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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츠 콘서트 - 미술, 뮤지컬과 오페라를 만나다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1.06.23

    카테고리

    한국, 서울, 예술/문화

     

     

     

    미술이 뮤지컬과 오페라와 만났을 때

      

     


     

     

    괴테는 '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일깨우고, 우리의 영혼을 성장시킨다' 했습니다. 마치 어미 새가 어린 새를 돌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 만난 아르츠 콘서트가 그러하였습니다. 때때로 딱딱한 일상 속에 갇힌 영혼을 풀어 주는 예술. 말랑하고 재밌는, 그러면서도 감동을 전해주는 예술 말입니다.

     

    지난 번 ‘더 스톰프’의 아르츠 콘서트는 2011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석매진을 자랑하는 <발렌타인데이 아르츠 콘서트>였습니다.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가 흥미진진했지요. 이번 아르츠 콘서트는 미술로 풀어보는 오페라의 감동 이야기로, <미술, 뮤지컬&오페라를 만나다>란 제목으로 펼쳐졌습니다.

     

     



     

     

    만남의 매력이라면, 단순한 수학적 1+1=2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태어난다는 것! 예술Arts (아르츠)와 콘서트 Concert (콘서트)가 만나 아르츠 콘서트가 태어났습니다. 아르츠 콘서트는 ‘더 스톰프’가 3년간 준비한 국내 최초 시즌제 프로젝트로서 음악과 미술을 접목시킨 지식과 감동이 공존하는 명품 콘서트랍니다.


     

    특히 오늘 펼쳐진 <아르츠 콘서트 - 미술,뮤지컬&오페라를 만나다>는 오페라 아리아나 예술가곡, 뮤지컬 음악 등의 노래 중심의 콘서트로, 오페라 애호가들의 마음에 쏙 들 콘서트에다 명화 이야기까지 더해진 콘서트였답니다. 겟어바웃 덕분에 이런 놓치기 너무나 아까운 공연을 만나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예술과 관객, 멋진 연결자의 만남

     


     

    어떤 만남이 될 지는 서로를 소개해 주는 중개인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지요.

    첫 만남이 좋아야 이후에도 좋은 인연이 쭉~ 이어지지 않겠어요?

    그림과 음악을 설명해 주신 분도, 생생하게 음악을 들려주신 분들도 멋진 분들이셨답니다.

     

     


     

    윤운중 : 해설을 하는 윤운중씨는 10년 경력의 도슨트로 한국인 최초 유럽 5대 미술관을 아우르는 생생한 해설 능력을 자랑합니다. 그를 거쳐간 관객들은 무려 10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그림과 관객을 잇는 노련하고 실력있는 중개인 아닐까요?

     

    김소현 : 뮤지컬배우로 유명한 김소현씨는 지난 발렌타인데이 아르츠콘서트에서도 만났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 등 유수의 뮤지컬에서 주연으로 활동하며 찬사를 받고 있답니다.

     

    김수연 : 소프라노 김수연 씨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성악을 동 대학원에서 가곡과 오라토리움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재원이랍니다.

     

    하만택 : 테너 하만택 씨는 이태리 푸치니 국립음악원 수석 졸업하고 독일을 중심으로 전 유럽과 아시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은 실력을 이번 아르츠에서 유감없이 보여 주었습니다.


     

    어떠세요? 예술과 관객을 이어줄 해설자와 성악가들, 못만났으면 서운할 만한 분들이죠? ^^ 

      

     


     

     

    미술 & 오페라의 만남


     

     

    만남 1.

     

     

    음악 1 : F. F. Chopin - Etude op.10 no.3 " 이별의 곡" - 김소현

                   Schumann - Traumerei(꿈),Kinderszene,Op·15,No·07 - 김소현

     

    미술 : <슈만에게 경의를 - 판 탱 라투르>, <들라크루아에게 경의를 - 판 탱 라투르>

                 <쇼팽의 죽음 - 펠릭스 조셉>, <클라라 슈만 - 렌 바흐> 등

     

     



     

     

    이별의 곡은 쇼팽이 폴란드를 떠나는 아픔을 그렸으며 본인이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 여긴 곡이랍니다. 파리 사교계에서 조르주 상드와 세기의 사랑을 나누고 예술적 능력을 인정받아 많은 사랑을 받은 그. 하지만 조국에 대한 간절한 마음은 변하지 않아 유해는 프랑스에 있지만 그의 심장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습니다.

     

    9살의 나이차를 넘어 클라라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도 그녀와의 사랑을 완성한 열정의 작곡가가 바로 슈만입니다. Traumerei(꿈)은 슈만의 클라라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게 녹아있는 곡이랍니다. 슈만이 사랑한 클라라의 귀여움과 다정함을 담아 작곡한 곡이니까요.

     




     

     Henri Fantin Latour, Un atelier aux Batignolles

     

     

    이런 작곡가들을 담은 그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꽃의 화가, 명사 그림을 즐겨 그린 판 탱 라투르가 작곡가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 그린 그림들이 있어서 사진을 보듯 화가들의 얼굴을 알 수 있었습니다.

     

     

     

     

    Henri Fantin Latour, Homage to Delacroix

     

     

    ‘들라크루아에게 경의를’에는 음악가 뿐만 아니라 휘슬러, 마네, 보들레르 등이 등장 하며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그려져, 당시 살롱을 살짝 만날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참, 그림 속 흰 셔츠 입은 사람이 꽃 그림 잘그리는 라투르 본인이랍니다. 곱슬머리의 휘슬러, 빨강머리의 마네 모두 화가의 특징을 잘 살렸죠.


     

     

     

     

    만남 2. 천재들의 고향 피렌체, 단테를 만난 꽃의 도시

     

     

    음악 : G. Puccini 오페라<잔니 스키키> 중 "O mio babbino caro" - 김소현

    미술 : <베아트리체를 만난 단테 - 헨리 홀리데이>, <지옥문, 생각하는 사람 - 로댕>

                <신곡을 들고 있는 단테 - 도메니고 미 미첼리노>

      

     

    피렌체는 이탈리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도시로, 예술이 꽃핀 도시입니다.

    피렌체에는 단테의 이야기와 함께 피렌체를 배경으로 하는 오페라가 있습니다.

     




     

    Dante (detail), Domenico di Michelino, Florence

     

     

    10살의 나이로 9살의 베아트리체에게 마음을 빼앗긴 단테. 9년이 지난 5월 6일, 우연히 베아트리체를 만나지만 별 일 없이 지나치지요. 그 장면이 그려진 작품이 <베아트리체를 만난 단테>입니다. 정작 베아트리체는 새초롬 지나가버리고 그녀의 친구만 놀리듯 망연자실한 단테를 봅니다. 얼마 뒤 베아트리체가 어린 나이로 죽고, 단테는 실의에 빠져 독서에 빠진 뒤 그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신곡을 씁니다. <신곡을 들고 있는 단테>를 보면 그가 싫어한 사람들은 지옥에, 사랑하는 베아트리체는 천국에 있는 걸 볼 수 있죠.

     

     

     

     

    The Gates of Hell,  Auguste Rodin


     

     

    단테의 신곡은 예술가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지옥문과 함께 생각하는 사람을 만든 로댕도 신곡을 바탕으로 불멸의 작품을 남긴 셈이죠. 푸치니 오페라 <Gianni Schicchi>는 단테의 〈신곡 La divina commedia〉을 바탕으로 한 푸치니의 3부작 오페라 중 마지막 작품으로, 두오모가 있는 고풍스런 피렌체에서 벌어진 희곡입니다.

     

    부자 부오조가 죽자 그의 유산을 둘러싸고 가짜 유언장을 만들며 소동이 벌어집니다. 정작 그의 유산을 노린 가족들은 오히려 부호의 아들을 사랑하는 라우레타의 아버지 잔니 스키키 손으로 넘어가지요. 딸이 사랑하는 아버지께 연인과 결혼을 허락하지 않으면 피렌체의 강에 투신자살하겠다고 하는 노래가 바로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O mio babbino caro>랍니다. 가장 유명한 아리아로 사랑고백 같지만 이번 콘서트로 알게 된 내용은 아빠에 대한 귀여운 협박이었습니다. ^^




     

     

     

     

    만남 3. 파리 오페라 극장

     

     

    음악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Think of Me"

    미술 : <꿈의 꽃다발- 샤갈>, <장갑 낀 여가수 - 드가>, <The star - 드가>

     

     


     

     Paris Opera full frontal architecture, May 2009, copyright@ Peter Rivera

     

     

    샤를 가르니에가 1876년 설계한 파리 오페라 극장은

    오페라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명소 중의 하나입니다.

     

    신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극장으로

    샤갈의 <꿈의 꽃다발>이란 천정화가 그려져 더욱 유명해졌지요.

     

     

     

     

     

    이 천장화에는 총 10개의 오페라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중심부에는 카르멘, 라트라비아타 등 샤갈이 무척 좋아한 4개의 오페라가 그려져 있습니다. 오페라 극장이라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빠질 수 없죠.

     

    아름다운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극장에 숨어사는 괴수. 프랑스 소설가 가스통 루르가 지은 소설인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쓴 곡으로 해럴드 프린스가 연출하여 초연됩니다. 이후 전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이죠. 웨버의 아내 사라 브라이트만이 주인공 크리스틴 역을 맡아 세계적 가수로 발돋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오페라 유령에서 가장 유명한 곡, Think of Me. 여름밤의 더위를 모두 녹일만큼 감미로웠답니다. 

     

     

     

     

    Edgar Degas, Die Tanzklasse & Massachusetts

     

     

    극장에서는 여러 가지 공연이 펼쳐집니다. 극장 무대에서는 무희들이 우아한 몸짓을 뽐내지만 무대 뒤편은 어떨까요? 드가의 그림을 보면 힌트가 있습니다. 드가는 당시 극장에서 활동한 무희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많이 담아냈지요.

     

    드가는 상류 부르주아로, 파스텔화의 대가였습니다. 그런 그가 담은 극장 뒷모습은 당시의 추악한 면모까지 그려냈습니다. 가난한 집의 딸들이 주로 맡은 무희는 상류층 인사들에게 매춘을 하기도 했지요. <The star>를 보면 백조같은 무희 뒤에 어둠 속으로 얼굴이 가려진 남자가 보입니다. 아이들이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엄마들도 자신의 딸들에게 매춘을 시켜 돈을 벌고자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예술 작품을 만난다는 건 그 자체로서도 가치가 있지만 예술작품이 태어난 사회까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드가의 그림도 단순히 보면 아름다운 하나의 장면일지도 모르지만 찬찬히 해석해 보면 시대의 어두운 문제들까지도 현재에 알려 주는 좋은 매개가 아닌가 합니다.

     


     


     

     

     

    만남 4. 화가들이 사랑했던 여인 - 나비부인

     

     

    음악 : G. Puccini <나비부인> 중 "Addio, fiorito asil"

    미술 : <일본여인- 모네>, <금색 병풍과 자주색의 변주 - 휘슬러>

             <수련과 일본식 다리 - 모네> <가나가와 앞 바다의 큰 파도 - 호쿠사이>

     <게이샤 - 고흐>, <탕기영감의 초상 - 고흐>, <꽃이 핀 아몬드 나무 - 고흐>

     

     

     

     

    가나가와 앞 바다의 큰 파도 - 호쿠사이

     

     

    근대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엄청난 충돌을 일으킨 시기였습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자포니즘이 예술 전역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자포니즘을 이해하려면 우끼요를 알아야 합니다. 처음 우끼요(憂き世)는 전쟁이 빈번했던 살육의 시기에 근심어린 세상이란 뜻으로 쓰이며 극락의 반대인 괴로운 현세를 의미했습니다. 이후 17세기 경 우끼요(浮世繪)는 덧없는 삶을 나타내는 말로 변하고 당시 현세의 풍속화를 담은 ‘우끼요에’가 되었습니다. 뜻이 변하면서 회화도 전란의 사무라이의 그림에서 마을 일상이나 유곽의 게이샤의 그림으로 그 성향이 바뀌어나갔지요.

     





    Van Gogh, la courtisane & Claude Monet, Madame Monet en costume


     

    이런 자포니즘의 영향을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흐 역시 자포니즘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자포니즘의 잡지 표지의 게이샤를 그린 게이샤와 함께 일본 목판화 수집가인 탕기 영감의 초상에서도 다양한 일본풍의 그림을 배경에 그리고 있습니다. 게이샤 그림의 개구리와 학은 매춘을 의미하지요.  19세기 중후반 일본 취미를 예술로 승화시킨 결과로, 모네는 부인에게 기모노를 입혀 그린 일본여인을 그렸으며 집에 일본식 정원을 만들어 수련 연작을 그리기도 했지요.

     



     

    Van Gogh, Portrait of Pere Tanguy

     

     

    드뷔시는 호쿠사이의 그림을 보고 교향시를 작곡할 정도였으니, 당시의 일본풍의 유행이 얼마나 예술계를 강타했는지 아시겠죠?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Madame Butterfly>도 이 맥락입니다. 미국 해군장교 핀커튼에게 버림받은 일본인 나비부인 초초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비극으로,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이 유명합니다. 오늘은 평소 듣지 못했던 나비부인의 "Addio, fiorito asil"를 아르츠 콘서트에서 만나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르츠 콘서트 한편으로 당시의 문화 예술계의 사조까지 만날 수 있으니 참 알찼겠죠? ^^




     

     

     

     

    만남 5. 영원히 살아있는 연인

     

     

    음악 : 샤를구노 Charles Gounod <로미오와 줄리엣> 중 “아 꿈결에 살고 파라” - 김수연

                 “사랑사랑 그래 그 열정이 내 존재를 휘저어 놓는 구나” - 하만택

     미술 : <로미오 앤 줄리엣 - 프랭크 딕시>, <키스 - 프란체스코 헤이츠> 

     

     

     

     

    저는 스위스에서 이탈리아 가는 기차를 잘못타서 정말 쫓겨나서 황당하게 내린 도시, 첫 유럽 노숙을 했던 도시가 알고보니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였습니다. 아레나가 멋들어지게 서 있는데도 워낙 황망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지나고나니 천운처럼 만난 도시였지요.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되는 도시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이 희곡은 샤를 구노의 손에 의해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곡으로 탄생되었지요. 구노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오페라로 만들기도 합니다.

     

    1막, 단 5일간의 사랑 이야기지만 시대를 넘어 사랑 이야기 중 최고의 이야기로 꼽히는 로미오와 줄리엣. 화려한 무도회 장면의 아리아가 “꿈결에 살고 파라”입니다. 맞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심장이 덜컥 멎어버릴 듯!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야 정말 자연히 꿈결에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 2막 로미오의 노래 "L'amour, l'amour! Oui, son ardeur A troublé tout mon être! 사랑, 사랑! 그래, 그것의 열정이 내 온 존재를 휘저어 놓는구나!" 이 곡은 하만택의 목소리로 아주 진하고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모두 변화시키고 흔들어 놓는 사랑. 그녀가 말하는 게 너무도 아름다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만큼 사랑하는 로미오의 마음이 노래 하나로도 온전히 전해졌습니다.





     

     

     

    만남 6. 시대를 넘어서 : 길을 잃은 여인, 올랭피아


     

    음악 : G. Verdi <라 트라비아타> 중 “파리로, 오 내 사랑” - 하만택, 김수현

                 “이상해라! 아 그 사람이었나” - 김수현

     미술 : <올랭피아-마네>, <풀밭위의 점심 - 마네>, <라트라비아타 - 알폰스 무샤> 등

     


     

     

    Manet, Edouard - Le Déjeuner sur l'Herbe (The Picnic)


     

     

    마네의 문제작 <풀밭위의 점심>은 낙선전에서 맹비난을 받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작품입니다. 성서나 신화의 이름으로 여자의 누드를 표현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나타냈으며 공간감이나 명암 없이, 평면감을 살려 보이는 대로 솔직하게 그렸으며, 가장 문제되었던 건 매춘을 하는 여자가 관객을 똑바로 본다는 것입니다. 즉, 당시 사회의 부조리하고 위선적인 면모를 그대로 꼬집어 내는 그림이었기에 문제가 되었어요.

     

     

     

     


    Manet, Edouard, Olympia & Venere di Urbino, Tiziano


     

     

    <올랭피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네의 도발적인 디바, 올랭피아. 당시 코르티잔이라는 이름으로 상류층 남자의 정부가 되어 후원관계를 맺고 매춘을 하며 신분 상승을 꿈꾸었던 여자들. 흑인 하녀는 상류사회의 부조리를 대변하며 오른쪽 검은 고양이는 성적 타락을 대변합니다. 실내화를 신은 여자는, 옷을 입고 있다가 벗었다는 걸 암시하고 있으며 평면성을 강조한 커튼을 통해 원근법을 살리는 전통적인 그림들의 맥락을 탈피하고 있습니다. 역시 맹비난을 샀던 그림이지만 시대를 비꼬면서도 시대를 앞서간 그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네는 이런 작품을 통해 그림은 문학의 시녀가 아니며 입체감을 보려면 조각을 봐야지 회화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라고 했던 셈입니다.

     

    <올랭피아>의 도발적인 주제의식은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와 비교할 때 두드러집니다. 비너스로 이상화된 여인은 자신을 얼마든지 마음 놓고 도덕적인 거리낌 없이 보아도 좋다는 태도입니다. 적당히 부끄러움을 표명하면서도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어 관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거든요. 당당하고 똑바로 관객을 응시하는, 거리낌 없는 매춘부인 올랭피아와는 정반대의 이미지입니다.

     


     

     

     

     Alphonse Mucha, La Dame Aux camelias & 참고 그림 추가 ^^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알폰스 무샤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사라 베르나르가 주인공으로 나온 라트라비아타의 포스터. 알고 있는 반가운 그림이나 음악을 만나면서 다시 한번 감상하는 것도 이런 콘서트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별처럼 무대에서 빛나는 그녀를 그린 그림은 화려하고 우아하기 그지없지만, 한쪽으로 넝쿨식물이 그녀의 일부를 옥죄고 있어 화려함 이면의 고통을 나타내는 그림. <라트라비아타>가 길 사이에 있는, 즉 방황을 의미하기에 고급 창부로 살아가던 여자들의 삶을 나타내는 듯 했답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뒤마 소설을 읽고 베르디가 18세기 배경으로 만든 오페라입니다. 힘찬 축배의 노래가 유명하지만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함께 떠나 영원히 함께 하자는 “파리로, 오 내 사랑”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듀엣곡이었습니다. 김수현의 아리아 “아 이상해라! 그이였던가”는 고난이도의 기량을 뽐내기 충분한 곡이었지요.

     



     

     

     

    여운 진한 만남

     

     


      


     

    괴테는 참된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는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만난 오페라와 그림들이 바로 그런 참된 것들 아닐까요. 그는 예술만큼 세상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도 또한 예술만큼 확실하게 세상과 이어주는 것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일상을 벗어나게 해주지만 일상을 다시 깊이 보게 하는 것도 또한 오늘 만난 아름다운 이야기 담긴 음악과 그림인 듯합니다. 여름밤의 아르츠 콘서트, 기분 좋은 아름다운 만남이었습니다.


      

     


    공연 정보

     

    - 공 연 명 : 아르츠 콘서트 - 미술, 뮤지컬 & 오페라를 만나다

    - 공연기간 : 2011년 6월 21일, 오후 8시

    - 공연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 티켓가격 :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 출 연 진 : 윤운중, 김소현, 오페라가수, 아르츠 앙상블

    - 소요시간 : 120분 (인터미션 포함)

    - 주최/제작 : 더 스톰프 (THE STOMP)

    - 문의 : 02-2658-3546

    - 관련정보/사진/그림출처 :

    www.artsconcert.co.kr  

    www.playdb.co.kr

    www.stompmusic.com

    위키피디아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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