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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번쯤 달려보고픈 코스, 베니스 국제마라톤

    상아 상아 2011.06.22

    카테고리

    유럽, 서유럽, 액티비티

     

     

    만약 당신이 인생에 한 번 쯤 마라톤에 도전한다면.

    국내의 웬만한 대회를 섭렵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몸을 만드는 중이라면.

     

    아니 천만에 말씀. 달리는 건 딱 질색이고

    학창시절 오래달리기가 제일 끔찍한 추억인 학생이 바로 당신이라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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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대단한 이벤트다!

     

    베니스 국제 마라톤

     www.venicemarathon.it

     

     

     

     

    공식홈페이지 첫 화면

     

     

     

     작년 10월 초부터 시작되는 한 달 여행을 준비하며 방을 구할 때

    몇몇 집은 '마라톤 결승점과 가까움'을 내세우고 있었다.

     

    나의 일정은 모든 빅 이벤트가 마무리된 늦가을, 보통날의 베니스를 향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뭔가 이벤트가 남아있단 말이지... 베니스가 마라톤으로도 유명한가?'

     

    검색해보니 2010년 25회를 맞는 이 행사는

    일찌감치 6천명의 참가신청을 마감한 후였다.

     

     

     

    2010년 우승자, 케냐의 Simon Kamana Mukun

     

     

     


     

    매년 10월의 네 번째 일요일에 열리는 베니스 국제마라톤은

    9시 반에 파도바 동쪽의 작은 마을 스트라 Stra에서 출발해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Santa Maria della Salute 앞을 달릴 때 40km를 넘어서게 되고

    산 마르코 광장과 아르세날레 정류장을 지나 완주하는 코스다.

     

    PDF 파일로 코스지도 다운로드 받기

    http://www.venicemarathon.it/downloads/course.pdf

     

    힘들어서 멋진 경치를 즐길 여유가 있을지, 놀라운 경관 때문에 힘을 얻어 달릴 수 있는 건지

    달리기와 거리가 먼 나로서는 상상이 안 가지만

    '여기서 달려봤다'고 말할 때 제대로 폼나는 경기라는 건 분명했다.

     

     

     

     
     

     

    경기 전날, 준비중인 코스 안내배너들. 오른쪽에는 시상대가 보인다.

     

     

     

     

     

    대회 하루 전 날.  결승점 근처인 아르세날레 근처는 분주했다.

    스폰서들의 로고를 두른 일종의 파티션을 설치해서 달리는 길을 만드느라 한창이었다.

     

    관광객들 사이를 헤치고 달릴 수는 없기 때문에  아예 따로 길을 냈다.

    한쪽에선 선수들에게 줄 영양간식 바나나와 물을 준비중.

    잔뜩 쌓아둔 모양만 보면 대목을 맞은 도매시장이 따로 없었다. 

     

    결전의 날. 2010년 10월 24일 일요일.

    결승점에서 우승자를 맞이하기 위해 도착예정시간보다 앞서 나가보았다.

     

     

     

     

     

     

    스폰서사인 야쿠르트에서 시음행사 중.

    유럽인들은 이 음료를 좋아하지 않는 건지 부스 앞이 무척 한산했다.

     

    기념티셔츠도 판매 중! 도시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

    물고기 모양을 한 베니스 지도가 프린트되어 있었다.

     

     

     

     

     

    누워 타는 자전거에 오른 장애인 참가자 1,2위가 빛의 속도로 쌩~, 결승선을 넘었다.

    손으로 페달을 돌려서 타는데도 가속이 붙어 굉장했다.

     

    제법 모인 인파 속에 자리를 잡고 보니 다른 자전거들도 속속 도착했다.

    대단한 도전이 끝을 맺는 장면에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2시간 9분 대로 일반 참가자 1위도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을 중계하는 아나운서의 흥분도 정점에 달했다.

    이탈리아어와 영어를 오가며 지칠 줄 모르고 포효하던 그의 에너지야말로 금메달 감.

     

     

     

     

     

     

     

    응원 나온 가족들의 모습도 구경할 만 했다.

    아빠를 기다리다 지쳐 바닥에 누운 꼬마가 있는가 하면

    플랭카드를 꼭 쥐고 길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진지한 소년도 있었다.

     

    부부젤라 비슷한 나팔을 불거나 종을 울리거나

    사랑하는 이에게 힘을 보태려는 건 모두 한 마음 같았다.

     

     

     

    ********************

     

    1시 반 쯤, 4시간째 달려온 주자들이 마지막 힘을 다할 때

    잔뜩 흐렸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많은 비를 예고했던 일기예보가 야속하게도 적중한 것이다.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가던 나는 재빨리 두칼레 궁전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응원과 함성소리는 한동안 궁에서도 또렷하게 들렸다.

     

    "브라보! 브라보!"

     

     

     

     

     

    이날 오후 산 마르코 광장에서는

    완주의 여운을 즐기는 마라토너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상아

    다국적 영화를 홍보하면서 스크린을 통해 사막의 유목민부터 얼음땅 이누잇의 삶까지 들여다 보았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프로모션 파트너로 만났던 캐나다 알버타 관광청으로 자리를 옮겨 일했고, 지난해 여행 권하는 사람에서 여행자로 변신했다. 한 달 간 베니스에 머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베니스 한 달 살기' 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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