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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청동을 거닐었습니다.

    직선 직선 2010.05.07

    카테고리

    한국, 서울



    좁은 골목길...
    개미 한마리도 보이지 않던 그 골목이 아이들의 수업이 끝날무렵이면...조금씩 북적대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여자애들의 고무줄을 끊고 도망가는 개구쟁이 주영이.
    제기를 양발로 기가막히기 차는 윤식이.
    츄리닝을 입고 늘 줄넘기를 했던 양갈머리 아란이.
    불량식품이라고 불리던 군것질거리를 가지고 와 나눠도준 지영이 수영이 자매.
    늘 활기차고, 다른 골목의 패거리들로부터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준 우리의 대장 준식이.
    그리고...늘 나를 숨막히게 만들었던 하얀 피부와 까만 눈동자를 가졌던 옆집 민희까지...


    해가 뉘역뉘역 질때까지 그래서 한명씩 엄마한테 호출당하기전까지 늘 함께했던 나의 어린시절 동지들.
    지금은 OO마트라고 바뀌었지만... 내 기억속에는 골목길 어귀 좋은슈퍼 라고 쓰여져있던 동네.
    내 어린 시절 억이 서려있는......우/리/동/네/


    화창한 5월의 날씨에 찾았던 삼청동... 그 길 어귀에서 본 글이 옛추억을 잠시 되살아나게 만들었습니다.








    삼청동의 매력은,
    천천히 어슬렁어슬렁 골목길 여기저기를 거닐며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평소보다 반박자 느려진 마음을 가지고 산책을 하고 있으면

    바쁜 서울생활에서 조금은 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여자였다면 사고 싶은것, 먹고 싶은것이 참 많았을 터인데...
    남자인것이, 스트레스와 잦은 음주에 볼품 없어져버린 아랫배를 갖게된것이 참 억울합니다.


    다음번에 다시 태어난다면...저 만원짜리 빈티지 스카프 를 꼭 목에 메어보고 싶습니다. 훗.









    운이 좋으면,
    처마끝이 아름다운 한옥 갤러리의 그림들을 마주칠수도 있습니다.
    나름...무슨 의미일까, 작가의 생각을 파악하려고도 해보지만...

    결국 그림보다는 익숙한 사진기의 셧터에 손이 갑니다.
    저 앞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는 한 쌍의 커플들을 보면서 나름 위안을 삼습니다.


    김준..작가님의 [Fragile]
    사람의 인체를 깨지기 쉬운 도자기에 표현을 한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이지만, 꺠어지기도 쉬운것이 사람입니다.
    항상 조심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내가 그대의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는 그대는 한낱 이름없는 쌀가게였습니다."


    삼청동길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조용했던 주택가는 새로운 날개를 입었습니다.
    동네 곳곳에 이쁜 카페들과 아기자기한 옷가게... 갤러리들이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걷고싶은 그 길로 인해서 사람들의 북적임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동네 사람들에게는 또다른 기회도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조용히 사라져갈 작은 쌀가게가... 떡볶이집으로 변신.  사람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었습니다.


    어떤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삼청동의 동네로 남을지는 모르겠습니다.
    10년뒤에 다시 찾아온다면...









    삼청동길을 가면서 꼭 보고 느끼셔야 할것들이
    재미있는 의미를 갖고 적혀져 있는 독특한 간판들의 이름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 화려하지도, 크지도 않은 공간들이 이름 하나로 새로운 옷을 입고 명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의 주인들은 그 명성에 맞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주려고 노력하겠지요.


    그 골목 어딘가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차한잔을 하고 있으면,
    나도 이런거 하나 해보고싶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연인들과 함께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곳.
    다양한 것들이 공존하고 있는 그러면서도 동네같이 편안한 분위기...
    어느새 삼청동 길은...사람들에게 그렇게 문화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7년전...가을날,

     

    정독도서관에  공부를 하기위해 가방을 메고 CDP를 들으며 지금의 저 좁은 길을 걸으며 올라왔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계절도...... 그 길도... 제 자신도.
    또 어떤길이 펼쳐질것이고 어떻게 변할지...


    화창한 5월의 봄날 햇살아래,
    즐겁게 나들이했던 삼청동의 길은 저에게 이리도 많은 생각을 안겨줍니다.







    .
    .
    .
    사랑하는 사람과,
    때론 혼자서 북적이지 않는 길을 걷고 싶을때...면 삼청동에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멀지 않은곳으로 떠나는 작은 여행.
    일상... 그 밖으로의 작은 일탈이 새로운 자극이 되어 또 다른 길을 열어줄테니까요.




    직선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것을 기억할순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여행을 통하여 느꼈던 생각들을 공유하고 싶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글쟁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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