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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와 종교가 만나는 곳! 예루살렘 통곡의 벽

    프란 프란 2019.07.31

    <이스라엘 여행>이라고 하면 예루살렘 성지순례가 필수처럼 여겨진다. 어찌 보면 참 뻔한 일정일 테지만, 막상 이스라엘 여행에서 예루살렘을 빼놓는다면 가장 중요한 심장 같은 부분을 놓치고 온 기분이 들 것 같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예루살렘은 정신적인 지주와도 같은 곳이자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의 근원지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종교와 이어져있고, 종교를 빼놓고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기에 모든 이스라엘 여행자들은 예루살렘으로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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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브산에서 내려다본 예루살렘 전경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이면서 서양 역사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신성시되는 곳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곳이다. 예루살렘은 신도들에게는 살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꿈의 장소이다.

    그와 동시에 역사와 종교로 얽힌 다툼 속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평화와 사랑을 근간으로 하는 종교인들이 신성시하는 "성지" 임에도 불구하고 전쟁, 평화 그리고 공존이라는 단어가 동시에 언급되는 곳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 글은 유대인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지인 "통곡의 벽"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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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곡의 벽은 솔로몬 왕이 세운 예루살렘의 성전이 있던 곳이다. 바빌론에 의해 성전이 파괴되고 유대인들이 바빌론으로 끌려가면서 유대인들의 수난사가 시작되는데, 이후 스룹 바벨이 성전을 재건하고 헤롯왕이 증축했으나, 다시 예루살렘을 점령한 로마의 의해 모두 파괴되고 서쪽 벽만 남아있게 된다.

    성전이 파괴된 것을 슬퍼하며 유대인들이 벽을 잡고 울며 기도했다는 것에서 유래되어 "통곡의 벽"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로 영어 표현을 보면 Western Wall, 즉 서쪽 벽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유대인들은 이곳에서 밤 낮 가리지 않고 간절함을 담아 소리 내어 울면서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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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곡의 벽 너머로는 이슬람 최대 성지이자 무하메드가 승천한 곳으로 알려진<알 아크사 모스크>가 위치해 있다.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종교, 나라 간의 다툼과 팽팽한 긴장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슬람교의 중요한 성지가 이렇게 바로 버티고 있으니 유대인들은 다시 성전을 재건하고 싶어도 못한 채 이 벽 앞에서 신께 기도를 한다.

    통곡의 벽은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의 아랍인들 사이의 오랜 분쟁거리로 남아있다. 유대인들에게 이 벽은 약속의 땅인 이스라엘의 상징이고 다시 재건해야 할 소명 같은 곳이지만, 팔레스타인인 아랍인들에게는 바위 사원과 알 아크사 모스크가 있는 이슬람교의 성지이기에 두 나라 간, 두 종교 간의 대립은 첨예하게 맞닿아있다.

    때문에 통곡의 벽은 검문을 통과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자칫하면 종교 싸움으로 번져 국가 간의 전쟁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슬림을 자극할만한 소지품, 십자가나 히브리어가 새겨진 물품을 소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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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검사를 마치고 들어오자마자 "발 미츠바"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이 보였다. 발 미츠바(Bar Mitzvah)는 "계명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유대인이 만 13살이 되었을 때 행하는 성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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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과 함께 일생에서 가장 성스럽고 중요한 행사로 여겨진다. 이 의식을 통해 성년이 됐음을 선언하고, 이때부터는 구약성서에 수록된 613개의 계명을 지키면서 살아가야 하는 책임이 주어진다고 한다. 이 성년식은 친척, 친지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통곡의 벽 앞에서 행함으로써 한층 더 의미를 갖는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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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곡의 벽은 남자와 여자가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이 구분되어 있다. 벽을 바라보고 왼쪽은 남자, 오른쪽은 여자 구역이다. 남자들은 들어갈 때 유대교 남자들이 쓰는 작은 모자인 키파를 쓰고 정수리를 가려야 입장이 가능한데, 남자 구역 입구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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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간 통곡의 벽은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던 유대인들에게 귀향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나라 없는 수난의 역사를 살아야 했던 유대인들은 이곳에 찾아와 간절함을 담아 하나님께 눈물로 호소하곤 했다.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에게는 최후의 격전지인 마사다 유적지와 함께 이곳 통곡의 벽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후대에는 절대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뜻을 모으고 다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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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곡의 벽 앞에서 유대인들은 히브리어로 된 성경을 소리 내어 읽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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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기도가 나라를 위한 것이든, 개인의 고단함을 토로하는 것이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가 간절함으로 벽에 매달리고 소리 내어 울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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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에 이마를 대고, 한 손엔 성경을 들고, 나지막이 또는 격정적으로 기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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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간절한 몸짓과 기도 소리가 이방인인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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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곡의 벽 틈에는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염원을 적어놓은 기도문들이 빽빽하게 꽂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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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을 쳐 놓으면 그게 그렇게 궁금한 게 사람의 본능인 건지. 여자 구역에서는 발판을 밟고 올라가 남자 구역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들과 함께 동참해 올라가 남자 구역을 내려다보니 "발 미츠바"라는 성년이 된 소년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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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곡의 벽 남자 구역의 모습. 간절함은 여자구 역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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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유대인 복장을 갖춰 입고 기도하는 남성. 검은 양복, 중절모 그리고 귀밑머리를 길게 기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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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땅의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고 현재도 그 누구의 땅도 아닌 예루살렘. 간절함을 담아 통곡하며 기도하는 "통곡의 벽"이 "화해의 벽", "평화의 벽"이 되기를.. 이 땅의 평화를 바라는 한 사람으로 기도해본다.

    통곡의 벽
    +972 2-627-1333
    https://www.thekotel.org/

    프란

    아이와함께 여행하며 사진찍고 추억을 공유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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