무도 없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처음엔 한 분,

    그 다음엔 정류장 마다 시내에서 일하는 듯한 동네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

    고작 5분도 채 안 돼 버스가 붐비기 시작했다.

    그 틈에서 나도 왠지 '동네사람'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해 뜨기 전, 밴프 시내는 아직 새벽.

    물론 상점이 문을 열고 있을거란 기대는 안했지만,

     사진을 찍기에도, 산책을 하기에도, 아직은 너무 어두운 세상이었다.

     

     

     

     

     

     

    그래서 24시간 오픈하는 맥도날드에서

    해 뜨길 기다리며 가벼운 아침식사를 마쳤다.

     

    밴프의 맥도날드엔 아침메뉴로 아메리카노와 머핀 세트가 있었는데,

    역시 세계 어딜가나 이 골든 아치는 모든 여행자에게 익숙한 존재인 듯 싶다.

     

     

     

     

     

     

    음악을 들으며 머핀을 먹는 동안 해가 서서히 밝아 오고

    밴프는 푸른 빛으로 물들어 갔다.

     

     

     

     

     

     

    상점들의 불빛이 하나 둘, 크리스마스트리 전구처럼 빛나고.

     

     

     

     

     

     

    여행자들도 하나 둘, 거리로 나와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메인 스트릿은 물론이고 후미진 뒷 골목의 풍경마저 아름답던 밴프.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좁은 골목길을 걷고 또 걸으며 

    그 아름다운 풍경을 내 가슴에 담아본다.

     

     

     

     

     

     

    골목마다 길 고양이 대신

    까마귀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까마귀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을 잘 찾아 보면

    까마귀 동상이 있는 까마귀 공원도 만날 수 있다.

     

    까마귀가 이 지역을 대표하는 동물 중 하나인 모양.

    하얀 세상에 대비되어 더 검게 보이는 그들의 날개짓이 어쩐지 아름다워 보였다.

     

     

     

     

     

     

    어둠이 걷히고, 하얀 눈이 햇빛에 반짝이고,

    상점 주인들은 쌓인 눈을 비로 쓸어내며 손님 맞을 준비로 바빠지는 시간. 

     

    나는 다시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

    밴프를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니

    짧은 하룻 밤이 그저 몹시 아쉬울 뿐이다.

     

     

     

     

     

     

    다음 목적지로 나를 데려다 줄 귀여운 투어버스!

    잊지 못할 밴프에서의 하룻 밤은 그렇게 꿈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그래도 오늘은 고대하고 또 고대하던

    레이크 루이스를 보게 되는 날!

     

    지나간 여행의 기억은 언제나 아쉽고 그립지만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다시 벅차기도 하는 것이

    여행하는 이가 갖게 되는 두 개의 간사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유키 구라모토의 아름다운 선율

    'Lake Louise' 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던

    레이크 루이스의 감동스런 순간은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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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지

    세계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싶은 불완전 노마드 blog.naver.com/undercl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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