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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유럽 햄버거 열전

    테라노바 테라노바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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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유럽, 음식, 유럽

    외에서 먹는 햄버거는 종종 어쩔 수 없이 때우는 한 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특히나 패스트푸드 체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비슷해 보이는 햄버거도 저마다 조금씩 '개성'을 갖고 있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과는 다르겠지만, 특정 여행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햄버거 브랜드를 경험하며 그 차이를 발견해보는 것도 여행의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 국경과 멀지 않은 핀란드 북부 지역을 여행할 때 마침내 북유럽 햄버거 몇 군데를 시도해볼 기회가 왔다!


      1   헤스버거(HES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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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스버거는 핀란드의 대표적인 햄버거 체인 브랜드다. 1960년대 길거리 음식부터 시작해 1980년 투르크에 처음 문을 연 헤스버거는 빠르게 성장하여 1990년대까지 꾸준히 성장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경쟁사를 인수하고 몸집을 확대하여 마침내 맥도널드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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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역을 비롯한 헬싱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어 핀란드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현재는 핀란드뿐만 아니라 발트해 연안국과 러시아, 독일 등지에까지 총 300여 개가 넘는 지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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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여행 거점으로 삼았던 케미(Kemi)에서 마침 넓찍한 매장의 헤스버거가 눈에 들어와 망설임 없이 차를 몰고 들어갔다. 주문한 헤스버거를 입에 물고 처음 든 생각은 '어라, 살짝 수제버거 느낌이 나는데?'였다. 그냥 보기엔 전형적인 롯데리아 분위기 같건만 맛은 의외였던 것. 햄버거 종류에 따라 다른가 싶어 다른 햄버거 맛도 봤지만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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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티는 촉촉하고 먹음직스러웠으며 무엇보다 번이 햄버거 전체 맛의 풍미를 높여주었다.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종류의 번으로 북유럽에서 흔한 빵 종류 같은데 색다른 식감이 있었다. 늘 여행지에서는 평소 접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는 스타일인데, 햄버거 번의 종류에도 추가적인 옵션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 외에는 일반적인 햄버거 체인과 크게 다른 느낌은 없었다.

    웹사이트 http://www.hesburger.com/

     

      2   막스버거(MAX 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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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장도 볼 겸 스웨덴 땅에 발도 한 번 디뎌볼 겸 스웨덴의 하파란다(Haparanda)라는 작은 국경도시에 가보기로 했다. 케미에서는 차로 30분 정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이다. 국경이라고는 하지만 물론 유럽답게 국경임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다른 차들이 스웨덴 번호판을 달고 있다는 점으로 눈치를 챌 수 있을 뿐이다. 아, 또 하나 통화가 유로화가 아닌 스웨덴 크로나를 쓴다는 점이 다르다. 다만, 대형 마트의 경우 어느 쪽 통화를 내든 다 받기 때문에 환전을 하지 않더라도 쇼핑에 문제는 없다.

    어쨌든 스웨덴의 대형 마트인 MAXI에서 간단히 장을 본 후 저녁 식사로 스웨덴의 브랜드의 햄버거 체인을 가보고 싶었는데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즉석에서 휴대폰 검색을 해본 결과 정보가 많진 않았지만 막스버거가 대표적인 스웨덴 햄버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구글맵으로 위치 확인을 해보니 마침 인근에 한 곳이 있었다.

    막스버거는 1968년에 스웨덴 북부 옐리바레라는 곳에서 탄생한 햄버거 체인이다. 1980년대까지 스웨덴 북부 지역에서 가장 큰 햄버거 브랜드였고 1990년대 들어서는 전국적 규모로 성장하였다. 헤스버거와 마찬가지로 막스버거 역시 스웨덴에서는 맥도널드 햄버거를 물리치고 인기를 얻은 최초의 햄버거 브랜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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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찾아간 막스버거는 밝고 산뜻한 그리고 조금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매장이었다. 이곳은 대형 매장답게 주문은 모니터를 이용해서 하게끔 되어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카드 결제에서 오류가 나서 이중 결제가 되었는데, 이것을 해결해 준 직원은 놀랍게도 한국인 직원이었다. 이 스칸디나비아 '촌구석'에서 한국인 학생 알바생을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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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받아든 햄버거는 포장도 햄버거의 비주얼도 훌륭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맛은 평이한 느낌이었다. 그냥 전형적인 패스트푸드 햄버거였으며 어찌 보면 맥도널드 햄버거 맛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맛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세트 메뉴의 프로모션으로 제법 고급스러운 어린이 동화책을 기프트로 증정 받았는데 이런 건 전형적인 맥도널드 식 프로모션 아니던가. 다만 영어도 아닌 스웨덴어 동화책이라 쓸모가 없어 좋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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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막스버거가 현지에서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주문을 받으면 조리에 들어가는 주문형 메뉴의 인기 덕분이라는 얘기가 있다. 안타깝게도 정보 없이 가는 바람에 이런 메뉴를 시도해보지는 못했다.  

    웹사이트 http://www.max.se/

     

      3   맥도널드(McDon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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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말미에 도착한 산타마을의 관문 로바니에미(Rovaniemi). 이곳에도 맥도널드는 여지없이 그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이곳 맥도널드 매장은 조금 유명한데 그건 바로 전 세계 최북단 맥도널드 매장이라는 타이틀 덕분이었다. 지금은 그 타이틀을 러시아의 모 지점에 넘겨주었다고. 그럼에도 여전히 인기가 있는 지점이었는데, 그 비결은 놀랍게도 맛이 아니었다! 바로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나눠준다는 오로라 엽서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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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사실일까 확인해보기 위해 들어가 본 맥도널드 매장. 정말로 정신없이 붐볐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중심으로 각국의 관광객들은 죄다 이곳으로 몰려드는 듯했다. 메뉴판만 한 번 훑어보고 바로 나와버렸다.

     

      4   스칸버거(SCAN 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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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바니에미에는 맥도널드에서 가까운 곳에 또 다른 핀란드의 햄버거 브랜드인 스칸버거 매장이 있다. 여행책을 통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스칸버거는 맥도널드보다 맛이 '훨씬' 낫다는 평을 받는다고. 물론 맥도널드보다 더 맛있는 햄버거라는 건 굳이 이 정보가 아니어도 예상 가능한 사실이다. 하지만 설령 맛이 없더라도 서울에서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맥도널드를 여기까지 와서 먹어서야 되겠는가?

    스칸버거는 1996년 생겨난 햄버거 체인점이다. 이 브랜드 역시 핀란드의 북부 지역인 오울루와 이곳 로바니에미에서 처음 매장을 열었으며 이후 남부 지방으로 확장되어 현재는 100여 개 매장을 갖고 있다고. 왜 핀란드의 햄버거 사업은 모두 북부 지방에서 시작되었는지 연구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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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다는 스칸버거 매장'에 들어섰는데 의외로 매장은 썰렁했다. 게다가 당혹스러운 점이 하나 더 있었는데, 메뉴판이 전부 핀란드어로만 되어 있고 영문 표기가 없었던 것. 혹시나 싶어 직원에게 물어보니 영문 메뉴가 따로 없단다. 이러니 핀란드 최고 브랜드가 아닌 세컨드 브랜드밖에 못하지 싶은 생각이 제일 먼저 머리를 스쳤다. 할 수 없이 사진을 보며 맛있어 보이는 햄버거 세트를 종류별로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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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로고도 어딘가 엉성해보이고 손님도 적었으며 전반적으로 가장 영세해보였던 스칸버거의 햄버거가 가장 맛있었던 것이다. 햄버거 맛이란 것이 시와 때에 따라 주관적일 수 있지만 스칸버거의 햄버거는 얇지 않은 패티와 번의 느낌이 가장 수제버거스러웠으며 소스와 안에 들어간 계란 후라이가 조화를 이루어 특히 만족스러웠다. 바삭한 감자튀김까지 나무랄 것이 없었다.

    웹사이트 https://www.scanburger.fi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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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도널드 VS 로컬 햄버거 브랜드, 어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국 규모의 패스트푸드 체인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방문했던 핀란드 햄버거 브랜드 헤스버거와 스칸버거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로라 엽서를 받기 위해 맥도널드만 가본 관광객들이라면 결코 알 수 없었겠지만.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역시 스칸버거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막스버거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약간 맥도널드 햄버거에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그렇다고 별로였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모든 게 그러하듯 평가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며 장기간에 걸쳐 모든 메뉴를 경험해 본 것이 아닌만큼 조심스럽다. 하지만 적어도 '첫 인상' 느낌의 평은 참고할 만할 것 같아 정리해봤다. 패스트푸드 체인의 햄버거가 차이가 나봐야 얼마나 나겠나 싶겠지만 그래도 엄연히 선호도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맛이 있든 없든 여행을 갔으면 현지 음식을 맛보는 건 여행자의 미덕이 아닐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인간의 기본 속성이 리스크를 피하고 익숙한 것을 추구하는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익숙한 것만을 찾을 거라면 애당초 여행을 떠날 이유가 없을 테니까.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어드벤처 여행가. 육/해/공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골고루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 기자, 월간항공의 에디터,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 에디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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